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적자’ 쌍방울그룹, 쌍용차 인수 선언에 주가 급등하자…계열사 주식 팔아 차익 실현?

‘5년 적자’ 쌍방울그룹, 쌍용차 인수 선언에 주가 급등하자…계열사 주식 팔아 차익 실현?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2.04.0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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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쌍용자동차 인수합병(M&A)에 뛰어든 쌍방울그룹의 계열사들이 주가가 급등한 사이 주식을 팔아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쌍용차 인수 추진 이슈를 호재로 삼아 부실한 계열사들이 현금성 자본을 확보한 것이다.

현재 쌍방울그룹 계열사는 거래정지 상태인 인피티니엔티를 포함해 ▲쌍방울 ▲광림 ▲비비안 ▲나노스 ▲아이오케이 ▲미래산업 등 총 7개다.

6일자 <조선비즈>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쌍방울그룹의 계열사인 미래산업은 보유 중인 아이오케이 주식 647만6842주를 결제일 기준 4일 자로 모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미래산업은 154만697주는 장외에서, 493만6145주는 장내에서 팔아치웠다. 이로 인해 광림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래산업은 이번 매각으로 총 124억1479만2320원의 목돈을 챙기게 됐다.

아이오케이 매각가는 1주당 1916원으로 추산되는데, 쌍용차 인수 발표 직전 거래일 종가인 1235원과 비교하면 55% 높은 수준이다.

이달 1일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 소식에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고 지난 4일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점을 고려할 경우, 사실상 최고가에 지분 대다수를 팔아치운 셈이다.

앞서 미래산업은 지난해 말 기준 아이오케이 주식 493만6145주(5.29%)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번에 장내 매도한 물량보다 154만697주가 적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조선비즈>사측 관계자를 인용해 “보유 중인 12회차 전환사채에 대해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주식 수가 늘었다”며 “미래산업이 거래한 5% 이상 지분 변동에 대해서는 이번 주 공시할 예정이다”고 했다.

쌍방울그룹 주가가 급등하면서 전환사채 투자자들도 서둘러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전날 광림은 7회차 전환사채 26억원에 대해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전환청구 주식수는 157만993주, 전환가액은 1655원이다. 5일 종가 4250원과 비교하면 1주당 2.5배가량 이득을 본 셈이다.

최근 광림 주가도 지난달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한 상태기 때문에 남은 미상황 전환사채에 대해서도 전환청구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크다.

광림이 발행한 전환사채 중 미상환사채는 권면총액 기준 190억원이다. 전환가능 주식 수는 1148만1284주이며, 전부 전환청구 가능기간에 속한다. 이는 광림의 전체 주식수(7524만1358주)의 15.2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 같은 쌍방울그룹 계열사들의 주가 급등은 광림이 에디슨모터스와 투자계약이 무산된 쌍용차를 인수하기로 공시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투자은행(IB) 업계 안팎에선 5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온 쌍방울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하기엔 재정상태와 기업 규모 면에서 무리수가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이 제기됐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대부분의 쌍방울그룹 내 주요 상장사들은 지난 2017년부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쌍용차를 인수하려는 광림은 2019년 60억 2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제외하면 지난 5년간 매년 200억~300억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쌍방울은 지난 2018년 952억7000만원, 2019년 364억원, 2020년 161억1000만원, 2021년 185억6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나노스(SBW생명과학)와 비비안, 아이오케이도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쌍방울그룹보다 체급이 작은 에디슨모터스도 재무적투자자(FI) 등 컨소시엄을 구성해 M&A 성사 직전까지 도달한 바 있다며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해 쌍방울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당시 마련했던 1100억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라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이 때문에 쌍방울그룹의 주가가 쌍용차 인수 의사를 내비치기 전보다 두 배 이상 급등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IB업계 한 관계자는 “쌍방울그룹이 별도의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하지 않는 이상 자금조달은 에디슨모터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전기차 사업 키우겠다’는 에디슨모터스의 비전과 달리 특장차 사업을 하는 광림은 완성차 업체인 쌍용과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쌍방울, 광림 쌍방울그룹의 계열사들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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