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녹취록’ 허위조작 한 우상호?…당초 녹취록은 왜 가렸나?

‘김만배 녹취록’ 허위조작 한 우상호?…당초 녹취록은 왜 가렸나?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2.02.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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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해석의 차이…제가 국문과 출신인데 어이가 없다”

▲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 제공.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윤석열 영장 들오면 윤석열은 죽어’라고 언급한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만배 일당의 흑기사’라고 주장한데 대해, 국민의힘은 22일 “악마의 편집”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앞서 우상호 본부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간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당시 우 본부장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김만배 씨는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고 말했고, 한 대화자는 “죽죠.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긴 해. 윤석열은”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김 씨는 또 “(윤 후보가)되게 좋으신 분이야. 나한테도 꼭 잡으면서 ‘내가 우리 김(만배) 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는 게 우 본부장의 설명이었다.

우 본부장은 “윤 후보가 김만배에게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말한 것은 자신이 도와준 것이 드러나지 않게 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윤 후보야말로 대장동 비리의 뒷배를 봐준 ‘대장동 김만배 일당의 흑기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우 본부장은 다만, 김 씨와 정 회계사가 포함된 대화 녹취록 일부를 모자이크 처리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부분은 쏙 뺀 우상호…유상범 “윤석열 후보 비방하기 위한 악마의 편집”

우상호 본부장은 김만배 씨와 정영학 회계사 등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윤석열 후보가 김만배 일당의 흑기사라고 주장했지만, 우 본부장이 공개한 녹취록이 ‘악마의 편집’이란 반박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이양수 수석대변인과 김은혜 공보단장, 유상범 법률지원단장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 본부장이 모자이크 처리했던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면서 “우 본부장이 윤석열 후보를 비방하기 위해 녹취록을 사실상 왜곡했다”며, 법적대응을 시사했다.

유상범 법률지원단장은 “우 본부장은 녹취록에서 김만배 씨가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고 말했다고 밝히면서 윤석열 후보가 김 씨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고, 또한 관련된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취지로 말해 사실상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후보자를 비방했다”고 지적했다.

유 단장은 “김만배 씨가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죽어’라고 말하기 직전 문맥을 보면, 김 씨는 ‘양승태 대법원장님은 되게 좋은 분이야’, ‘윤석열은 (양승태)대법원장님, 저거 회복하지 않는 한 윤석열은 법조’에서 등이 언급되고 있다”며 “다시 말해, 윤석열 후보가 소위 ‘사법농단’ 수사로 인해 양승태 사법부 판사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기 때문에 영장이 법원으로 청구되면 판사들에 의해 (영장이)죽는다는 게 (김만배 씨)발언의 진짜 의미”라고 반격했다.

유 단장은 이어 “게다가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긴 해, 윤석열은’이란 발언은 녹취록에서 다른 대화 참여자가 한 발언으로, 이를 두고 김 씨가 윤 후보를 그렇게 평가했다고 주장한 우 본부장의 말은 완전히 허위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김 씨가 ‘되게 좋으신 분이야’, ‘나한테도 꼭 잡으면서 내가 우리 김 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 본부장은 김 씨가 윤 후보와 깊은 관계라고 확인시켜 줬고, 윤 후보가 자신을 도와준 것이 드러나지 않게 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는데, 그러나 김 씨의 전후 대화 문맥에 따르면, 김 씨 발언이 가리키는 대상은 윤 후보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히 확인된다”고 했다.

유 단장은 “우 본부장이 언급한 김 씨 발언에서는 그 대상이 명시적으로 표현돼 있지는 않지만, 그보다 앞서 ‘양승태 대법원장님은 되게 좋으신 분이야’라고 말해 대상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 특정된다”며 “그러므로 이 발언 직후 언급된 ‘내가 우리 김 부장 잘 아는데’ 발언의 화자(話者-말하는 사람) 역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욱이 그런 발언 이후에 대화 참여자들은 김 씨와 양 전 대법원장이 함께 여러 차례 산행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다시 말해 김만배 씨가 ‘되게 좋으신 분’이라고 지칭한 사람과 ‘우리 김 부장’이라고 말한 사람은 모두 양 전 대법원장”이라고 강조했다.

