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한국 정부가 일본에 지난달 31일까지 수출규제 해제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청했지만 일본 정부는 끝내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해 중단했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달 12일 정부는 일본 측에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 3가지 품목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문제 해결 여부에 대한 해결 방안을 5월 말까지 보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대한 원인을 모두 개선했으며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고 일본 정부를 압박해왔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자국의 정책 기조에 맞춰 수출규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며 끝내 공식 답변을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를 시작하게 된 3가지 사유를 밝혔지만 이번 수출규제가 시작된 원인은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라며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일본 정부가 답변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한다.
정부는 일본이 수출규제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에 대해서 마땅한 대책이 없어 WTO에 제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7월 일본이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자유무역 원칙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WTO에 제소했다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를 유예하며 제소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
제소 절차는 제소국인 한국이 WTO에 1심 재판부인 패널 설치를 요청시 재진행되며 1심 판정까지 2년가량 걸린다. 이후 양국이 패널 보고서를 수용하지 않으면 상소 기구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다만 최근 7명의 WTO 상소 위원 중 6명이 공석으로 상소 기구가 사실상 마비됐고, 미국의 상소 기구 개혁 요구에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중단 카드를 다시 꺼낼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미국의 거센 반대로 실행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단 기다리고 있으나 일본의 답변이 없으면 WTO 제소 절차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daum.net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