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이준석의 노림수…공천권 둘러싼 당권싸움 신호탄

[심층분석]이준석의 노림수…공천권 둘러싼 당권싸움 신호탄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2.06.10 21:52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 9일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9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국민의힘은 보수우파진영을, 더불어민주당은 진보좌파진영을 대변한다. 보수우파와 진보좌파, 무엇이 더 좋고 나쁘다는 우열을 가릴 순 없지만 ‘그래도 경제와 안보는 보수가 잘하지 않느냐’는 게 보수우파 측의 인식이다.

보수우파가 경제와 안보 면에선 진보좌파보다 더 나을 진 몰라도, 고치기 힘든 불치병을 갖고 있다. 바로 ‘계파갈등’이다. 작금의 민주당이 ‘친문‧친명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지만, 계파갈등은 보수정당의 전매특허로 자리 잡은 지 꽤 됐다.

특히 총선 즈음해서 보수정당의 계파갈등은 정점을 찍는데, 당내 주류세력이 비주류세력을 낙천시키는 이른바 ‘공천학살’이란 고질병이 반복돼 왔다.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당내 주도권을 쥔 친이계가 김무성‧서청원‧홍사덕‧김재원 등 당시 친박계 인사들을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친박 학살을 자행했고, 4년 뒤인 2012년 19대 총선에선 주류로 부상한 친박계가 김무성‧안상수‧진수희‧박형준‧이동관 등 친이 학살로 앙갚음을 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의 경우 공교롭게도 당시 당내 사정에 의해 친박과 친이계로부터 공통적으로 학살을 당한 희생양이었는데, 김무성 대표 시절인 2016년 20대 총선에선 당권은 비박계가 차지했으나, 공천 주도권을 친박계가 쥐면서 ‘피의 화요일’이란 말이 나올 정도의 비박 학살이 연출됐다.

2020년 21대 총선 또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공천 번복 논란과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사천 논란으로 유권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는데, 특히 황교안 대표의 대권 경쟁자로 지목됐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나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등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인사들을 낙천시켰고, 김무성 전 대표는 험지 중 험지인 호남 출마 의사를 내비쳤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과는 민주당이 위성정당 의석수 포함 180석을 가져갔고, 미래통합당은 간신히 개헌만 저지할 수 있는 규모인 103석을 얻는데 그친 대참패였다.

이처럼 총선 정국에서 공천 학살 반복으로 인한 계파갈등이 보수정당의 고질병인데, 22대 총선을 2년여 앞둔 현 시점에서도 고질병이 도지려하고 있다. 이에 <더퍼블릭>이 공천권 사수를 위한 당권경쟁 한복판에 자리한 집권당 대표의 정치적 포석에 대해 짚어봤다.

‘최연소 당대표 VS 최다선 의원’ 간 설전…이준석과 ‘대깨준’도 언젠간...

여의도 정치판을 주도하고 있는 집권당과 제1야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 제1야당의 내홍은 당연한 것이다.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내줬으니,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은 당연하고 두 달여 뒤면 차기 총선 공천권이 달린 전당대회까지 예정돼 있다 보니 친문‧친명 간 계파갈등은 관례적인 것이다.


의아한 대목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승리한 집권당의 내전이다. 지방선거 승리 후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헤아리겠다”다더니, 역대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지닌 당대표와 당내 최다선 국회의원이 볼썽사나운 설전이 벌였다.

집권당 내 설전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답답할 노릇이다. 아마도 대통령실과 정부의 심정도 마찬가지이지 싶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도의 폭염 등으로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장바구니 물가 상승 및 유가 상승 ▶물가는 상승하는데 경제성장률은 뒷걸음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있는 북한 ▶반도체 등 미래먹거리 산업 선점 여부 등 당‧정‧대가 합심해서 국정을 이끌어도 모자랄 판국에 당대표라는 인사와 최다선 의원이 너무나도 노골적이고 원색적인 감정싸움을 벌였으니 말이다.

당대표와 최다선 의원 간 감정 섞인 설전의 발단은 지난 6일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에 대한 저간의 사정을 폭로하면서다.

