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전주(錢主)’ 스타모빌리티 회장님의 실체[추적2탄]

‘라임 전주(錢主)’ 스타모빌리티 회장님의 실체[추적2탄]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0.03.2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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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적 묘연’ 김봉현…회장님은 도망 중?

▲ 라임자산운용사 홈페이지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라임 사태-회장님-전 靑 행정관의 상관관계[추적1탄]’에서도 언급했듯이,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WM 센터장과 피해자 간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록에는 장 전 센터장이 15억원에 라임자산운용사를 인수하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그 배후에 ‘회장님’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쯤 되면 ‘상장사 2개를 갖고 있고, 비즈니스 감각도 크고, 나이는 그렇게 많지 않으며, 로비를 어마무시하게 한다’는 회장님이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장 전 센터장이 한껏 치켜세웠던 회장님은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옛 인터불스)’의 실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3월 29일자 스타모빌리티 정기주주총회 결과 공시사항을 보면, 스타모빌리티는 이날 3명의 사내이사를 신규 선임하는데, 3명의 사내이사 중 1974년 12월생인 김봉현 씨가 비즈니스 감각이 크고, 나이는 많지 않으며, 로비를 어마무시하게 한다는 회장님이다.

3명의 사내이사 중 또 한명은 김중희 씨로, 김중희 씨는 김 회장이 컨소시엄을 통해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직후 상조회 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스타모빌리티의 당시 공시에 따르면, 김봉현 회장은 광주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일진금속 이사, 에이스메탈 부사장을 거쳐 일신스틸 회장 및 바른종합건설 회장을 역임했다.

당시 스타모빌리티는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인터불스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바이오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봉현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봉현 회장은 당시 “4월에 진행 중인 전환사채 발행을 마무리하고 예정된 미국 면역세포항암치료 기업인 윈드밀 투자를 완료할 예정”이라며 “메디베이트와 함께 진행하는 윈드밀 지분인수 건은 미래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행보”라고 언급했다.

라임자산운용은 김 회장이 실소유주인 스타모빌리티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는데, 지난 1월 17일자 스타모빌리티 공시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1월 13일 스타모빌리티 전환사채를 1주당 2310원에 844만 1558주(41.15%)를 인수했다. 195억원 상당이다.

당시 라임은 스타모빌리티 경영에 참가하기 위해 전환사채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 단순투자목적이라 밝혔다.

 

▲ 2018년 3월 29일 공시된 스타모빌리티 정기주주 총회 결과
‘스타모빌리티 실소유주’ 김봉현 회장
스타모빌리티-제주스타렌탈 인수계약

제주스타렌탈 지분 인수 계약 철회…스타모빌리티, 김봉현 회장 고소

라임이 스타모빌리티 전환사채를 매입하기 한 달 전에는 다소 일반적이지 않은 계약 내용이 공시됐다.

스타모빌리티가 제주도에서 렌트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제주스타렌탈’의 지분을 매입할 것이란 내용이었는데, 장준영 전 센터장이 피해자와 맞나 회장님을 거론(12월 19일)하기 3일 전인 12월 16일, 스타모빌리티는 ‘신규 사업 진출 및 사업 다각화’라는 명분으로 제주스타렌탈 주식 12만 6050주를 225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제주스타렌탈 지분 매입금 225억원은 스타모빌리티 총자산대비 50.92%에 해당하고, 자기자본 대비 59.85%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었다.

또 스타모빌리티가 인수한다고 공시한 주식 12만 6050주는 제주스타렌탈 지분 84.60%(총 주식수 14만 9000주)에 해당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스타모빌리티는 공시 3일 전인 12월 13일에 이미 계약금 200억원을 지급했고, 12월 20일 나머지 잔금 25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라 공시했다.

통상적으로 계약을 할 때 계약이 파기될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계약금을 인수대금의 50%를 넘기지 않는 게 상식이다. 특히, 부동산 매매 계약의 경우 시세의 10%를 계약금으로 지급한다.

하지만 스타모빌리티는 총 인수대금의 98%에 해당하는 200억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라임 피해자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우리 김정철 변호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왜 이리 계약금을 높여 무리한 계약을 한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계약이 파기돼 스타모빌리티가 계약금을 떼이는 상황이 되면, 법적으로 제주스타렌탈 대표에게 그냥 200억을 주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스타모빌리티는 잔금 지급기일을 당초 20일에서 24일로 변경했고, 26일에는 ‘실사 이후 발생한 (제주스타렌탈)우발채무 및 계약 불이행으로 인해 철회’한다고 밝혔다.

공시 내용만 놓고 보면 스타모빌리티 입장에선 제주스타렌탈의 우발채무 및 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계약파기의 책임을 묻고 계약금 200억원을 회수했어야 하는데, 당시 공시에는 그런 내용은 적시되지 않았다.

다만, 라임 사태가 불거지면서 김봉현 회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갈 때쯤인 지난 18일, 스타모빌리티는 특정경제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으로 김 회장을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스타모빌리티는 김 회장을 실질사주라고 인정했고, 김 회장의 횡령 금액은 스타모빌리티의 자기자본(192억원) 대비 268.8%에 해당하는 517억원이라고 했다.

횡령금액 517억원 가운데 317억원은 스타모빌리티가 다른 회사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모 법무법인에 맡겨 둔 돈인데 김 회장이 이를 임의로 회수했고, 나머지 200억원은 제주스타렌탈 계약금으로 이 역시도 김 회장이 임의로 돌려받아 횡령한 것으로 전해진다.

