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방류 협약, 안성시장 선거 쟁점으로 급부상

SK하이닉스 방류 협약, 안성시장 선거 쟁점으로 급부상

  • 기자명 김강석
  • 입력 2022.05.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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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강석 기자] 안성시가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방류수 처리와 관련해 경기도, 안성시 등과 지난 1월 체결한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상생협약이 안성시장 선거에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이영찬 시장 후보를 비롯한 출마자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상생협력인 줄 알았던 합의가 시민의 생존권과 안전을 확보하지 못하고, 안성의 이익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퍼주기였다”며 협약을 주도한 김보라 안성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측은 가장 중요한 방류수의 수질 기준부터 잘못 적용됐다고 주장했다. 안성시는 수질 오염 개선의 목적으로 방류수의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를 법적 기준치 이하인 3mg/L 이하로 방류하기로 합의했는데, BOD는 하천의 환경을 측정하는 데 쓰는 지표일 뿐 고삼지와 같은 호소의 수질을 측정하는 지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호소의 수질을 측정하는 법적 기준은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또는 TOC(총 유기탄소)로 규정돼 있으므로 방류 수질 개선 협약도 COD(또는 TOC)를 기준으로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측 주장에 따르면, 안성시가 수립한 환경보전종합계획(2017~2026)에 명시된 고삼지의 수질 개선 기준 역시 BOD가 아닌 COD인데, 이번 협약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방류 수질 개선’에 있어 안성시는 엉뚱한 지표를 기준 삼아 SK하이닉스의 족쇄를 풀어준 셈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협약에서 합의된 수질 기준은 기준 자체가 잘못됐을뿐 아니라, 시민의 건강과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고 국민의힘 측은 밝혔다. 발암물질·맹독성 물질의 안전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부실했다고도 전했다.

국민의힘 측에 따르면, 안성시와 SK하이닉스는 친환경 농산물 농업용수 기준은 충족했다고 강조했지만, 애초 친환경 농산물 농업용수 기준은 ‘약간 나쁨’ 이상의 수질이면 모두 가능할 만큼 법적 기준 자체가 낮다. 아울러 하이닉스 오·폐수는 1급 발암물질인 페놀, 벤젠, 6가크롬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이 배출 기준을 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흐르는 하천이 아닌 호수에 침전돼 축적될 경우 생태계와 농산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필요했다. 하지만 안성시는 환경영향평가 1차 보완 의견이 통보된 지난 2020년 11월로부터 두 달 만에 졸속으로 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철저한 검증 기회를 포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애초 SK하이닉스가 약속한 고삼저수지 우회안보다 훨씬 후퇴한 직접 방류 제안을 수용했다며 김보라 후보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측 주장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환경영향평가 본안이 통보된 지난 2020년 7월 이전까지 고삼지 하류부를 우회해 방류하는 안을 검토했다. 방류 수질·수온으로 고삼지가 받을 영향이 불가피하고, 친환경농업 및 내수면 어업권 피해 등이 예상된다고 봤으며, 김학용 국회의원이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SK하이닉스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1대 총선에서 김학용 국회의원이 낙선하자 SK하이닉스는 돌연 태도를 바꿔 지금도 ‘나쁨’ 수준인 고삼지에 오·폐수를 직접 방류하기로 결정했으며, 충분히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었음에도 결국 공사비와 공사 일정 등 철저히 SK하이닉스와 용인시에 유리한 우회안이 선택됐다는 것이다. 현재 반도체 생산 공장 중 저수지에 직접 방류하는 사례는 안성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측은 “고삼지는 물환경보전법 제28조에 따라 환경부장관이 물 환경을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 호소이다. 저수 용량이 1일 30만톤 이상이고,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안성시에서는 유일하며, 청평호, 팔당호 등 전국 91개 호소 중 하나일 정도로 가치가 높다. 이러한 고삼호수의 가치와 안성 농산물의 브랜드를 포기하고도 상생 협력이라고 포장하는 뻔뻔함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보라 시장에게 이렇게 안성의 미래를 송두리째 포기한 이번 합의를 왜 이렇게 부실하게 초스피드로 진행했는지 답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재명 前지사의 설득 또는 지시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안성에 불리하고 오류투성이인 협약이 체결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당시 유력 차기 대선주자인 이재명 前지사의 치적을 위해 김보라 안성시장 – 이규민 당시 국회의원 - 윤종군 전 경기도지사 정무수석 등 안성의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이 안성이 입을 손해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킨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도 전했다.

국민의힘측은 “안성의 환경과 이익을 SK하이닉스에 통째로 넘기고, 안성을 희생양으로 전락시킨 김보라 시장은 더 이상 시장 후보 자격이 없으며, 안성시민께 석고대죄해야 한다. 만일 김보라 시장이 당선된다면 이른바 상생협약의 진실도 묻힐 것이며,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협약을 바로잡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안성시장, 경기도의회 의원, 안성시의회 의원 후보 일동은 당선되면 전문가와 시민의 참여를 통해 SK하이닉스 상생협약의 진상을 밝힐 것이다. 시민의 건강과 안전, 안성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졸속 협약을 바로잡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강석 기자 kim_ks02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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