이준석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은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치권의 교류를 도모하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로하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성격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정진석 부의장은 “집권당 대표가 우크라이나에 간 저간의 사정을 알아봤는데,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안보 핵심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며 “보름 전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행을 고집해서 하는 수없이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의 초청장을 받아준 모양”이라며, 당초 정부 측에선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에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당초 정부가 난색을 표한 데에는 미국의 최우방으로 꼽히는 일본‧인도‧호주 등 쿼드(Quad) 국가에서도 전쟁 한복판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사례가 없었고,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친서도 없이 꼭 우크라이나를 방문해야 하나 하는 의구심, 그리고 실효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도 자칫 러시아를 자극해 한‧러 간 직접적인 갈등‧충돌을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진석 부의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 사이에 얽히고설킨 애증, 우리로서는 이해조차 어려운 일이다. 물론 전쟁으로 빚어진 인도적 참상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그렇더라도 어느 일방의 편을 들기는 곤란하다.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가 우리에게는 여전히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러시아 역성’이란 확대해석으로 정 부의장에게 반격을 가했다. 인도적 참상을 외면해서는 안 된지만, 그렇다고 한국과 일본처럼 애증이 얽히고설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관계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섣불리 끼어들어 러시아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지적을 ‘러시아의 역성을 들고 있다’식으로 확대해석해 공격한 것이다.

나아가 이 대표는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정 부의장이 비례대표 공천 청탁에 연루됐음을 암시하기도 했는데, 정 부의장이 이에 대해 강력 부인하자, 자신이 제기한 공천 청탁에 대해선 입을 닫은 채 남을 저격한 정 부의장이 본인이 저격당하는데 대해 불편해하지 말란 식으로 재차 공격했다.

이른바 ‘이준석 키즈’로 지목되는 인사들도 정 부의장을 겨냥 ‘당신’, ‘그대’, ‘어른이라는 궁색한 권위’ 등 다소 무례하게 보일 수 있는 표현을 써가며 공세에 가담했고, 이는 언론을 통해 고스란히 전파됐다.

당대표와 당내 최다선 의원의 설전에 이준석 키즈가 자칫 무례하게 보일 수 있는 표현까지 써가며 끼어든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 대표가 정 부의장보다 한창 나이가 어려도 집권당 대표라는 정치적 무게감을 지녔기 때문에 설전을 벌이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지만, 이준석 키즈까지 나서 당내 최다선 의원을 욕보이는 건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자유로운 의견 개진으로 봐야하는 것일까.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 가수 서유석 씨의 노래 제목이다. 영화 ‘은교’에선 이런 대사가 나온다. “너의 젊은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젊은 대표’인 이 대표도, ‘젊은 보수’를 지향하는 이준석 키즈도 언젠가는 어른이라는 궁색한 권위를 내세운다는 말을 들을 날이 올 것이다.

 

▲ 2021년 6월 11일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 된 뒤 정진석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으뜸당원=대의원…차기 전당대회를 대비한 ‘알박기 시스템?’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부의장 간 설전은 개인적인 감정다툼일 수도 있으나, 당권싸움이 촉발됐다는 게 여의도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인데, 그 촉매제는 ‘혁신위원회’ 출범이었다.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다음날인 지난 2일,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원회 설치를 거론하며 “당원이 1년 전 20여만명에 비해 80여만명까지 늘어나 당세가 확실히 늘어난 정당으로서, 어떻게 하면 당원 민주주의를 더 효율적으로 구현하고 공천 제도를 더 적절하게 수정할지 연구하는 등의 정당 개혁을 목표로 하는 혁신위를 출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이러한 언급은 당원 민주주의의 효율성 및 공천제도 수정 등이 혁신위 의제로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낳았다.

