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에 문화재 갈등까지…창릉 신도시, 주민 반발로 ‘난항’

홍찬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4 09: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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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홍찬영 기자]12월에 사전 청약이 시작되는 고양 창릉 신도시 개발 사업이 주민들의 반발로 난항에 봉착했다. 주민들은 토지 보상금이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규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세계유산인 서오릉이 창릉 신도시에 인접한 점도 아파트 건설에 발목을 잡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고양 창릉 토지 보상률은 현재 0%다. 이곳은 지난 2019년 초부터 신도시로 확정됐지만, 아직 첫 발조차 떼지 못한 것이다.  이는 같은 3기 신도시 중 하남 교산과 인천계양이 각각 60%, 80% 토지 보상 협의가 진행된 것과 대조적이다.

사업이 지지부진한건 해당 지역 주민들이 토지 보상 등 거센 반발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헐값 보상을 받고 강제로 토지를 빼앗기는 반면, 막대한 개발이익은 민간업자 등 기득권 층한테 돌아갈 것이란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일반적으로 토지 수용가격은 공시지가의 1.3~1.5배 수준으로 책정될 뿐 개발이익은 반영하지 않는다. 

창릉지구 주민들은 다른 3기 신도시 토지주 등과 함께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공전협)를 결성해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서울 방배동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른바 ‘깜깜이’ 토지 보상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협은 이날 "이들 대형법인이 사업시행자들의 입맛에 맞는 평가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신 감정평가사를 내세움으로써 사전 평가된 보상비 틀 안에서 짜맞추기식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제수용을 눈앞에 두고 있는 3기 신도시 주민들은 헐값에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강탈당하는 현실 앞에서 좌절과 절망감으로 밤잠을 이룰 수 없는 지경"이라며 "감평사협회는 LH의 전관특혜 행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방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규탄은 다음날인 20일, 국민 청와대 게시판에도 올라왔다.

자신을 고양창릉지구의 ‘창릉총연합비상대책위원회’ 소속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창릉역 신설 호재 등으로 주변 토지 시세가 2배 넘게 급등했지만 개발이익 배제 원칙에 따라 헐값 보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강제로 보상금을 받고 나면 인근지역 재정착은 꿈도 못꿀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세계유산 ‘서오릉’ 경관 훼손 문제도…“3기 신도시 졸속 지정”

이처럼 주민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다보니, 연내 토지 보상을 착수한다는 LH의 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졌다.

또한 토지 보상 문제 뿐 아니라 ‘서오릉’이 창릉신도시와 인접하다는 점도 사업 차질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서오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창릉, 익릉, 경릉, 홍릉, 명릉 등 5개의 조선왕릉을 통칭하는 말이다. 고양창릉지구 동북측 일부 구역은 서오릉 반경 500m안에 들어가 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아파트 건설이 세계유산인 서오릉의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며 신도시 지정을 철회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왕릉 주변 경관이 비자연 환경이나 비보존 가치 건물로 채워지면 그때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의 가치가 퇴색한다. 실제 유네스코는 지난 7월 영국의 도시 리버풀이 주변 지역 개발로, 가치를 상실했다는 이유로 등재 취소를 결정한 바 있다.


인근 주민으로 추청되는 한 청원자는 국민 청원게시판을 통해 “유네스코에서도 세계문화유산인 서오릉과 맞닿아 있는 고양 창릉지구 3기 신도시 지정 개발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며 정부가 권고사항을 수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를 계획하면서 문화재청과 아무런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문화재 반경 500m를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분류돼, 일정 높이 이상의 건축물을 조성하려면 문화재청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 청원인은 “문화재청 홈페이지만 봐도 알수 있는 내용을 국토부에서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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