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철 교수의 역사대학] 청와대 이전지의 ‘용산의 풍수적 이해’ – 1부

[윤명철 교수의 역사대학] 청와대 이전지의 ‘용산의 풍수적 이해’ – 1부

  • 기자명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
  • 입력 2022.03.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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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이전지의 ‘용산의 풍수적 이해’에서 우리 풍수의 이해와 고구려 왕궁들...서울은 항도도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양은 그 장점을 포기했던 도성

 

▲ [윤명철 교수의 역사대학] 청와대 이전지의 ‘용산의 풍수적 이해’ – 1부 (22년 3월 21일자) (출처=유튜브)

[더퍼블릭 =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 윤명철 동국대학교 명예교수가 유튜브 ‘역사대학’에서 학자적인 관점에서 본,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청와대 이전지의 ‘용산의 풍수적 이해’에서 우리 풍수의 이해와 고구려 왕궁들 1부를 새롭게 업데이트 하였다.


[윤명철 교수의 역사대학 2022년 3월 21일자 주요 내용]


현재 대통령 집무실의 이전을 둘러싸고 의견들이 분분하다.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는 일은 수도(도읍)의 천도가 아니라 집무실, 꼭 비유한다면 왕궁, 또는 궁궐의 이전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가의 운명과 직결될 수 있는 수도의 이전과 같은 중대한 문제는 아니다. 찬반 논쟁이 필요 이상의 정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기회에 우리 역사, 문화에 대한 오해를 풀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는 오랫동안 전반적으로 정체성이 다양한 부분에서 왜곡됐고, 심지어는 정체성 자체가 사라진 분야들도 많았다. 또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또 다시 왜곡되는 부분들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풍수로 부르고, 인식하며 적용하는 분야이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한국사회와 문화의 이중적인 태도를 또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은 풍수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부정적인 평가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풍수를 하는 사람들의 지적과 평가를 어느 정도나 신뢰할 수 있는 가이다. 나는 역사학자로서 전통학문이며, 사상인 풍수가 현대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며, 실제생활에 얼마나 효율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아울러 풍수가 수준 높은 우리의 전통사상으로 재인식되고, 현대문명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신사상'의 원천으로 발전하기를 고대한다. 그러한 생각에서 풍수학자인 김두규 교수가 하는 일련의 작업들은 매우 의미가 크다.

나는 역사학자로서 소박한 의문이 있다. 그래서 또 다시 질문을 한다.

우리는 원래 소위 ‘풍수’라는 한자로 용어화된 개념과 우리 용어가 없었을까?
정말 우리가 주체가 된 자연, 생태에 대한 해석과 정의를 못 만들었을까?

1. 풍수란 무엇인가?

특별한 내용은 아니고, 특별한 학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유인원과 결별하기 이전부터 생물학적 기본능력을 갖고, 생존을 위해 자연을 해석했다. 이어 인류가 되고, 문화를 만들면서 본격적이고 구체적으로 인간 자체를 포함한 생태환경을 해석했다. 인간의 생존, 생활과 연관된 모든 것들은 ‘질서화’ 범주화‘ 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풍수‘라는 한자 용어로 표현되고 개념화된 자연과 생태의 해석이었다.

중국의 풍수

중화문명의 발상지로 인정된 황하 일대는 자연환경이 변화무쌍하고, 인간이 안전하게 살기에는 위험도가 높은 조건이었다. 다만 황하의 홍수로 인하여 흙이 쌓이고, 그 흙을 토대로 농업이 발전할수 있어서 사람들이 모여살게 된 것이다. 하도와 낙서 등은 당연히 생태환경에 대한 해석이었으니 풍수의 전신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풍수‘ 즉 바람과 물을 표현한 용어는 동진의 곽박이 쓴 "장서葬書"에서 처음 나왔다. 의미는 바람과 물을 이용하여 기(氣)를 얻는 법술이라고 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풍수의 개념도 조금씩 변했고, 남북조시대에 이르면 음택이 성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중국적인 풍수라는 용어와 사상이 우리에게 전해졌다. 그런데 풍수의 질료가 되는 남만주와 한반도 북부의 산과 물, 들 등은 중국 지역들과 다르다. 자연환경을 놓고보면 만리장성을 경계로 차이가 있고, 더 동쪽인 의무려산과 요하를 경계로 요동지역은 그 서쪽과 또 다르다.

우리 산천

한반도는 산이 국토의 70%라고 하는데, 다른 지역의 산천과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동쪽 끝에는 해발이 높고 강력한 백두대간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내려오고, 중간 중간에는 마치 갈비뼈처럼 정맥들이 낮아지면서 서쪽으로 뻗어 해안가에 닿았다. 이른바 동고서저형이다. 따라서 전국이 거의 유사한 형태이고, 다만 산과 강, 들판의 방향과 배열, 각도 등에서 약간씩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배산임수‘ ’남면산록‘의 형태에 내부는 넓은 풍수지리의 전형에 해당하는 명당들이 매우 많다. 때문에 신석기 시대의 유적을 비롯하여 원조선 시대, 고대국가들은 이러한 명당에서 마을과 도시가 발전했고, 당연히 수도는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뛰어난 명당을 선택했다. 다만 정치 경제 문화 군사, 그리고 백성들의 생활 등에서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는가가 다를 뿐이었다.

2 풍수와 수도의 연관성

수도와 풍수의 상관성을 살펴보려면 수도의 조건을 알아야 한다.

수도의 위치와 체계는 정치·군사·경제·문화·사상 등의 요구에 부응해 선택되고 형성된다.

첫째, 교통과 통신망이 발달한 정치와 외교 중심지로서, 중앙 집중화와 관리체제의 일원화에 효율적이어야 한다.

둘째, 모든 권력과 기능이 수도로 집중될 수 있고, 안전한 방어공간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셋째, 물자의 집결이 편리해서 상업과 무역이 활발하고, 경제중심지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아테네 등 폴리스나 중국의 난징·카이펑·항저우·베이징, 일본의 오사카·에도 등은 수도이면서 상업도시, 항구도시였다. 넷째, 중요한 문화의 생산지와 집결지이며, 소비지(수요)이면서 공급지여야 한다. 다섯째, 국가 신앙의 중심이고, 사상적인 의미도 부여해야 한다. 고구려는 수도인 홀본·국내성·평양성에 시조묘 등을 설치했고, 백제와 신라도 이와 유사했다.

수도는 이러한 조건을 고려하고, 국가 정책에 근거해 선택하고 건설해야 한다. 나는 항구도시 이론을 제기하면서 도시의 이러한 조건 외에 몇 가지 조건과 기능을 추가했다. 서울은 항도도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양은 그 장점을 포기했던 도성이었다.

윤명철 교수 / ymc04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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