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박사의 안보칼럼] 4‧7 재보선에서 나타난 ‘안보농단’의 금기(禁忌)

[장순휘 박사의 안보칼럼] 4‧7 재보선에서 나타난 ‘안보농단’의 금기(禁忌)

  • 기자명 장순휘 정치학박사
  • 입력 2021.04.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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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장순휘 정치학박사] 지난 ‘4.7 재보궐선거’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사건으로 인하여 자살과 사퇴로 공석이 되는 바람에 혈세 900여억원을 퍼부어서 다시 치르는 선거였다.

과거 2015년 문재인 새정치연합대표는 고성군수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새누리당은 고성에서 무책임하게 후보를 내놓고 표를 찍어달라고 한다”고 보궐선거의 정당책임론을 외쳤다. 그리고 당헌을 수정하여 “당 소속 공직자가 부정부패사건으로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될 경우에는 후보자를 내지 않는다”고 만들어서 책임정치의 신선한 발전으로 받아들였고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여당 소속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보궐선거가 발생을 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난해 10월 당헌을 개정하여 공천하기로 바꿔서 후보를 내었던 것이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격안관화(隔岸觀火)로 외면하면서 결국은 후보를 내는 국민기만이 되었다. 모처럼 한국 정치사에 언행일치(言行一致)의 책임정치의 이행으로 기록될 초유의 기회를 날려버린 꼴이 되었다.

그리고 치러진 4.7보궐선거의 출구조사가 발표되는 4월 7일 20시15분! 그 결과는 눈을 의심할 정도의 야당의 압승이었다. 서울과 부산의 전 선거구에서 야당후보의 싹쓸이로 나타났다. 누구도 그 정도는 예상 못한 결과였다.

코로나19 때문에 저조할 것으로 우려되었지만 사전투표율은 20.54%로 역대 최고치였으며, 투표마감결과 총 유권자 1216만 1624명 중 686만 7470명이 투표하여 55.5%로서 2019년 재보선 48%보다 무려 7.5%가 높게 나타났다.

지난 15일 발표한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공동 NBS(전국지표조사)의 4.7보선결과 여론조사는 표심(票心)의 향방이 ‘집권여당이 잘못해서’라는 응답(61%)이 가장 많았고, 정작 ‘전임 시장의 잘못에 대한 심판’이란 응답은 18%로 집계되었다. 오히려 ‘야당이 좋고 잘해서’란 응답은 불과 7%수준이었지만 서울·부산시민의 ‘정권심판’이라는 야당의 선거프레임이 유효했던 분노의 표심이었다.

그러나 ‘정권교체’를 열망한다는 정도의 야당에 대한 지지도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지지도는 여당(30%)과 야당(29%)로 정당 지지율 차이가 1%로 오차범위내로서 내년에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예견하기에는 어려운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난 4년간 문정부의 구호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게”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기회는 더 불평등했고, 과정은 더 불공정했으며, 결과는 더 정의롭지 못했다”는 국민적인 공분(公憤)이 이번 4.7보선에서 민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사료된다.

정권심판에는 LH사태로 터진 부동산정책실패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경제학이론에도 없는 정책을 고집하였고, 시급 1만원이라는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촉발된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고용임금부담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고용위축으로 실업률이 증가하는 정책의 실패였다. 국회에서의 의석 180석을 앞세운 입법폭주로 정쟁을 유발했고, 선거기간 중에는 정책경쟁보다 상대후보의 네거티브에 몰두하는 구태(舊態)선거운동으로 민심의 이탈을 부추겼던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여당 패인은 ‘안보농단’에 있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 정부에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안보정책은 종북굴중(從北屈中)으로 자주국가로서 발언조차 못하는 저자세 아닌가?

지난 3월 8일부터 실시한 한미연합훈련(ROK/US Combined Exercise)은 북한눈치보기로 3년째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훈련으로 축소되어버린 ‘동맹훈련농단’이 있었다. 이에 대하여 3월 24일 행안부가 국가동원체계를 걱정하여 “실제 훈련하라”고 합참에 항의하는 초유의 일도 있었다.

3월 26일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서 희생된 장병들을 추모하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 소속 전·현직 의원들을 불참시키고, 행사장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졸다가 망신을 당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추모사에는 “장엄한 애국의 역사를 새긴 서해수호 영웅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고, 뒤로는 북한의 소행을 경고조차 못하니 군통수권자의 권위가 아쉽기도 하다.

더욱이 작년 12월 ‘천안함피폭사건’을 재조사하기로 결정한 것이 1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천안함 생존장병들과 국민적 공분이 폭발했다. 이에 2일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가 천안함피폭사건의 재조사를 의결하려다가 여론에 밀려 각하결정을 내리는 ‘천안함농단’이 있었다.

지난 3일에는 ‘제주4.3사건’ 제73주년 기념식에 국방장관과 경찰청장을 대동하고 3번째로 참석한 문대통령은 추모사에서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국가권력은 폭동, 반란의 이름으로 무자비하게 탄압했다”고 피해자적 관점에서 편향적인 연설을 하는 ‘역사농단’도 발생했다.

정치권은 국민의 선택은 준엄하고 현명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도 있지만 민심은 소리장도(笑裏藏刀)와 부저추신(釜底抽薪)하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라의 안보를 흔드는 행위는 결코 다수 국민의 용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안보농단’의 금기(禁忌)를 지켜야 한다.

<이미지=연합뉴스>

더퍼블릭 / 장순휘 정치학박사 webmaster@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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