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기업’ 오명 남양유업, 설상가상…끊임없는 구설수와 논란들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4-21 10: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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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판매 중인 남양유업 불가리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우유와 분유, 커피 등의 음료를 생산‧판매하는 남양유업이 설상가상에 놓인 형국이다.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마치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발표한데 따른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확산에 이어, 세종시에 위치한 공장 가동까지 중단될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여기에 알약과 발효유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타사의 플라스틱 용기를 베꼈다는 특허 침해 의혹까지 받고 있으며, 남양유업이 업무용 차량으로 리스한 외제차를 홍원식 회장의 장남 홍진석 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불량기업이란 오명이 뒤따를 정도로 남양유업을 둘러싼 구설은 과거에도 심심치 않게 있어왔다. 대리점에 갑질을 자행했던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고, 가수 박유천 씨의 전 여자친구 황하나 씨의 잇따른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질 때면 황 씨가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라는 이유로 남양유업이 여론에 오르내렸다.

역풍 맞는 ‘코로나 마케팅’…세종공장 가동중단 위기+소비자 불매운동 확산 

20일 남양유업은 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 처분 관련 해명공시를 냈다.


남양유업은 “당사는 4월 16일 세종시로부터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8조 1항, 제1호, 제4호, 제5호(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행위의 금지)에 의거 (영업정지)사전통지를 받은 것이며, 영업정지 2개월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세종시로부터 행정처분 확정시 사유발생일을 재공시 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시로부터 세종공장에 대한 영업정지 사전통지를 받은 것은 맞지만, 영업정지 2개월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것.

세종시는 전날(19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부과한다는 내용을 지난 16일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9일 불가리스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됐다는 문구가 담긴 홍보자료를 언론에 배포했고, 이어 13일에는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불가리스를 공동 개발한 한국의과학연구원(KRIBS)과 함께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 77.8%의 저감 효과가 확인됐다고 발표됐다.

당시 남양유업은 동물·인체가 아닌 세포실험의 결과라고 밝혔지만, ‘불가리스=코로나19 억제 효과’로 인식되면서 이날 남양유업의 주가는 8.57% 급등했고, 일부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는 불가리스 제품이 품절되기도 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실제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긴급 현장조사에 나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5일 “연구에 사용된 불가리스 제품, 남양유업이 지원한 연구비와 심포지엄 임차료 지급 등을 고려할 때 순수 학술 목적을 넘어 남양유업이 사실상 불가리스 제품에 대한 홍보를 한 것”이라며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위반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는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 또는 10년 이하 징역,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식약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함은 물론 남양유업 세종공장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에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세종시는 16일 남양유업에 세종공장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부과한다고 사전 통보했다.

불가리스와 우유, 분유, 치즈류 등 남양유업 제품의 약 38%를 생산하는 세종공장 가동이 2개월 간 중단되면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는데, 여기에 SNS 등 온라인에선 확실하지도 않은 정보를 갖고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이유로 불매운동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 지난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야쿠르트 용기 표절 의혹…특허 침해 소송전으로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코로나 마케팅’ 논란 외에 알약과 발효유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타사의 플라스틱 용기를 베꼈다는 특허 침해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남양유업이 지난 2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이너케어’ 용기가 한국야쿠르트의 ‘엠프로3’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이너케어 뚜껑에는 알약이 음료와 분리 보관돼 있고, 뚜껑을 열면 알약과 음료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데, 해당 방식 및 이너케어 용기의 외형이 2019년 출시해 1억병 판매를 달성한 한국야쿠르트의 엠프로3와 똑같다.

엠프로3 용기는 네추럴웨이가 특허권을 인수해 상용화한 것으로 한국야쿠르트에 독점으로 납품해왔다고 한다.

이에 네추럴웨이와 한국야쿠르트는 남양유업이 엠프로3의 용기를 베꼈다고 보고, 제품 생산 및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야쿠르트에 (용기를)납품하는 업체랑 저희 측에 납품하는 업체 간 분쟁인데, 한국야쿠르트에 납품하는 중소업체가 남양유업 측에 납품하는 중소업체에 (특허침해)소를 제기한 상태”라며 “소가 제기됐기 때문에 저희 측에서도 이에 대한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제품(이너케어) 출시 전 해당 납품업체가 특허법률사무소를 통해 특허분쟁이나 향후 문제가 없음을 확인받고 (신제품 출시를)진행했다”면서 “유사 선행사례까지 확인하고 나서 진행한 부분”이라며, 법리적으로 따져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허 침해 소지가 다분한 중소기업 제품을 선의로 구매했더라도 이를 사용하거나 판매를 하면 구매업체 역시 특허 침해에 해당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그 부분까지 포함해서 사전에 법률적 검토를 했다”며 “특허 및 디자인에 대한 부분은 사실상 법적으로 애매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들었다. 잘 준비해서 (소송 대응을)진행토록 하겠다”고 했다.

 

▲ 4월 18일자 KBS 보도 캡처화면

 

업무용 차량, 오너 일가 사적 사용 의혹…회사도 알지 못하는 업무용 차량?

불가리스 코로나 마케팅 역풍과 특허 침해 의혹에 이어, 남양유업 오너 일가가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도 더해졌다.


남양유업이 업무용 차량으로 리스한 외제차를 홍원식 회장의 장남 홍진석 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20일자 <톱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혼다 오딧세이, 도요타 시에나, 레인지로버 등 외제차 4대를 업무용 차량으로 리스 했는데, 외제차 4대가 업무용으로 사용된 게 아니라 홍진석 본부장 자녀들의 통학용으로 사용되는 등 사적으로 이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회사 업무용 차량을 오너 일가가 사적으로 이용하고, 각종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는 식으로 회계처리를 했다면 이는 탈세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가 사용한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이익이 감소하고, 법인세 납부액도 줄어들기 때문에 탈세 행위가 되는 것이다.

회사 업무용 차량을 오너 일가가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보도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외제차 리스는 회사 업무용 차량이고, 의전용 차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톱데일리 보도 건은 회사 측도 알지 못했던 상황이라 전반적으로 확인을 요청한 상태”라며 “확인 되는대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오너 및 일가 리스크 

이처럼 악재가 연거푸 발생하면서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맡고 있는 남양유업은 과거에도 불량기업으로 낙인찍힌 바 있다. 


대표적으로 대리점 갑질 사건인데, 2013년 남양유업 본사 직원이 대리점 직원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며 물량 밀어내기(강매)를 한 녹취록이 공개돼 국민적 공분을 사며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졌다.

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124억 6400만원은 대법원 판결 등을 거치면서 5억원으로 쪼그라들었지만, 대중들에게는 이 사건을 계기로 ‘갑질 기업’으로 인식됐다.

오너 일가의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홍원식 회장의 경우 지난 2003년 충남 천안시 목천면에 남양유업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조건으로 모두 10여 차례에 걸쳐 13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1999년에는 장남(홍진석 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의 병역비리에 연루돼 불구속 입건됐다. 홍원식 회장이 부하직원을 통해 병무청 징병관에게 150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았다.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영 전 명예회장의 외손녀 황하나 씨의 잇따른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질 때면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황하나 씨는 2019년 7월 마약 투약 혐의로 수원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데 이어, 집행유예 기간 또다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올해 1월 구속됐다.

황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언론에 오르내릴 때마다 남양유업은 “남양유업과 황 씨는 일절 무관하다. 임직원과 전국 대리점과 주주 등이 무고한 피해를 받고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황 씨의 이름 뒤에는 남양유업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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