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준석 작심비판 “윤석열 발목 붙잡는데 어찌 지지율이 오르겠는가”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준석 작심비판 “윤석열 발목 붙잡는데 어찌 지지율이 오르겠는가”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2.01.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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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기 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벌써 몇 차례인가. 당대표의 일탈행위는 그를 아끼던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짜증나게 하고 있다”고 쓴 소리를 했다.

김형오 전 의장은 3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준석은 젊은이를 대표하고 있는가”라며 이와 같이 밝혔다.

김형오 전 의장은 “(이준석 대표와)연말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의 만남은 빈손이었고, 연초 현충원에서 윤석열 후보와의 인사는 썰렁했다. 정권을 찾아오겠다는 제1야당 후보, (상임)선대위원장, 당대표의 모습이며 현주소”라며 “이준석은 자기 생각에 아니다 싶으면 참지 못한다. 직책‧나이‧관례를 따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이어 “어른들 눈에는 삐치는 거지만 그에겐 중대사유에 대한 최소한의 저항인데, 선거기간 내내 중대사유는 생기게 마련이고, 그때마다 ‘이준석 변수’가 어떻게 돌출할지는 미지수”라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해보자.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진 가장 큰 요인이 당내 불협화음 때문이고, 귀책사유가 대표인 이준석에게 있다면 본인은 서운해 하겠지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당을 추스르고 화합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활기차게 움직여야 할 책임이 당대표에게 있지 않은가”라며 “그 바쁜 후보에게 당내 문제까지 책임을 떠넘기니 당을 잘 모르는 후보의 리더십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김 전 의장은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대표의 문제제기 방식이나 행동엔 동의할 수 없다”며 “후보와 담판을 하거나 치열한 내부토론을 거쳤다면 대표로서 리더십도 살렸을 텐데 당과 후보에게 상처만 남긴 채 이준석은 ‘싸움꾼’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게 해소되면 다른 문제로 또 삐지지 않겠나. 리더의 요건인 설득‧포영의 모습은 날아가 버렸다”면서 “한 표가 아쉬운 선거에서 아군끼리 내편, 네편 편가름이나 해대니 어떻게 지지율이 올라가겠나”라고 개탄했다.

김 전 의장은 “준열히 묻는다. 대표로서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 그동안 한 일이 무엇인가. 윤석열 입당 전에 당에 들어와야 보호한다더니 정작 입당 후 후보 보호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가. 어떤 이유에서건 당 대표가 자당 후보와 선대위를 공개 비판하는 일이 과연 온당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준석이 당대표로 뽑혔을 때 많은 이들이 우려했지만 나는 진심으로 반겼다. 이제 정권교체의 길이 열렸다고. 그의 당선으로 꼰대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나 당을 개혁하고 젊은이와 함께 호흡함으로써 외연을 확장할 거라고. 몇 가지 우려스런 행동을 했을 때도 기대를 접지 않고 격려를 보낸 적도 있다”며 “그러나 대표직을 가진 채 잠적‧잠행하고 돌출행동하며 자기 뜻을 관철하는 행태를 보고는 적잖이 실망했다. 기성 정치인 뺨치는 수법이다. 젊은 꼰대가 따로 없다”고 직격했다.

나아가 “이준석의 이런 일탈을 은연중 부추기고 박수치는 쪽이 어디인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머리 좋은 그도 모를 리 없으리라. 12월 초 울산회동, 연말 빈손 회합으로 대표직 유지라는 실리는 챙겼는지 모르지만 잃은 것은 치명적”이라며 “후보를 무력화시켰으면 공당이 몇 사람의 사당처럼 돼버려 당도 활기를 잃었다”고 했다.

또 “권한을 가장 크게 가진 사람이 불만을 쏟아내는데, 선대위 활동에는 발을 빼면서 대표직은 유지‧행사하겠다고 하니 낯이 참 두껍다”며 “나름대로 선거운동 하겠다는 건 궁색한 변명”이라고 질타했다.

김 전 의장은 “이준석 대표에게 묻고 싶다. 선거 중의 선거인 대선에 역할하지 않는 당 대표를 세계 정당사에서 본적이 있는가. 자기 뜻대로 안 된다고 당대표가 태업한 경우는 또 있었던가”라며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왜 청와대‧정부‧여당‧선거관리위원회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말하지 않는가”라고 거듭 따졌다.

이어 “상대후보와 정책에 대해서는 왜 공격의 칼날을 겨누지 않는가. 당대표는 배구 경기로 치면 전위 공격수인데 상대 진영으로 스파이크를 날리기는커녕 왜 블로킹도 하지 않는가”라며 “언론 노출증이 아무리 심하더라도 할 말 안 한말이 있다. 대표가 내부 고발하는 정당이 어찌 온전할 수 있겠는가. 공인의식‧책임의식이 무엇보다 요구된다”고 했다.

김 전 의장은 “이준석의 행동에 대해 또래의 몇몇 젊은이에게 틈나는 대로 물어봤더니 고개를 저으며 ‘철이 없다’는 어른스런 대답이다. 이준석 체제에서 가장 잘 하리라 생각했던 20~30세대의 지지율이 미흡한 것은 후보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답이 나온다”며 “이준석 개인의 미래를 위해서도 심기일전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준석이 말하는 대표직이란 행사장에 얼굴 내밀고 결재서류에 도장 찍는 일인데, 그런 일이라면 이준석 아니고도 아무나 할 수 있다”며 “선대위와 당은 후보의 당선을 위해 진력해야지 몇몇 개인의 생색내는 기구다 아니다. 이들이 후보의 시간을 빼앗고 발목을 붙잡는데 어찌 지지율이 오르겠는가”라고 했다.

김 전 의장은 “이런 식으로 간다면 국민의 여망인 정권교체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그 책임의 90%는 이준석 대표와 선대위 주요 관계자에게 있다”며 “더는 후보에게 덮어씌우지 마라. 자기 책임을 회피하지 마라. 몸을 던지고 앞장서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들)”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이제는 온몸, 온 마음으로 보여야 한다”며 “역사의 죄인이 되느냐, 새 역사의 창출자가 되느냐, 그 갈림길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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