 

▲ 제주스타렌탈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결정 철회 공시 이사회 의사록.
잠적한 회장님…수원여객 횡령 사건
친노 인사에 정치자금 20억원 제공? 

‘영장실질심사’ 앞두고 달아난 회장님

▶금감원에서 청와대로 파견된 행정관과의 친분을 이용해 금감원 조사를 막았고 ▶컨소시엄을 꾸리고 로비를 통해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한 뒤 재매각 조항을 어기고 보람상조에 웃돈을 얹어 상조회를 재매각 한 것도 모자라 상조회 계좌에서 현금 230억원을 인출한 것으로 의심 받고 있으며 ▶본인 소유의 회사 자금을 횡령해 고소당한 김봉현 회장은 현재 잠적한 상태다.

김 회장이 자신의 지인과 공모해 경기도의 한 버스회사 자금을 횡령한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지난 1월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15일 공시된 수원여객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수원여객 경리담당 전무이사인 김모 씨(1978년생)는 지인인 김 회장 등과 공모해 회사자금을 횡령하는 불법행위가 발생했고, 이로 인한 수원여객의 피해규모는 161억 5000만원으로 추산됐다.

전무이사 김 씨와 김 회장을 연결해 준 인물이 라임 조사를 막았다는 의혹을 받고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다. 김 회장과 동향 친구로 알려진 전직 행정관은 전무이사 김 씨와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라고 한다.

김 씨와 김 회장 등은 2018년 10월부터 12월까지 205억원의 자금을 인출했다가 재입금했고, 2019년 1월 횡령 피해액인 161억원 가량을 인출했다.

161억원 가운데 수원여객이 보유한 예금과 단기금융상품 등이 123억 2000만원이었고, 나머지 금액은 우리은행 주출금 통장의 한도대출을 이용해 인출했다고 한다.

수원여객은 전무이사 김 씨와 김 회장 등 4인을 지난해 1월 21일 수원서부경찰서에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고, 해당 사건은 같은 해 3월 2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이관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현재 김 회장 등에 수배를 내리고 쫓고 있는데, 경찰 수사가 본격화 되자 경리담당 전무이사 김 씨는 지난해 11월 해외로 도피했고, 김 회장도 지난 1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달아나 지금까지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다. 


▲ 수원여객 2018년 감사보고서


수원여객 횡령 사건의 전말

김 회장이 잠적하게 된 계기, 수원여객 횡령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수원여객은 사모펀드(PEF) 투자운용사 스트라이커캐피탈매니지먼트와 알펜루트자산운용이 공동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여객 최대주주인 스트라이커캐피탈은 2018년 3월 수원여객을 인수했는데, 당시 스트라이커캐피탈은 인수자금을 조달하던 과정에서 김 씨로부터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잠적)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스트라이커캐피탈 측은 라임에 수원여객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는 형식으로 인수대금을 조달했는데, 당시 라임의 요구조건은 김 씨를 수원여객 경리담당 전무이사로 선임해달라는 것이었고, 스트라이커캐피탈 측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라임은 대출금 만기 상환을 두 달여 앞둔 지난해 1월 ‘계약에 명시된 조건에 따르는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스트라이커캐피탈 측에 대출금 상환을 요구했다.

스트라이커캐피탈 측이 대출금 상환을 하지 못하면 라임에 담보 잡힌 수원여객 지분이 넘어갈 위험성이 컸다. 다만, 스트라이커피탈은 대출금 상환에 성공했다.

스트라이커캐피탈 측은 대출금 상환 직후 경리담당 전무이사 김 씨가 김 회장과 관련된 여러 법인에 회사자금 161억원 가량을 옮긴 사실을 포착했고, 이에 김 씨는 ‘대출금 상환에 회사자금을 사용할까봐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했지만, 결국 김 씨는 161억원을 원상복구하지 않고 해외로 도피했으며, 김 회장도 잠적하고 말았다.

김 씨와 김 회장 등은 당초 라임이 스트라이커캐피탈 측에 대출을 해주면서 담보로 설정한 수원여객 지분을 김 회장에게 매각하고, 김 회장은 여기에 웃돈을 얹어 다른 곳에 매각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 스트라이커캐피탈 홈페이지


‘로비를 어마무시하게 한다’더니…수사팀 보강 검토 중인 법무부

한편, 김 회장이 친노 인사에게 20억원의 정치자금을 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 때 김 회장과 사업파트너였던 한 인사는 김 회장이 ‘나와 막역한 친노 인사에게 정치자금 20억원을 제공했으며, 그를 통해 300억원을 책임지고 끌어 오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해당 친노 인사는 <조선일보>에 “후배를 통해 김 회장을 소개받아 몇 번 만났고 펀딩을 요구해 담당 부서에 연결해줬을 뿐이다. 20억원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 친노 인사는 현 정권에서 한 공제조합 감사로 임명됐고,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라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에는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지검에서 파견된 4명을 포함해 총 9명의 검사가 포진돼 있다. 수사팀은 라임자산운용 본사와 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KB증권·우리은행 등을 압수수색해 자금 흐름을 분석 중이다.

당초 수사팀 보강에 선을 그었던 추미애 법무부는 최근 수사팀을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등의 혐의로 라임과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대신증권 등을 고소했거나 고소할 예정이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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