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대장동 게이트 ‘성남FC 후원금’ 의혹…이재명-두산-수원지검장 공통점은?

제2의 대장동 게이트 ‘성남FC 후원금’ 의혹…이재명-두산-수원지검장 공통점은?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2.01.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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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시작은 <문화일보>의 단독 보도였다. 그리고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재수사를 막는 것에 항의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이 ‘제2의 대장동 게이트’로 확산됐다.

‘제2의 대장동 게이트’란 수식어가 붙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지난 24일 <문화일보>는 ‘성남시-두산건설 기업 유치 관련 정자동 의료시설 개발이익 공유방안 검토보고’ 문건을 근거로,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두산그룹 요청에 따라 두산그룹 소유의 분당구 정자동 병원부지(3005평)를 상업용지(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하는 허가를 내줬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시장이 용도변경을 해줌에 따라 당시 자금난을 겪던 두산그룹은 해당 부지를 담보로 1300여억원의 대규모 대출을 받아 자금난 숨통을 틔웠고, 매입가 70억 원대였던 두산그룹 병원 부지는 현재 부동산 가치가 1조 원을 웃돈다고 한다.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재명 시장이 용도변경 허가를 내준 직후 두산건설은 2015년~2017년 이재명 시장이 구단주였던 성남FC에 42억원을 후원했다. 대가성이 의심되는 대목으로,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선 제3자뇌물 제공을 지적하고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차병원‧네이버‧두산건설‧농협은행‧알파돔시티‧현대백화점 등 기업들의 인허가 등의 민원을 성남시가 해결주면, 이들 기업은 이재명 시장이 구단주였던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는 등 이재명 후보와 기업 간 결탁에 의한 대가성 의심을 받고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그동안 의혹으로만 제기돼오다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바른미래당의 고발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나, 지난해 9월 분당경찰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하지만 고발인 측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지난해 10월 성남지청에 사건이 송치됐다.

해당 사건을 넘겨받은 성남지청이 재수사나 보완수사 지시 여부에 시간을 끌고 있던 와중에, 지난 23일 이재명 후보와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이 ‘만문명답(박용만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이라는 유튜브 방송을 함께 했고, <문화일보>는 다음날인 24일 이재명 시장-두산그룹 간 용도변경 특혜 의혹을 보도했다.

25일에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담당했던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돌연 사직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제2의 대장동 게이트’란 수식어가 붙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깔아뭉갠 박은정 성남지청장

박하영 차장검사가 돌연 사직한 이유는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기록을 직접 보겠다’며 몇 달씩 시간을 끌고 뭉갠데 따른 반발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건설 등 기업들이 성남FC에 후원한 금액은 160여억원인데, 이중 상당 금액이 성남시 산하 체육단체 등으로 흘러 들어간 뒤 현금 등으로 인출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를 담당한 성남지청 형사1부 수사팀이 의심스러운 자금 거래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 추적을 하려 했는데, 박은정 지청장이 이를 막았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박은정 지청장은 2020년 추미애 법무부 장관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재직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를 주도한 대표적 친정권 검사로 지목된다. 박 지청장의 남편 이종근 전 대검찰청 형사부장 또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과 윤석열 총장의 징계를 사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 지청장과 이종근 전 대검 형사부장은 각각 성남지청장과 서울서부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박 지청장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뭉갰고, 이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박하영 차장검사가 사직하면서 파장이 일자, 김오수 검찰총장은 수원지검에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다만, 신성식 수원지검장은 2020년 채널A 사건 관련 KBS에 허위 제보를 하는 등 KBS가 오보를 낸데 결정적 역할을 하거나, 윤석열 전 총장 징계에도 동조한 친정권 성향의 검사라는 점에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되겠느냐는 게 법조계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재명-신성식-두산그룹 공통점 ‘중앙대’

무엇보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중앙대 법대 후배다. 중앙대 학교법인의 운영주체는 두산그룹이다. 즉, 이재명 후보의 중앙대 법대 후배이자,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중심에 선 두산그룹이 운영하는 중앙대 출신인 신성식 지검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는 것.


성남시민운동가 김사랑 씨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의 친형 고(故) 이재선 씨는 과거 김사랑 씨에게 ‘정자동 건설사에 판 것이 출신인 중앙대를 위한 것이 아닐까요? 판교특별회계 들여오고 토지 팔아서 빚 갚았지요’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사랑 씨는 “정자동 병원 부지를 두산건설에 판 이유는 자신이 나온 중앙대에 특혜를 주기 위해서 일 것”이라고 했다.

물론 이재명 시장이 정자동 병원 부지를 두산건설에 매각한 건 아니지만, 중앙대 학교법인 운영주체인 두산그룹에 용도변경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심으로 읽힌다.


▲김사랑 씨 제공

이재명 후보의 측근들도 과거 성남FC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이 후보의 측근 중 한 명으로 알려진 공공배달 서비스 운용회사 코리아경기도의 이석훈 대표는 2016년 1월 성남FC 대표이사를 지냈다.

또 경기도 지역화폐 운영사 코나아이의 이사인 마술사 출신 신모씨는 홍보 이벤트 업체를 운영하던 2014년 3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성남FC에서 홍보 이벤트, 마스코트 인력 공급, 게릴라 이벤트 등 명목으로 8000만여 원 규모의 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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