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개선? 중형사에겐 먼 얘기…韓 조선업계, 수주 ‘양극화’ 심화

시황 개선? 중형사에겐 먼 얘기…韓 조선업계, 수주 ‘양극화’ 심화

  • 기자명 홍찬영
  • 입력 2021.02.15 16:45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퍼블릭=홍찬영 기자]코로나19 여파로 그동안 묶였던 물량이 풀리면서 조선업계가 수주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올해 업계의 시황은 청신호가 예상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이는 대형사에만 국한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형사들은 여전한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은 연초부터 연달아 수주에 성공하며 시황 개선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5일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 수주를 시작으로 1월에만 총 14척, 14억2천만 달러(1조6천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3배 이상 큰 규모인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중순 9만1000입방미터(㎥)급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VLGC) 2척을 첫 수주했으며 삼성중공업도 LNG 운반선 1척과 대형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하는 등 총 4억달러의 수주성과를 올렸다.

이처럼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수주 가뭄에 시달렸던 때와 비교하면 빠른 시간에 개선세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코로나19로 미뤄진 잠재 수요가 조금씩 풀리고 있는 영향이다.

올해 역시 전세계 발주가 늘어남에 따라 일감이 다량으로 확보될 것으로 점쳐진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을 지난해 대비 약 21% 증가한 238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이는 대형조선소에만 국한된 이야기이다. 중형조선사는 코로나19 여파에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충분한 일감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형 조선사의 수주 선박은 14척으로 전년동기 대비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액은 5억1000만달러로, 이는 국내 조선업의 전체 수주량의 5%도 안되는 수준이다.

4분기 수주액도 1억5000만 달러(한화 약 166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24.1%나 줄었다. 수주량이 줄면서 남은 일감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2020년말 중형조선사의 수주잔량은 총 40척, 85만5000CGT로 2019년 말 대비 16.3%나 줄었다.

중형조선사들은 이같은 위기를 벗어나가기 위해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달 27일 KHI인베스트먼트-유암코(연합자산관리) 컨소시엄과 25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계약을 체결했다.

사측은 매각 절차가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되면, 주력 선종인 중형 탱커와 LNG 벙커링 선박, LNG 연료 추진 선박 수주에 집중해 경영정상황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0월 매각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한진중공업의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한진중공업 지분 83.45% 전량 또는 일부다. 최근 종가 기준 채권단 보유 지분 전량의 거래 규모는 6000억 원에 육박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승승장구하는 대형사와 달리 중형 조선사의 수주침체는 지속되고 있어 일감 부족 문제가 심각해졌다”면서 “중형사들이 매각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저유가 등 악재가 파다해 시황에 대한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더퍼블릭 / 홍찬영 chanyeong8411@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