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방 제재에 수출 맞제한 대응...국내 공급망 큰 차질

러시아, 서방 제재에 수출 맞제한 대응...국내 공급망 큰 차질

  • 기자명 임준
  • 입력 2022.03.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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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데스크 현장점검하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더퍼블릭 = 임준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서방 국가들의 대러시아 제재가 강화되자, 러시아는 맞제한으로 기술·통신·의료장비 등의 수출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로 인해 국내 산업 공급망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수출제한 조치는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비우호국가로 지정한 이후에 연속적으로 취해진 조치여서 실물경제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정부는 원자재 및 에너지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는 한편 필요하면 매점매석 금지, 긴급수급조정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박진규 제1차관 주재로 '제21차 산업자원안보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러-우크라 사태 동향을 공유하고 대응현황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자동차·조선·반도체·철강·가전·석유화학 등 산업별 협회와 석유공사·가스공사 등 에너지공기업, 무역협회·무역보험공사·코트라·전략물자관리원 등 유관기관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현장의 애로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러시아의 특정 품목 수출 금지·제한 조치까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 정부는 전날(현지시간)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과 압하지야, 남오세티야를 제외한 모든 국가(우리나라 포함)로의 특정 품목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대상 품목은 기술장비, 통신장비, 의료장비, 차량, 농기계, 전기장비, 철도차량, 기관차, 컨테이너, 터빈, 가공 기계(금속 및 석재), 모니터, 프로젝터, 콘솔 등 200개 이상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러시아가 비우호국가로 지정한 48개국에는 특정 유형의 목재 수출까지 제한됐다.

이 조치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적용되며,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자동차·조선 협회는 이날 회의에서 업계 애로 및 건의 사항을 발표하며 정부의 더욱 과감한 지원을 요청했다.

완성차업계는 글로벌 해운사의 러시아 운항 중단 등에 따른 부품조달 및 완성차 수출의 어려움과 반도체 부족난 등으로 인해 당분간 공장 재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부품업계는 완성차업계와 마찬가지로 러시아로 일부 부품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며, 대금결제 통화인 루블화의 가치 절하로 인한 환차손이 우려되고 있다.

업계는 미국의 대러 수출통제 조치인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적용면제에 따른 국내 수출통제 제도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러시아와 거래하는 부품업계에 긴급 자금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지 기업의 루블화 리스크 보완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금융지원의 자격요건을 완화해달라고 건의했다.

조선업계도 러시아가 발주한 선박·블록에 탑재되는 일부 수입 기자재가 생산업체 소재국의 대러 제재로 인해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거래대금 송금은행의 SDN 지정으로 수주 잔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도 생긴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대러 제재조치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수출통제품목에 선박 적용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건의했고, 조선사 유동성 지원을 위한 제작금융 지원도 요청했다.

산업부는 자동차·조선 업계 건의 사항을 범정부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를 통해 관계부처와 공유하고 지원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유관기관과 함께 수출입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추가 대책도 마련해 시행한다.

피해기업 유동성 공급을 위해 금융위원회 긴급금융지원프로그램(2조원)과 중소벤처기업부 긴급경영자금(2000억원)에 더해 500억원 규모의 무역진흥자금(무역협회)을 추가로 지원한다.

또한 피해기업에 보험금 신속보상(보상기간 2개월→1개월 단축), 수출신용보증 무감액 연장 등도 제공한다.

현재까지 수출대금 미회수 보험사고가 9건, 총 75만달러 규모로 접수돼 보험금 신속보상을 위한 심사 절차도 진행 중이다.

대러 수출기업의 리스크 분담을 위해 기존과 동일한 수준의 보험료·부보율(90% 이내)로 신규 무역보험 인수도 제공하기로 했다.

기존 거래선과의 거래 단절 피해를 본 기업을 대상으로는 대체 바이어 발굴 지원을 위한 긴급상담회를 무역협회 주최로 오는 31일 개최한다.

박 차관은 "사태가 장기화되고 격화되면서 주요국들의 제재조치와 위험요인이 더욱 다각화되고 있다"며 "업종별 협회를 중심으로 사재기 등 시장 교란행위 방지를 위해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전·후방 공급망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 매점매석 금지, 합동 단속반 운영, 긴급수급조정 등 안정화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임준 기자 uldaga@thepublic.kr 

더퍼블릭 / 임준 uldaga@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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