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이어 경유값 대란…주유소 3곳 중 1곳, 경유가 더 비싸

요소수 이어 경유값 대란…주유소 3곳 중 1곳, 경유가 더 비싸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2.05.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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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지난해 경유차량에 사용되는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가운데, 이번엔 경유값이 폭등해 휘발유값을 추월한 주유소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1941.46원으로, 휘발유 가격(리터당 1943.79원)보다 불과 2.3원 낮았다.

이는 지난 1월 1일 경유(리터당 1441원)와 휘발유(리터당 1622원)간 가격 차이가 리터당 181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격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오피넷에 공시된 전국 1만1040개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비교한 결과, 전날 기준 5620개(34.2%) 주유소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유종의 가격이 같은 곳은 1839곳(16.7%)이었다. 절반이 넘는 주유소에서 경유를 휘발유보다 비싸게 팔거나 같은 금액에 팔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제주에 이어 인천, 대전, 경남의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뛰어넘었다. 휘발유와 경유의 전국 평균가격 격차는 지난달 30일 54원에서 이날 2.3원까지 좁혀졌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조만간 전국 평균 가격에서도 경유가 휘발유를 완전히 제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경유값이 치솟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경유는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은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수급에 불균형이 생겨 전 세계에서 경유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휘발유의 유류세 비율이 경유보다 높아 인하율을 높였을 때 휘발유의 할인폭이 더 크다는 점도 이 같은 현상을 가속화했다.

두 유종의 리터당 가격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휘발유가 약 56%, 경유는 약 47%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율을 20%에서 30%로 확대했을 때, 리터당 할인 효과가 휘발유는 82원, 경유는 58원으로 휘발유가 더 큰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정유사들이 유통비용과 마진을 과도하게 책정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정유사들은 원유 도입 비용과 도입 당시 부과되는 관세에 정제비용 및 마진을 붙여 공장도 가격을 결정하고, 유류세를 더해 주유소에 판매한다. 주유소는 다시 이 가격에 유통비용과 마진을 붙여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석유시장감시단이 지난 4월 한 달간 국제 경유 가격과 공장도 가격을 분석한 결과, 정유사들은 국제 경유 가격이 20.23원 상승할 때 공장도 가격을 75.80원 올렸다. 같은 기간 국제 휘발유 가격이 6.06원 오를 때 세전 공장도 가격은 19.25원 올렸다.

국제 가격이 1원 상승할 때마다 국내 경유 판매 가격은 3.75원, 휘발유 판매 가격은 3.18원 올린 것이다. 즉, 휘발유보다 경유에 더 많은 마진을 부과했다는 것.

다만 정유업계에선 경유 가격 상승이 마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 경유 가격 상승과 유류세 인하 효과가 중복되면서 휘발유 가격 대비 경유 가격이 높아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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