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네이션스 청년 공동칼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재추진

[굿네이션스 청년 공동칼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재추진

  • 기자명 재단법인 굿네이션스
  • 입력 2021.05.06 17:38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당 칼럼은 재단법인 굿네이션스에서 주관하는 '국회 보좌진 양성과정 STAFF'S INSIGHT' 29기에 참여한 청년들이 공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편집자

들어가며

지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검토가 시작된 동남권 신공항은 이명박 정부 시기에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백지화되었다. 그러나 18대 대선에서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라 2013년 국토교통부는 동남권 신공항을 재추진하기 시작한다. 당시 주요 후보지인 밀양과 가덕도를 두고 영남권의 민심이 나뉘어 대립하였으나, 국토부의 의뢰에 따라 사전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프랑스의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은 김해공항의 확장이라는 제3의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국토부의 결론은 양측 모두에게 외면 받았고, 김해신공항이 동남권의 관문 역할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는 부산, 울산, 경상남도 측의 의견을 정부가 받아들이면서 김해신공항 안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이는 사실상 백지화를 선언한 것으로, 15년에 걸친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 되었다. 해당 결론은 부산시장 보궐선거라는 정치적 이슈와 맞물리면서 여당 및 부산 지역 야당 국회의원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 법안을 추진하는 결과를 낳았다.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논의는 김해공항 확장, 가덕도, 밀양 공항 건설의 세 가지 안을 놓고 정치적, 지역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김해공항 확장 방안

2016년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 (ADPi) 측은 앞서 밀양은 지형적인 문제로 공항 건설 지역에 부적합하고 가덕도 역시 동남권 신공항 건설 입지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해국제공항의 확장이 최적이라는 ADPi의 판단하에 2016년 6월 21일 박근혜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안을 발표했다. 활주로와 터미널 신설 및 접근 교통편 개선이 이루어지며 국제선 청사를 신규로 건설하는 재건축 수준의 확장이었다. 다만 김해공항이 본래 군용 공항이었다는 근본적인 한계와 부산 시내에 위치하는 점에 대해서 끊임없는 문제점이 제시된다. 김해 공항 확장 시 3,200m 활주로 건설로 인한 김해시 자치로 향하게 되는 70웨클 이상의 소음 노출 피해에 대해서 여러 차례 논란이 불거졌다. 동시에 임호산과 같은 명산의 절개 문제와 고도제한에 따른 도시의 비정상적인 발전 및 재산권 행사의 제한과 같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역시 해마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소음 피해보상금과 제3 활주로의 비현실적인 건설 비용으로 인한 예산 낭비라는 의견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결국 지난 2020년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는 ‘김해신공항 안’을 사실상 백지화하기로 했다.

 

밀양 신공항 건설 방안

동남권 관문 공항 건설 사업은 그 시작부터 밀양과 가덕도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으로 10년 넘게 표류하다가 2017년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결정되는 듯했으나 지난해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가 “근본적 재검토 필요”라는 결론을 내놓으면서 다시금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밀양이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요 논거는 바로 접근성이다. 밀양은 지리적으로 부산, 대구, 울산, 창원 등의 인근 도시로부터 60km 이내의 거리에 위치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대구-부산 고속도로나 KTX 철도가 지나는 만큼 별도의 교통망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도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 추진단은 연간 이용객 1,800만 명에 달하는 항공 수요가 보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남권 주민이 공항 이용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호남권과 충청권에서도 인천공항 대신 밀양 신공항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메워 활주로를 짓는 것보다는 당연히 지면을 고르게 하여 건설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경제성이 곧 밀양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되는 이유이다.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PDi) 연구 용역 의뢰 결과, 밀양은 총점 1,000점 중 665점(활주로 1본)으로 가덕도(635점, 활주로 1본)를 앞질렀다. 가장 두드러지는 항목은 단연 사업비였다. 밀양의 경우 예상 사업비가 최소 41억 달러로, 최소 67억 달러로 책정된 가덕도의 2/3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가덕도는 산을 깎거나 해저 모래를 운반하여 준설 작업을 진행해야 하므로 지역 환경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었다. 다만, 두 곳 모두 종합적 평가에서 김해공항 확장안(818점)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동남권 신공항 추진 사업은 밀양도, 가덕도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으로 귀결되었다.

