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BBQ 패소 판결문에 드러난 ‘가맹점 부풀리기’ 진실?…국감 때 웃었을 윤홍근 회장, bhc 매각 소송전 줄줄이 패소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6-18 12: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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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때 벌어진 일방적인 전재수 의원의 '박현종 위증' 주장....판결문 보니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지적

▲ 2017년 1월 11일 서울 BBQ치킨 종로관철점에서 열린 비비큐-ESC-한국e스포츠협회, ‘bbq OLIVERS’공식 후원 체결식 후 윤홍근 제네시스BBQ그룹 회장(왼쪽)이 유니폼을 입자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과거 한솥밥을 먹던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hc와 BBQ 간 명운을 건 소송전이 수년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BBQ가 bhc를 분리 매각할 당시 박현종 bhc 회장이 매각 관련 업무를 총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박현종 회장에 대한 위증죄 고발을 촉구했다.

‘bhc 매각 관련 업무를 총괄하지 않았다’는 박 회장의 주장을 위증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정감사 직후 전재수 의원 주도 하에 박현종 회장의 위증에 대한 고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8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위증 고발은 없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정감사 당시 전재수 의원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지적과 함께 위증죄 고발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전재수 의원, 박현종 회장 겨냥 “위증 고발 조치할 것”

지난해 10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전재수 의원은 당초 가맹법 위반으로 박현종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실상은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BBQ와 bhc 간 분쟁에 초점을 맞췄고, 박 회장을 거세게 추궁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윤홍근 BBQ 회장이 반사효과를 얻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의도가 있었던 것일까?

전 의원은 박현종 회장을 비롯해 bhc 임직원들이 ‘BBQ 죽이기’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사건을 키웠다는 의혹을 제기한 2020년 10월 6일자 한국일보 보도를 거론했다.

앞서 2018년 11월 KBS는 윤홍근 BBQ 회장이 회삿돈으로 자녀의 미국 유학비를 10억원 넘게 댔다며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그런데 윤홍근 회장의 회삿돈 횡령 의혹을 KBS에 제보했던 제보자 주모 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bhc의 사주를 받아 KBS에 허위제보를 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재수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박현종 회장을 향해 “증인(박 회장)께서는 (횡령 보도 관련)제보자에게 변호사를 선임해 준 사실이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박현종 회장은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드리기 곤란함을 양해해 달라”며 “제가 알기로는 변호사를 저희(bhc)가 선임해 준 적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전재수 의원은 2013년 당시 BBQ 계열사였던 bhc를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박현종 회장이 매각 관련 업무를 총괄했는지 여부를 따져 물었다.

전 의원은 “2013년 BBQ의 계열사였던 bhc를 분리 매각할 당시 관련 업무를 총괄했느냐, 안 했느냐”고 물었고, 박 회장은 “매각 업무는 제가 총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변호사 선임해 준 적 없다’, ‘매각 업무를 총괄하지 않았다’는 박 회장의 답변에, 전 의원은 박 회장이 위증을 했다며 국회 정무위 차원의 고발을 촉구했다.

 

▲ 지난 2020년 10월 22일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변호사 선임 행위 하지 않았다”

전재수 의원이 박현종 회장에 대한 위증 고발을 촉구한 만큼 국정감사 직후 전 의원 주도 하에 정무위 차원에서 고발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정감사가 종료된 지 8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위증 고발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박현종 회장에 대한 위증죄 고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의원은 ‘변호사를 선임해 준 적 없다’는 박 회장의 국감 진술이 위증이라고 했지만, bhc가 제보자에게 변호사를 선임해 준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게 bhc 측의 주장이다.

bhc가 제보자에게 소개한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1일 방영된 MBC PD수첩 ‘치킨 전쟁 BBQ VS bhc’ 편에서 “(제보자를)처음 알게 된 건 bhc 쪽에서 ‘제보자가 경찰에 공익제보를 했으니까 자료를 제출해야 되는데, (제보자가)미국에 있다 보니까 어떻게 제출해야 될지 모르겠다. 변호사님이 좀 도와주면 어떻겠느냐’고 그래서 참 불쌍하다 싶어 내가 (제보자에게 사건 대응 관련)이메일을 먼저 보냈다”며, 법률적 도움만 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bhc 측 관계자도 “변호사를 선임해 준 적 없다. 변호사를 선임했다면 변호사 비용을 지불했을 것인데, 변호사를 선임해 준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비용 지불 내역 자체가 없다”고 했다.

