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종로세무서장의 취재기자 감금의 진실은?....'코로나와 5‧18민주화운동 제41주기에 세정협의회 개최가 핵심'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1 10: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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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 VS 감금‧실랑'일까?...민원 제보가 들어와 취재 강행
▲ 지난 18일 서울 종로세무서 옥상 카페에서 진행된 세정협의회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코로나19로 공직사회에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종로세무서가 납세자와 ‘세정협의회’를 진행했고, 제보를 받고 이를 취재하던 기자와 종로세무서 간 실랑이가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41주기였던 지난 18일 오전 11시께 종로세무서 옥상 카페에서 종로세무서장과 세무서 과장, 관내 납세자 2명이 참석한 세정협의회가 진행됐다. 세정협의회에 합석하지 않았지만 옥상에는 종로세무서 소속 계장 1명도 있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공직사회에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모 인터넷언론사 소속 A기자는 이날 종로세무서 옥상에서 세무서장 주도의 세정협의회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제보를 받고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현장 취재에 나섰고, 제보가 사실임을 확인한 해당 기자는 휴대전화를 통한 동영상 및 사진 촬영으로 증거를 남겼다.

이 과정에서 종로세무서 측의 항의가 있었고, A기자는 “세정협의회 개최가 정부 방역수칙 위반 아니냐”고 맞섰다.

그러자 세무서 측은 기자의 휴대전화에 담긴 영상 등을 지우기 위해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고, 해당 기자는 휴대전화를 안 뺏기려 방어하는 등 실랑이가 벌어졌다.

세무서 측과 기자 간 실랑이는 감금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A기자가 현장을 떠나지 못하게 세무서 측이 막아섰다는 것이다. 이에 A기자는 자신이 소속된 매체의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사실을 전했고, 해당 국장은 이를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고 한다. 

국세청 측 “무단취재 뒤 도망가는 것 제지한 것”…취재기자 “취재영상 담긴 휴대전화 뺏으려”

다만, 감금 및 실랑이 여부를 놓고 세무서 측과 기자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국세청 측은 A기자가 신분을 밝히지 않았으며, 기습적으로 세정협의회를 진행하는 모습을 촬영한 후 재빠르게 현장을 벗어나려 했다는 입장이다.

즉, A기자가 사전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무단으로 취재를 시도했고, 취재 직후 도망가려는 것을 제지했다는 것.

종로세무서 측이 도망가려는 A기자를 제지하자, A기자는 “세정협의회 개최가 정부 방역수칙 위반 아니냐”고 따졌다고 한다.

국세청 측은 무단취재 직후 도망가려는 A기자를 제지한데 불과한 것이지 감금 등은 전혀 사실 아니고, A기자와 종로세무서 간 오해로 발생한 일종의 해프닝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세정협의회는 사적인 모임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규정된 모임이기 때문에 방역수칙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다.

반면, A기자는 코로나19 시국에 세정협의회를 진행한 것 자체가 부적절한 처사고, 감금 시도 및 실랑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A기자는 “다른 서울지역 세무서는 현 시국에 세정협의회를 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종로세무서만 지난 4월부터 5‧18민주화운동 제41주기였던 지난 18일까지 2~3명씩 쪼개서 수차례 세정협의회를 진행했다는 제보가 있었고, 당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현장에 갔던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국세청 측은 사전 취재 허가도 받지 않은 무단취재라고 하는데, 퇴임을 한 달여 앞둔 종로세무서장이 코로나 시국에 부적절하게 세정협의회를 진행한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나간 것이다. 사전에 취재 허가를 요청했으면 허가 했겠나”라며 “또 신분도 밝히지 않았다고 하는데, 분명 명함을 주면서 신분을 밝혔고, 취재 목적도 밝혔다”고 부연했다.

감금 및 실랑이 여부에 대해선 “종로세무서장과 과장, 관내 납세자 2명이 옥상 카페에서 세정협의회를 진행했고, 테이블에는 샴페인 잔이 올려져 있었다. 휴대전화로 이를 촬영했고, 세무서 측이 영상을 지우기 위해 휴대전화를 뺏으려하면서 실랑이가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옥상 문을 잠그고 문 앞에 계장이 딱 지키고 서 있었다”고 했다.

세정협의회, ‘로비의 통로’라는 지적도…정치권도 예의주시? 

사건의 시발점인 세정협의회는 세무서 측이 납세자를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현장소통의 일환이다.


다만, 납세자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현장소통의 일환이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하게도 전관예우 등 ‘로비의 통로’, 세무서와 납세자간의 ‘유착창구’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를 테면 세무서장이 현직에 있을 때 세정협의회에 이름을 올린 관내 기업인들과 친목을 쌓은 뒤 퇴직 후 개업하면 거래처가 된다든지, 혹은 기업의 고문으로 활동하는 등의 창구로 전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해당 사건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권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세무서 측과 취재기자 간 실랑이를 했다는)보도를 접하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국세청에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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