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감원장 임원 일괄사표 요구...사기만 떨어질까 ‘우려’

정은보 금감원장 임원 일괄사표 요구...사기만 떨어질까 ‘우려’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08.2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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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하는 정은보 신임 금감원장(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임명 5일여 만에 임원들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한 가운데 인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임원은 사표를 제출하지 않고 있으며 관련된 연쇄 인사 우려와 과거의 일로 생각했던 일괄 사표 관행이 다시 살아났다며 직원들까지 술렁이고 있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 원장은 금감원장으로 임명된 지 5일여 만에 부원장 4명과 부원장보 10명 등 14명 전원에 사표를 요구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현재 한 임원은 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임원은 본인의 임기 3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임원은 윤석헌 전 금감원장 시절 소비자 보호 관련 조직과 기능을 강화함에 따라 지난해 3월 외부 공모를 통해 선발된 경우로 임기는 2023년 3월까지이며 아직 1년 6개월 가량 임기가 남은 상황이다.

정 원장은 첫 임원 회의에서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감원 내부에서는 임원들의 업무 능력이나 성향 등을 파악하기도 전에 성급한 움직임이라며 불만이 새어나오는 분위기다. 통상 원장이 새로 취임하면 임원들로부터 사표를 받고 재신임하는 것이 전례이긴 하나 그건 과거의 이야기라는 것.

한 임원은 “수년 전부터 일괄 사표 관행에 대한 반발 기류가 형성되고 이에 대해 적지 않은 논란이 일면서 이제는 사라진 관행이라 생각했는데 시대를 되돌아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기에 임원 인사가 이뤄지면 그에 관련된 연쇄 인사가 진행될 수 있어 후속 인사에 대해 직원들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 한 팀장은 “초임 팀장의 평균 연령이 47세 인데 팀장 최소 근무 연한은 7년으로 55세면 보직을 떼야 해서 어렵게 부서장을 달아도 1년 정도 하는 게 고작”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 원장의 인사 마무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사 관련 이슈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금감원의 업무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장에 따라 달라지는 금감원의 색깔과 방향에 금융감독 본연의 업무는 물론 임원들은 임기도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에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자칫 임직원의 사기만 떨어뜨리는 인사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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