종합하면, 변호사가 법률적 도움을 주긴 했으나 이에 대한 자문료 및 선임 비용 등을 지불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경찰 수사 과정에서 제보자를 변호하거나 대리한 적이 없는 등 변호사 선임 행위를 한 적이 없다는 것.

난타전의 씨앗 ‘진술보증’ 조항…ICC “가맹점수 부풀린 BBQ, 71억원 배상해야”

전재수 의원은 ‘bhc 매각 업무를 총괄하지 않았다’는 박현종 회장의 국감 진술도 위증이라 주장했다.


전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저희들이 확인한 것은 (2013년 당시 박 회장은 BBQ의 bhc 분리)매각 업무를 총괄했는데, 매각 계약을 종결할 시점에 증인(박 회장)은 bhc 대표이사로 이직을 한다. BBQ에 있다가”라며 “그리고 이듬해에 ICC(국제상공회의소) 국제중재재판소로 매각에 하자가 있다며 중재신청을 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을 향해 수차례 bhc 분리 매각 업무를 총괄했는지 여부를 따져 물었다.

이에 박 회장이 ‘bhc 분리 매각 업무를 총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하자, 이를 위증으로 규정한 뒤 고발을 촉구한 것이다.

국감에 이어 MBC PD수첩 인터뷰에도 응한 전 의원의 주장대로 2013년 BBQ가 bhc를 분리 매각할 당시, 박 회장이 매각 관련 업무를 총괄했던 것일까?

그러면, 시계를 bhc 분리 매각 당시로 돌려보자.

지난 1월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7민사부가 내린 판결에 따르면, BBQ는 2011년경부터 계열사인 bhc의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실패하면서 bhc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BBQ에서 해외글로벌사업부 대표(부사장급)를 맡고 있던 박현종 회장은 2012년 11월 씨티그룹 계열 사모펀드인 ‘씨티벤처캐피탈국제성장펀드(CVCI)’ 관계자를 만난 후 윤홍근 BBQ 회장 등에게 CVCI가 bhc 지분 전부를 매수할 의향이 있다고 전달했다.

이어 2013년 5월 BBQ는 CVCI가 bhc를 매입하기 위해 설립한 FSG에 bhc 지분 전부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서’를 체결했다. 주식매매계약서 상의 매각대금은 1130억원이었는데, 이는 EBITDA(이자와 세금,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이익)와 잉여현금 등으로 추산해 산정됐다.

주식매매계약서에는 ‘진술보증’이라는 조항이 담겨 있었다. CVCI 측에 제공한 bhc ‘가맹점목록(2013년 5월 6일 기준, 전채 가맹점수 908개, 폐점예상 점포수 28개, 개점예정 점포수 91개)’이 진실 되고 정확하다는 BBQ의 진술 및 보증 조항을 둔 것이다.

만약 BBQ가 진술보증 조항을 위반할 경우 CVCI 측에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진술보증 조항이 문제가 됐다.

bhc 지분을 1130억원에 인수한 특수목적법인 FSG는 BBQ가 bhc의 가맹점 수와 자산상태 등 진술보증 조항을 위반했다며 2014년 9월 BBQ를 상대로 ICC 국제중재법원에 손해배상을 구하는 중재 신청을 낸 것이다.

ICC 국제중재법원은 2017년 2월 bhc의 가맹점 수와 자산상태 등에 대한 정보가 사실과 달랐다며, 진술보증 조항 위반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BBQ는 FSG에 71억원 상당을 배상해야 했다.

중재법원은 BBQ가 bhc를 FSG에 매각할 당시 bhc 가맹점포수를 부풀렸고, 따라서 bhc의 매각대금도 부풀려 진 것으로 판단했다. 

 

▲ 서울중앙지법 제17민사부 판결문.

 

줄줄이 패소하는 BBQ…檢도 불기소 처분

윤홍근 회장 등 BBQ 측은 2017년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중재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BBQ 측은 “박현종 회장은 (주식매매계약체결 당시)CVCI와 공모해 CVCI에 bhc의 가맹점 수 등에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BBQ 측이 이러한 정보가 진실하다고 진술보증토록 했다”고 주장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2017년 11월 BBQ 측의 중재 판정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1심 재판부가 중재 판정 취소 소송을 기각하자, BBQ 측은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했지만 소각하 판결이 내려졌다.

