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가 고소득자는 아닌데”...인터넷銀 실수요자 차별 논란

“고신용자가 고소득자는 아닌데”...인터넷銀 실수요자 차별 논란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12.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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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인터넷은행이 금융당국과 약속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고신용자 대출을 조이면서 고신용 실수요자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고신용자를 ‘고소득자’로 인식해 통용하면서 신용점수가 높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분위기에 대해 불만을 품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더욱이 인터넷은행들이 결혼, 출산, 입원 등 긴급한 상황에 내주는 특별대출에도 불참하기로 하면서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에 대한 부작용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인 신용대출 특별한도 정책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불참하기로 했다.

특별한도 대출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주요 은행을 중심으로 시행될 예정이며 결혼이나 출산, 장례 등 긴급한 상황으로 자금이 필요한 경우 대출 한도가 찼더라도 연 소득 50% 범위 내에서 최대 1억원 한도로 취급된다. 이들 은행은 긴급 상황 시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대출 한도에 관계없이 최대 1억원 규모로 분할상환 대출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터넷은행들은 이 경우 관련 서류의 진위 여부와 신용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전산체계 개발이 별도로 필요하고 이에 따라 개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은행들이 고신용자 대출에 대해서 금리를 올리거나 연말까지 취급을 중단한 가운데 특별 대출에도 동참하지 않자 일각에서는 정부의 무리한 가계대출 정책에 의한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달 6일부터 케이뱅크는 연말까지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가입을 제한했다. 고신용자는 KCB 기준 신용점수 820점 초과일 경우를 말한다. 반면 신용점수 820점 이하의 경우에는 마통 신규 신청과 증액 등이 별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고신용자 대출을 제한하는 대신 중저신용자에게 혜택을 돌려주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로 지난달 8일부터 고신용자 대상 신규 대출을 중단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부 대출 상품의 신규 대출 중단은 가계대출 관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신용평가회사 KCB와 나이스평가정보 관계자는 “신용점수는 소득과 비례하지 않는다”며 “소득이 낮아도 신용점수는 1000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신용자를 고소득자로 분류해 은행업의 기본인 대출 상품의 영업을 제한한 상황에서 일부 차주에게만 대출을 공급하라는 정책의 오류로 언급되는 부분이다.

이는 고소득자이면서 중저신용자에 해당할 경우 당초 내세운 당국의 가계대출 정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인터넷 은행 관계자들도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방침이라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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