당원 민주주의 관련, ‘으뜸당원’ 제도를 도입해 과거 대의원 제도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고, 또 이러한 으뜸당원을 통해 온라인 정당 시대를 본격화 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으뜸당원은 80만 당원 중 1만 명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 대표는 “당원구조가 책임당원 20만명에서 80만명으로 늘면서 경선이 전면적으로 도입됐는데, 저희가 PPAT(공직후보자 기초자격시험) 도입을 통해 정당 쇄신에 있어 민주당보다 진일보한 행보를 보인 것처럼 경선 구조에서도 팬덤 정치나 조직정치를 넘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총선 승리를 이끌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팬덤 정치나 조직정치를 넘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이 대표의 주장과 달리, 이 대표가 일종의 ‘알박기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으뜸당원을 어떤 식으로 선출하고 어떻게 운영할지는 향후 혁신위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겠지만 으뜸당원의 방향성이 이 대표의 의중대로 대의원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라면, 결국 차기 전당대회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혀진다.

정당의 대의원은 대통령후보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일종의 선거인단 역할을 하는데, 내년 6월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 체제 하에서 임명된 으뜸당원(대의원) 상당수의 표심이 이 대표가 지지하는 당권주자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나 하태경 의원 등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의 전당대회 출마를 가정한다면, 이들에게 대의원 표가 몰릴 수 있다는 것.

 

▲ 2019년 12월 17일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준비위원회 비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 하태경,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

민주당은 대의원 특권 폐지가 ‘혁신’이라는데...

80만 당원 중 대의원은 고작 1만여 명 안팎에 불과할 텐지만, 대의원 표의 위력은 친명계로 지목되는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잘 설명하고 있다. 안민석 의원은 당권을 당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오히려 대의원 특권 폐지를 주장했다.


안민석 의원은 지난 9일자 페이스북에서 “현재 민주당에게 가장 필요한 쇄신은 대의원에게 주어진 과한 특권 폐지”라며 “대의원 1인이 권리당원 60인과 같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제도”라고 비판했다.

안민석 의원은 “대의원은 당원이 선출하는 게 아니라 사실상 지역위원장이 임명한다. 이 특권이 유지되는 한 계파정치 종식은 불가능하다”며 “대의원 특권 폐지를 통해 우리 민주당의 가장 심각한 고질병인 계파정치가 끝나야 전당대회가 계파전쟁이 아닌 혁신전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미 대의원 특권을 폐지해 민주당보다 앞서 혁신을 실천한 결과 이준석 당대표를 탄생시켰다”며 “당권을 당원에게 돌려 드리는 것이 혁신”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대의원 특권을 폐지하는 게 혁신인데, 민주당보다 앞선 혁신 실천으로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대표는 정작 대의원 특권 부활이라는 구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된다.


▲ 현근택 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위원회 대변인 페이스북(1.국민의힘 2.민주당).


공천 관련은 차기 지도부 권한인데, 그걸 왜 이준석이?

이준석 대표는 또 혁신위 출범을 공식화면서 공천제도 수정도 거론했다. 그런데 22대 총선 공천은 차기 당대표가 쥔다.


현재 공천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내년 6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가 총선 전까지 공천 제도를 손보면 될 일인데, 차기 당대표가 할 일을 이 대표가 거론하다보니 정진석 부의장과의 설전을 두고도 차기 총선 공천을 둘러싼 당권싸움이 촉발됐다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의 보편적인 시각은 이랬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이 정국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전당대회에서 윤핵관 중 한 명 또는 윤핵관이 지지하는 인사가 당권을 잡고, 내후년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 후반기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사들을 공천하는 반면, 이 대표를 비롯한 이른바 ‘유승민계’를 공천에서 배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이를 견제하기 위해 혁신위를 앞세워 공천제도 재정비라는 명목으로 선수를 친 게 아니냐는 시각이었다.

공천학살이 정당사에 한 획을 긋고 있다 보니 공천을 둘러싼 권력다툼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공천을 둘러싼 권력다툼이란 분석은 확대해석이란 관측도 있다. 이준석 혁신위가 공천 제도를 손본다고 해도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의원들의 동의하지 않으면 공천 제도를 손질할 명분을 잃게 된다.

설사 이 대표의 의도대로 공천 제도가 수정된다고 해도 다음 지도부가 이를 얼마든지 뒤집을 수도 있다. 실질적으로 공천권을 행사하는 건 현 지도부가 아닌 차기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기 때문이다.

