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시중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4개월 째 감소세인 가운데 마진을 방어해주던 요구불예금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이 지난 25일 기준 705조73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대비 8조6634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이 가운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경우는 요구불예금의 한 종류인 MMDA(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포함돼있다.
요구불예금은 0.1~0.2%의 이자 수준으로 은행들에게는 ‘저원가성 예금’으로 마진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한다. 조달 비용은 적은데 잔액은 크고 이자는 낮아 중요한 영업 수단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자산시장이 불안정하거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이 급증한 적도 있으나 최근 가계대출에 이어 이것마저 줄어들자 은행들은 이자 마진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자 마진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새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은 있지만 근원적인 영업인 요구불예금 확대에 힘써야 할 때”라고 밝혔다. 다만 요구불예금은 갑자기 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은행들의 요구불예금이 줄어든 것은 상대적으로 금리 경쟁력이 있는 인터넷은행으로 고객을 뺏긴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비대면을 선호하는 현상도 인터넷은행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도 보인다.
실제 토스뱅트는 ‘조건없는 2% 금리통장’을 출범해 5개월 만에 235만 고객을 확보했다. 해당 통장은 별도의 조건없이 통장에 자금을 넣어두기만 하면 연 2%의 금리(잔액 1억원 초과시 0.1%)를 제공한다. 토스뱅크는 이러한 시도가 단발적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 정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비대면에 익숙하고 손해 보기 싫어하는 스마트컨슈머 MZ세대들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의 쏠림 현상은 앞으로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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