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 칼럼] 예비역 군인, ‘특정 후보 지지’가 아닌 ‘국민을 위한 공공재’ 역할 필요

박진호 정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 / 기사승인 : 2021-09-29 18: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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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의 지성’ 보다 ‘집단의 지성’ 발현 절실
▲ 박진호 정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

[더퍼블릭 = 박진호 정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 대한민국 헌법은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 준수를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반세기 이상 지속되고 있는 북한과의 군사적 대치 상황으로, 대선때만 되면 여야 대선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명망 있는 예비역 군인들을 캠프로 영입하여 정책적 조언 청취뿐만 아니라 후보 개인의 안보관을 투영(投影)시키는 참모로 활용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군인들이 전역 이후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의 안전 보장과 직결된 민감한 사안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되어 국운(國運)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선 정국에서, 예비역 군인들이 특정 후보를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은 국민들과 후배 현역 군인들에게 크게 환영 받을 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예비역 군인들이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정치적 이유는 대한민국의 부국강병을 위한 개인의 충심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이 정략적 판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선거 정국에서 정치관에 따라 안보정책을 조언하는 예비역 군인들의 얼룩진 모습은 대한민국 국군의 명예와 발전에 정치적 멍에를 씌우는 것이다.

달리 말해, 예비역 군인들이 대선 정국 속 정치적 활동이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 준수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역행하는 것이고, 이들은 과거 전우들과 ‘정책적 소통을 통한 정치적 공감대 형성’ 보다는 ‘정치적 소통을 통한 정책적 반목을 조장’하고 있어 국군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헌법이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 준수를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취지는 대한민국의 안전 보장과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국군이 정략(政略)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통령이 정무적 판단에 따라 수립하는 안보정책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국군 통수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이 부여한 정치적 행위이지, 국군을 정략(政略)의 대상으로 변질시키는 것은 아니다.

대선 후보들이 정략적 목적에 따라 안보정책 공약을 판단 및 수립하는 상황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예비역 군인들은 ‘정책적 판단이 아닌 정략적 판단’을 내리는 위험성에 스스로를 노출시키고 있다.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위중한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에게 정략적 판단에 따라 정책 조언을 하는 예비역 장성들의 모습에서 과거 지장(智將), 덕장(德將), 용장(勇將)의 모습을 더 이상 찾을 수가 없어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정부조직법’과 ‘국군조직법’을 분리하고 있다. 이 같은 법률 체계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국군 조직의 특수성을 방증하는 것이다. 현역 및 예비역 군인들이 한반도 안보상황과 우리나라의 안보정책에 대해서 다양한 견해를 가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기대하는 국군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선 ‘군중의 지성’이 아닌 ‘집단의 지성’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예비역 군인들이 대선을 앞두고 정쟁(政爭)에 빠져 있는 대선 후보들을 지지하기 보다는 모든 후보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국민을 위한 공공재로서 경륜과 혜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더퍼블릭 / 박진호 정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 webmaster@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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