밀양 신공항 건설은 이점도 지니고 있지만  그 한계점도 명확하다. 가장 큰 문제는 운영성이다. 건설 후에도 소음으로 인한 인근 민가 보상 문제가 남는 데다 공항의 24시간 운영도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밀양 신공항 추진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안전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을 원하는 지역 사회의 염원과 일치하지 않는다”라며 사실상 밀양 신공항 건설 방안이 김해공항 확장안과 다를 바 없다고 일축한다. 더욱이 이들은 밀양 신공항 건설을 위해서는 인근 산봉우리를 대거 깎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착륙 과정에서 항공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다. 실제로 이는 국토의 70%가 산지로 뒤덮인 우리나라에서 내륙 지역의 공항이 갖는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밀양이 각 지역으로부터 접근성이 좋다고는 하지만, 대구 및 부산과의 거리는 각각 58km, 35km에 이른다. 대구나 부산처럼 확실한 대도시 주변이 아닌 애매한↓ 위치에 신공항을 건설하면 오히려 관문 공항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소위 ‘활주로에서 고추나 말리는’ 일개 지역 공항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실제로 그런 사실을 잘 보여주는 선례가 바로 양양국제공항이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방안

찬성론

2015년 프랑스 파리공항공사엔지니어링(ADPi)이 신공항 입지의 타당성을 검증할 때 다른 장소에 비해 가덕도의 BC(비용 대비 편익)가 가장 낮다는 결론이 있었다. 하지만 산지가 갖는 위험성과 산을 깎는 데 드는 비용을 ADPi가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따라, 최근 가덕도 신공항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수도권 과밀화에 따라 국토 균형발전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가덕도 안에 더욱 힘이 실렸다. 가덕도 지지자들이 말하는 가덕도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가덕도 신공항은 24시간 운영 가능한 안전한 공항이다. 화물 물류의 중심지인 공항은 시민들의 주거지로부터 가급적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화물을 처리하려면 비행기가 24시간 아무 때나 뜰 수 있어야 하는데, 주거지 부근에서는 야간 시간대의 이착륙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음 문제로 밤 11시부터 새벽 6시까지 심야시간에는 비행기가 뜨고 내리지 못하는 김해와 달리 가덕도는 주거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김해공항이 산으로 둘러싸여 이착륙이 위험한 반면에, 가덕도는 평지에 위치하여 비교적 안전하다. 또한 가덕도 신공항은 3.5km의 활주로를 설치할 수 있어 항공기가 보다 여유롭게 활주할 수 있다. 다른 두 공항의 BC에는 산을 깎는 데 드는 비용이 고려되지 않아 가덕도에 비해 경제성이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가덕도가 갖는 약점이 어느정도 상쇄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가덕도 신공항은 유사시에 인천공항을 대체할 수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화물량 120만톤 중 99.3%인 119만톤이 인천공항을 통해 수출입되고 있다. 또한, 동남권에서 발생하는 수출입화물량 중 96.9%가 인천공항에서 처리된다. 유사시에 인천공항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물류체계가 마비된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중심의 국가항공정책을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김해공항을 확장한다면 용량의 한계로 인해 인천공항의 물류를 온전히 분담하기 어렵다. 반면 가덕도 신공항은 지리적으로 멀지 않은 부산 신항만과의 연계로 화물 물류가 원활하게 유통하도록 할 수 있다. 이는 인천공항에 과도하게 집중된 물류를 동남권이 분담하게 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동남권 물류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가덕도 신공항은 동남권 기반으로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경제신공항이다. 우리나라에서 금융·회계·법률 등 기업에 필요한 서비스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기업과 인재들은 이러한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수도권으로 몰린다. 대도시가 카카오나 네이버처럼 플랫폼 역할을 한다.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자원과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 그러나 수도권과 같은 플랫폼은 사람들이 몰릴수록 더더욱 사람들이 몰리는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킨다. 단순히 자원을 지방에 투자하고 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할 인센티브를 주는 것만으로는 균형발전을 이루기 어려운 이유다.