‘사느냐 VS 죽느냐’ 이준석의 정치적 운명은?

이준석 대표는 혁신위를 앞세워 정치‧정당개혁을 의제로 삼겠다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거대 담론인 정치‧정당개혁에 앞서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들부터 해소해야 하는 게 순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의 경우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상태고, 수사기관에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지난해 12월 제기한 성상납 의혹은 2013년 이 대표가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 측으로부터 성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이고, 증거인멸교사 의혹은 이 대표 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이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이 대표의 성상납 의전을 담당했다는 장모 씨에게 ‘7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약속증서를 써줬다는 의혹이다.

오는 24일 당 윤리위는 이 대표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인데, 전체 9명 중 과반인 5명 출석에 3명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윤리위 징계 수위는 제명·탈당 권고·당원권 정지·경고 4단계인데, 이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이상의 중징계 조치가 내려질지는 의문이다.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고, 윤리위가 강제조사를 할 수도 없기 때문에 24일 예정된 윤리위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 공산이 커 보인다.

다만, 수사기관 수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가 의혹으로부터 해소될 수도 있으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 12일 이 대표를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고발한 시민단체 대표를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고, 18일엔 이 대표에게 성접대를 하고, 이를 가세연에 제보하자 증거인멸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장모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한다.

경찰 수사 결과, 이 대표에게 제기된 혐의가 일정부분 사실로 드러나 기소될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직무가 정지돼 임기를 채울 수 없게 된다.


▲ 지난 4월 4일자 가세연 썸네일.


공(功)과 과(過)…거대 담론에 앞서 ‘이준석식(式) 정치’부터 혁신해야

이준석 대표는 지난 8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선과 지방선거)두 번의 선거에서 이겼다. 정치·정당개혁 어젠다(의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하니깐 (당대표 자리에서) 내려오라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어이없다”고 토로했다.

헌정사상 최연소 당대표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이 대표의 공(功)은 기득권‧꼰대 정당이란 이미지가 덧씌워진 보수정당에 젊은 층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그래서 대선과 지선, 두 번의 선거에서 이겼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이 대표의 공을 폄하는 건 젊은 층의 표심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수 있다.

다만, 모든 일에는 공이 있으면 과(過)도 뒤따르는 법. 이 대표의 젊은 층 공략은 반쪽짜리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와 이준석 키즈는 여성가족부 폐지 및 병사 월급 200만원 인상 등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 전략을 주도했다. 민주당은 반대급부로 이대녀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 결과 KBS‧MBC‧SBS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0대 이하 남성층에서 58.7%의 득표율을,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36.3%의 득표율로 집계됐다.

20대 이하 여성층에선 윤석열 후보 33.8%, 이재명 후보 58.0%로 조사됐고, 30대 남성층은 윤 후보 52.8%, 이 후보 42.6%, 30대 여성층은 윤 후보 43.8%, 이 후보 49.7%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3월 13일자 페이스북에서 “이준석의 대선 전략은 철저히 실패했다. 여성혐오 갈라치기 전술은 본인의 변명과 달리 철저히 실패했다”면서 “20대 남성이 윤석열에게 몰아준 표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20대 여성은 이재명에게 몰표를 던졌다. 또 하나 고려할 점은 같은 연령대에서 여성의 투표율이 남성보다 10% 가량 높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출구전략을 잘 짜야 할 텐데, 이준석의 자기 정치생명이 걸린 일이라 자신의 오판을 인정할 수 없는 처지고, 아무튼 이준석식 정치는 이제 퇴출돼야 한다”며 “분노는 남성만의 특권이 아니다. 여성들도 분노할 줄 안다. 그리고 그 분노를 ‘조직’할 줄도 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이 대표가 이대남 전략에 함몰됐던 탓에 반대급부로 민주당 이재명 의원은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이대녀란 강성 지지층을 얻게 됐다. 이 대표의 젊은 층 공략이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혁신위를 앞세운 정치‧정당개혁이란 거대 담론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퇴출돼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준석식(式) 정치부터 혁신해야 하지 않을까.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