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 기원 조사단 “우한 연구소 유출 가능성 없지 않다”…중국 압박 폭로

WHO 코로나 기원 조사단 “우한 연구소 유출 가능성 없지 않다”…중국 압박 폭로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8.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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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올해 초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진행했던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 일일원이 당시 있었던 뒷배경을 폭로하면서 ‘우한 연구소 유출설’에 대한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피터 벤 엠바렉 박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덴마크 공영방송 TV2에서 방영된 ‘바이러스 미스터리’ 제하의 다큐멘터리에서 WHO 조사단과 중국 연구팀이 보고서와 관련해 논의하는 과정의 뒷배경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 3월 WHO는 중국에서 4주간의 조사를 마친 후 공동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중국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중국 연구팀이 보고서에 코로나19 기원과 우한 연구소를 연관시키는 내용을 담는 것을 반대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처음에 그들은 보고서에 실험실과 관련된 그 어떤 내용도 들어가길 원치 않았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 내용이 바이러스 기원과 관련된 문제의 일부였기에 보고서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후 48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중국 연구팀은 해당 내용을 언급하는 것으로 한발 물러섰지만, 대신 그 가설과 관련해 추가 연구를 진행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한다.

또 우한에 도착하기 전에는 중국 당국이 비자 승인을 거부해 입국이 지연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쥐와 상호작용하는 실험실 직원이 최초 감염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며 WHO가 일축했던 연구소 유출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사는 “현장에서 샘플을 채취하다가 우연히 감염된 직원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들여왔다는 가설은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며 “이는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것과 박쥐로부터 감염됐다는 두 가지 가설을 모두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연구자들과 대화하던 도중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을 언급하며 “실험실이 2019년 12월에 이전됐다는 점은 흥미로운 사실”이라며 “이 시기에 코로나19가 시작됐다”고 연관성에 대해 유추했다.

즉, 앞서 WHO가 발표한 ‘중국 실험실 기원설은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결론이 ‘가능성이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

이에 그는 우한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운영하는 실험실과 관련해 더 많은 정보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사단 직원의 폭로로 인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6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 발언을 인용해 엠바렉 박사의 발언을 잘못 해석하거나 왜곡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엠바렉 팀장은 TV2 인터뷰에서 ‘박쥐가 인간을 감염시키면서 전염병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고, 감염이 (박쥐) 수집 과정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고 했다”면서 그는 (우한실험실 유출설)이 불가능하다는 게 아니라, 확률이 극도로 낮다고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CGTN도 같은 날 “전염병 상황을 정치화하지 말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통해 엠바렉의 폭로를 간접적으로 반박했다.

CGTN은 나이지리아의 중국 경제잡지 편집장 이케나 이메우의 인터뷰를 싣고 “우한 연구소 기원설을 제기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그가 물러난지 8개월이 지났지만, 그의 그림자가 워싱턴에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한에서의 대규모 발병 이전에 프랑스와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미국은 자국이 적절하다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국에서 최대 20회에 걸쳐서라도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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