가덕도 지지자들이 말하는 동남권 신공항의 핵심은 여객이 아니라 물류다. 그래야 가덕도 신공항을 포함하는 동남권 메가시티가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주장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가덕도가 24시간 운영 가능하고 인천공항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도 결국 이를 뒷받침한다. 가덕도가 접근성과 여객기능은 다른 공항보다 낫다고 할 수 없지만, 인접한 부산항과 연계하여 물류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다. 가덕도는 부산으로부터 다소 떨어져 있지만, 동남권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부산, 창원, 거제의 한 가운데 위치한다. 물류산업의 허브인 가덕도를 중심으로 동남권의 교통망이 새롭게 짜일 수 있기 때문에 부울경을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통합하는 데도 용이하다.


비판론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의 찬반양론이 뜨거운 가운데, 반대하는 견해도  만만찮다. 수차례 다양한 부문에서 낙제점을 받은 가덕도를 계속해서 지지하는 것은 4월에 있을 보궐선거용이라는 비판이다.

신공항 추진에 중요한 부문은 경제성이다. 과거부터 많은 경제성 평가들은 가덕도 신공항의 경제성이 낮다고 결론을 내렸다. 2016년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지역 경제 영향 부문에서도 낮은 점수를 책정했고 가덕도 공항의 투자비가 10조가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가덕도는 바다 매립으로 건설비가 많이 들고 국토 남단에 있어 접근성도 떨어진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신공항 사업은 많은 예산이 들기 때문에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 이 부문을 더 세밀히 연구하고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다른 중요한 문제는 환경적 요소인데 가덕도는 환경적, 지리적으로 탁월하지 않다는 평이 많다. 2011년 부산과 경남 지역의 환경단체는 습지보호구역, 이산화탄소 흡수원인 가덕도를 파괴한다면 자연환경을 매몰시키고 또 다른 기후위기를 불러온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정성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재추진에 앞서 가덕도 신공항만의 투자 가치와 개설 후 계획이 명확해야 한다. 막대한 재원을 투자하여 가덕도 신공항을 동남아 허브 공항으로 개설한다 하더라도 일정 이상의 이용객이 유치 되어야 한다. 이용객 유치도 어렵다면, 노선 유지 또한 어렵다. 공항 건설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먼저 고려하고 국책 사업의 정당성을 확립해야 한다.

나가며

김해공항의 이용객이 2018년에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서며 동남권 항공 수요가 정부 예측 증가치를 훨씬 웃돈 데다 우리나라 항공 물류 및 여객 운송이 인천공항에 집중된 만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동남권 관문 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올해 4월에 있을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벌어질 것은 자명하다. 논쟁이 정치인들의 정치적 유불리에 좌우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정치적 계산으로부터 자유로운 각계 전문가들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후보지를 최종 선정하는 것은 결국 정치권의 몫이다. 시민들은 결정 과정을 지켜보고 견제해야 한다. 정치권은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치적 합의를 이뤄내면서도 정치공학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신공항 건설의 결과는 동남권 주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굿네이션스 청년 인턴 기자단 29기 4조]

조장 : 박수빈(Spark67@mail.greenriver.edu)

김초하(chohakim@yonsei.ac.kr)

김현준(jooon1397@naver.com)

성민곤(mingon8913@naver.com)

이상현(dyrnfmxmqud0@naver.com)

최찬희(pycch@naver.com)

 

*해당 칼럼은 재단법인 굿네이션스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재단법인 굿네이션스(GOOD NATIONS(이사장 심정우))는 대한민국에 국제본부를 둔 비영리 공공정책 재단법인으로, 지역, 국가 및 세계 차원에서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정책 수립 및 제도를 구축하고 이를 운용할 PUBLIC MIND를 가진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리더십 양성 플랫폼입니다. 국회보좌진양성과정, 청년정책아카데미, 입법전문가양성과정 등 다수의 민주 시민 교육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청년들의 정책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더퍼블릭 / 재단법인 굿네이션스 goodnations001@gmail.com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