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전운에도…韓 조선업계, 웃지 못하는 이유?

‘슈퍼사이클’ 전운에도…韓 조선업계, 웃지 못하는 이유?

  • 기자명 홍찬영
  • 입력 2021.07.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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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홍찬영 기자]한국 조선이 6월 신규 수주에서도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이같은 수주 호조로 국내 조선 3사는 불과 상반기만에 올해 수주 목표치의 80%이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이 슈퍼사이클(대호황)이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후판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와 임금단체 협상 교섭의 난항으로 인한 노조파업 등이 호황에 찬물을 끼얹는 요소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6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은 세계 선박 발주량 415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중 182만CGT 수주에 성공했다. 이에 두달 연속 글로벌 수주량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이 157만CGT(63척, 38%), 일본이 30만CGT(14척, 7%) 수주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 조선사들의 이번 상반기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7배 가량 많은 1047만CGT(260척, 44%)를 기록해 중국과의 격차를 12만CGT로 좁혔다.

상반기 글로벌 누적 수주량은 2402만CGT로 전년 동기(824만CGT) 대비 192% 증가했다.

한국은 상반기 발주된 LNG 운반선(14만㎥ 이상) 16척 전량, 유조선 51척 중 42척(82%), LPG 운반선 72척 중 52척(72%), 컨테이너선(1만2000TEU급 이상) 148척 중 81척(55%)을 각각 수주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과 대형 LNG선, 초대형 유조선(VLCC) 등 대형선 중심으로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수주 호재에 국내 조선업계는 '슈퍼사이클'(대호황)'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상반기에만 올해 수주 목표 317억달러의 81.3%인 258억달러 수주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조선 3사가 연간 목표치를 가뿐히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후판 줄다리기와 노조 파업까지…첩첩산중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슈퍼사이클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선박 건조에 필요한 ‘후판’을 두고, 철강업계와 가격 협상에 난항을 빚고 있어서다.

조선사와 철강사들은 후판 가격 협상은 통상 1년 상하반기로 나눠 두차례 진행한다. 지난 상반기 협상 때는 조선업계가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인상에 동의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는 더 큰 인상폭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 후판 유통가격은 톤당 130만원 수준으로 연초 60만원대에 비해 약 90% 올랐다.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건, 최근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동조합의 전면 파업도 호황에 찬물을 끼얹는 요소다.

현대중공업 노종조합의 경우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매일 8시간씩 전면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노사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하지 못했다.

그간 양측은 대립의 골이 깊어지고 있었다. 이같은 노조의 파업 등이 지속된다면 생산차질어날 수 밖에 없다. 실제 앞서 지난 2018년 전면 파업 당시 사측이 추산한 하루 평균 매출 손실액은 83억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절벽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수주 물량 증가는 실적에 바로 반영되지 않고 시차가 존재한다”면서 “이 상황에 후판 가격은 올라가고 노조의 전면 파업 등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을 예단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더퍼블릭 / 홍찬영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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