유 단장은 “우 본부장은 이와 같이 허위사실공표와 윤 후보 비방을 하기 위해 그 근거가 되는 녹취록을 사실상 왜곡했다”며 “(우 본부장이 지난 20일 녹취록을 공개할 당시)윤 후보에게 불리하도록 김만배 씨의 특정 발언 부분만 강조하고 나머지 부분은 알아볼 수 없도록 지워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국민들이 해당 대화의 전체 내용을 보면 (우 본부장)자신의 주장이 허위라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뤄진 고의적인 2차 가공”이라며 “민주당이 선거에 불리해지니 조작도 서슴지 않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를 비방하기 위해 사실을 악의적으로 조작한 민주당의 불법 정치공작에 대해 선처 없는 법적대응을 나설 것임을 다시 한 번 엄중히 경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이 지난 20일 공개한 김만배 녹취록 관련 팩트TV 캡처(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 제공).

 

몇 가지 사실+가공의 시나리오+가상의 서사=허구…김은혜 “양승태라는 ‘주어’ 빼고 윤석열 넣어”

김은혜 공보단장은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부분을 거론하며 “그 당시(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로 추정) 대법원장과 관련한 수사에서 재판부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었고, (검찰의)영장이 쳐 진다면 (영장실질심사에서)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상식선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또 “김만배 씨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여러 산을 등산을 함께 하면서 돈독한 관계임을 과시하는 대목이 눈에 띄는데, 즉 김만배가 양승태 전 원장에 대한 두터운 친분을 과시하면서 ‘되게 좋으신 분’, ‘손을 꼭 잡으며 위험하지 않게 하라’고 덕담을 건넨 것을, 우상호 본부장은 악마의 편집을 통해 윤석열 후보가 (김 씨의)후견인인 것처럼 묘사한 것”이라 꼬집었다.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긴 해 윤석열은’ 이란 발언에 대해선 “(사법농단 수사로)재판부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윤 후보가 미운털이 박힌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했다.

유 단장은 기지회견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우 본부장은)윤석열 후보가 김만배 씨와 긴밀한 관계에 있고, 윤석열 후보가 사건과 관련돼 어떠한 좋은 영향력을 미쳤다는 듯이 (녹취록)공개를 했기 때문에 사실 악마의 편집이라 볼 수 있다”며 “그래서 이 부분은 저희가 좀 더 법적으로 검토해서 고발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국민들에게 실체적 진실을 알려드려야 하는데,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비리의 몸통이라는 걸 숨기기 위해서 몇 가지 사실에 가공의 시나리오와 가상의 서사를 얹어서 허구의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며 “대표적인 것이 양승태라는 ‘주어’를 빼고 윤석열을 넣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상호 “해석의 차이…국문과 출신”…이양수 “남욱, 김만배가 윤석열에게 어떤 부탁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

국민의힘의 악마의 편집 의혹 제기에, 우 본부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해석의 차이”라면서 “제가 국문과 출신인데 어이가 없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우 본부장은 “한 나라의 대법원장이 김씨의 손을 잡으면서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할 리가 있냐”며 “검사 출신인 윤 후보면 몰라도 대법원장이 그렇게 한 게 상식적인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얘기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를 조작범으로 몰면서 자신들의 해석을 갖다 붙여서 억지를 쓰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대장동 비리를 이 후보 비리로 만들려고 수개월 노력한 것이 수포로 돌아가자 이제 억지를 부린다.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제보에 따르면, (천화동인 4호 소유주)남욱은 검찰 조사에서 김만배가 윤석열에게 어떤 부탁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며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부분도 함께 공개되길 바란다. 거짓 네거티브로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일침을 날렸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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