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도개공 사장 공모 마감 전 황무성 사전면접…‘바지사장’ 필요했나?

유동규, 도개공 사장 공모 마감 전 황무성 사전면접…‘바지사장’ 필요했나?

  • 기자명 최얼
  • 입력 2021.11.15 18:03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는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미지-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공사 사장직 공모에 지원하기 전 유동규(구속 기소) 전 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면접을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사장에 따르면, 황 전 사장과 유동규 전 본부장의 당시 만남은 ‘사전 면접’ 성격이 강한 미팅이었고,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른바 ‘말 잘 듣는’ 인물을 뽑으려는 인상이 강했다는 것.

15일자 <국민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황 전 사장은 공사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2013년 7월과 8월 두 차례 유동규 전 본부장을 만났다고 한다.

해당 자리는 황 전 사장에게 공사 사장직 응모를 권한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이 주선한 자리로 알려진다.

공사 사장 지원서 접수 마감일은 같은 해 9월 2일이었고 면접은 이튿날인 3일에 있었다. 황 전 사장은 면접 9일 뒤인 9월 12일 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황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유한기 전 본부장과의 대화내용에 대해 진술했는데, 그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자신의 취임부터 사임까지의 모든 과정이 기획된 것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주장해 왔다.

즉, 공사의 실세였던 유동규 전 본부장이 사장 면접 절차부터 개입함과 동시에 이른바 ‘바지 사장’을 물색한 게 아니냐는 것.

황 전 사장은 대장동 게이트가 불거진 후 본인의 사장 임용 과정을 나름대로 되짚어보니, 당시 성남시 최고위층 등 윗선 의중에 따라 바지 사장으로 내정됐었다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한다.

당시 채용에 관여한 한 외부위원에게서도 이 같은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해당 외부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윗선이 사장 임용에 특정 의중을 내비친 건 아니다”면서도 “어느 지방공사 사장이든 시장의 사람들이 되는 것은 상식”이라고 전했다.

현재 검찰은 이러한 정황들을 바탕으로 유동규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을 미리 면접했다는 사실을 의미심장하게 보면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황 전 사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가 임박한 2015년 2월 유한기 전 본부장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게 됐고, 결국 임기를 1년 6개월 남겨둔 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달 24일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현 이재명 캠프 선대위 부실장)과 유동규 전 본부장의 압력으로 황 전 사장이 사퇴했다는 정황이 담겼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에게 “(사직서를) 써주십시오. 왜 아무것도 아닌 걸 못 써주십니까”라며 사직서 제출을 14차례 요구했고, 유동규 전 본부장과 ‘정 실장’을 수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유한기 전 본부장의 사퇴 압박은 직권남용에 해당될 소지가 크고,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지시한 최종 지시자에 대한 규명에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대장동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정진상 부실장에 대한 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어, 검찰의 ‘이재명 구하기’기가 아니냐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이미지-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더퍼블릭 / 최얼 chldjf123@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