물적분할 논란에 IPO 재검토 속출...정은보 금감원장 “제도 개선 검토중”

물적분할 논란에 IPO 재검토 속출...정은보 금감원장 “제도 개선 검토중”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2.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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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물적분할, 이른바 ‘쪼개기 상장’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공모 시장에 나섰던 상장 예정 기업들이 IPO(기업공개) 재검토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공모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예측하는 가운데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물적분할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IPO에 나서려던 자회사들의 상장 일정을 연기하거나 보류하는 데는 지난해 CJ ENM발 물적분할 논란과 최근 코스피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CJ ENM은 지난해 11월 19일 물적분할을 통해 예능과 드라마, 영화, 에니메이션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별도의 스튜디오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은 물적분할에 반발하고 나섰고 주가 역시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에 CJ ENM은 이달 9일 별도 스튜디오 설립과 관련해 재검토 중임을 밝혔다. 사실상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물적분할 방안과 일정을 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IPO 상장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또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분야를 떼어낸 자회사 SK온의 상장을 당분간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SK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자회사를 상장시키며 시가총액을 늘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 SK리츠의 상장을 통해 지난해 말 SK그룹의 시총은 전년(160조원) 대비 30%가량 증가한 206조원에 육박했다.

카카오 또한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를 각각 올해 상장시킬 계획이었으나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이미 2020년부터 현재까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3개 계열사를 상장시킨 바 있고 이로 인해 카카오그룹은 2020년 말 시가총액 약 34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26조원으로 3배 이상 몸값을 부풀렸다.

물적분할이 논란이 된 이유는 자회사 분할에 이은 상장으로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깎인다는 데에 있다. 모회사의 핵심 분야를 떼어내는 경우에 특히 더 두드러지는데 그 분야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자회사 분리로 인해 투자 가치를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모회사의 주가가 하락하고 이는 기존 주주 가치 훼손이 우려가 있다는 것. 이는 소액주주들이 기업의 물적분할 및 쪼개기 상장에 대해 반발하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정은보 금감원장은 물적분할 제도의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지난 9일 기관전용 사모펀드 업계 간담회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소액 투자자에 대한 보호 문제는 자본시장법 뿐만 아니라 상법에도 게재될 수 있어 금감원도 (물적분할)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며 “상법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면 이를 관할하고 있는 부처와도 협의를 해야하며 금융위와 함께 소액투자자 보호 문제에 대해서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가 전문가들은 5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던 IPO 기업들의 재검토로 인해 공모 시장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달 현대엔지니어링도 기업 안팎의 악재들로 인해 IPO를 철회한 상황으로 이달 남은 IPO 대어는 SSG닷컴, 현대오일뱅크, 마켓컬리 정도로 파악된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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