이 과정에서 BBQ 측은 형사고소도 병행했다.

BBQ 측은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하면서 BBQ 측으로 하여금 7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지도록 했다”고 주장하면서, 박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고소했지만, 2018년 9월 서울동부지검은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BBQ 측은 동부지검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해 항고했으나, 서울고등검찰청은 2019년 8월 항고를 기각했다. 이어 서울고등법원에도 ‘재정신청(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해 불기소처분의 당부를 가려 달라고 직접 법원에 신청하는 제도)’을 제기했으나 이마저도 기각됐다. 

 

▲ 서울동부지검 불기소 결정서.

 

민사소송 승소로 반전 기대?…재판부 ‘기각’

ICC 국제중재법원 중재 판정 취소 소송을 비롯해 형사고소 등 줄줄이 패소한 BBQ 측은 지푸라기도 잡고자 하는 심정이었을까. 서울중앙지법에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BBQ 측은 “주식매매계약서 상의 매각 대금은 EBITDA와 잉여현금의 의해 산정됐으므로 bhc의 가맹점포수를 부풀린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그럼에도 BBQ의 해외글로벌사업부 대표로 bhc 매각을 총괄하던 박 회장은 가맹점포수를 진술보증 항목에서 제외하지 않았고, 가맹점포수 산정기준을 명시하거나 면책 조항을 두지도 않는 등 BBQ 등이 ICC 중재판정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게끔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회장은 “BBQ 측에 bhc 매수인으로 CVCI를 추천했을 뿐 주식매매계약 체결 과정에서 가맹점포수 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BBQ 측이 bhc 가맹점포수를 부풀려 매수인에게 제공함으로써 진술보증 조항을 위반했고, 부풀려진 가맹점포수에 기초해 과다하게 산정된 매각대금이 중재 판정에 의해 정당한 매각대금으로 감액된 것”이라 맞섰다.

bhc 매각 관련 소송에서 줄줄이 패소한 BBQ 측은 민사소송 승소로 반전을 기대했겠지만, 애석하게도 재판부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기각 결정을 내린 사유로 ▶ICC 중재 판정에서 bhc 매각 당시 bhc 대표이사였던 김모 씨가 ‘가맹점포수 산정을 총괄’하면서 가맹점포수를 잘못 계산했다고 인정한 점 ▶BBQ 재무이사였던 지모 씨 역시 중재 재판에서 bhc 가맹점 현황 자료는 bhc 전략기획팀 소속 직원들이 만든 것이고, ‘대표이사가 이를 총괄했다’고 증언한 점 ▶박 회장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bhc 전략기획팀 직원들이 박 회장으로부터 가맹점포수를 부풀리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점 등을 들었다.


▲ 서울중앙지법 제17민사부 판결문.

여기까지가 BBQ의 bhc 분리 매각 관련 소송 진행 상황이다.

다시 시계를 지난해 국감으로 돌려보면, 박현종 회장을 향해 ‘bhc 매각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는 취지의 전재수 의원의 질타는 BBQ 측 주장과 결을 같이 한다.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 및 법원 판결을 살펴보면, 박 회장은 소송의 쟁점인 ‘bhc 가맹점포수 부풀리기’ 등 가맹점 실사업무에 일절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박 회장이 매각 업무를 총괄하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매각 관련 업무를 총괄하지 않았다’는 국감 당시 박 회장의 발언은 위증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한편, bhc 매각 관련 소송에서 줄줄이 패소한 BBQ의 윤홍근 회장은 초대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회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권 당시인 2014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외식산업협회 상임회장을 맡고 있다.

아울러 2014년 1월 제11대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협의회장에 취임한 바 있으며, 2017년 1월에는 전병헌 당시 한국e스포츠협회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e스포츠 팀 ‘BBQ 올리버스’ 공식 후원을 체결했는데, 그 해 11월 한국e스포츠협회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병헌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사퇴한 바 있다.

나아가 윤 회장은 지난해 12월 제33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으로 취임하는 등 왕성한 대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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