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에 ‘무죄’ 의견 냈던 권순일, 대장동·화천대유 몰랐다?…고문료 월 2000만원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9 09: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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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며 피켓시위 중인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 취지 의견을 냈던 권순일 전 대법관이 화천대유와 관련된 의혹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기 전까지는 몰랐다고 주장한데 대해, 법조계 일각에서는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순일 전 대법관은 지난해 7월 이재명 지사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무죄 취지의 의견을 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선 유죄와 무죄가 5대 5로 팽팽히 갈렸는데, 권 전 대법관이 무죄 의견을 내면서 유죄와 무죄가 5대 6이 됐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에 따른다는 관례에 따라 최종 유죄 5, 무죄 7 의견으로 이재명 지사는 무죄를 받았다.

대법원의 무죄 판단이 내려진 이 지사의 선거법 위반 혐의엔 현재 논란이 일고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허위 사실 공표 혐의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금(5500억원)이 실현되기 전에 이 지사가 ‘수익금을 시민 몫으로 환수했다’고 홍보한 게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였다.

그런데 권순일 전 대법관이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에서 고문을 맡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화천대유의 마법…3억 5000만원 투자해서 3년간 4000억원 벌어간 보통주 

화천대유는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부터 공영개발로 추진했던 성남시 대장동 일대 92만여m² 녹지 개발 사업에 참여한 업체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공공기관인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사업자가 공동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성남의뜰’이 추진했는데, 이 SPC의 투자금 총액은 50억원에 불과했다.

SPC 투자금 총액 50억원 가운데 그중 절반인 25억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이어 21억 5000만원은 은행이나 보험사 등에서 투자했다. 나머지는 화천대유가 5000만원, SK증권을 통한 특정금전신탁(돈을 맡긴 고객의 운용 지시에 따라 투자하는 상품) 3억원 등이다.

정리하자면 성남도시개발공사(25억원)와 은행 및 보험사 등(21억 5000만원)이 투자한 금액은 46억 5000만원이고, 화천대유(5000만원)와 SK증권을 통한 특정금전신탁(3억원)이 투자한 금액은 3억 5000만원, 이렇게 해서 SPC의 투자금은 총 50억원.

SPC는 지분을 보통주와 우선주로 나눴다. 공공이 택지개발하면서 보통주와 우선주로 나눈다는 것 자체도 이례적인데, 투자수익 배분은 더 황당하다.

46억 5000만원을 투자한 성남도시개발공사 및 은행 등 우선주에 25~30%의 투자수익만 배당하고, 투자금 3억 5000만원에 불과한 화천대유와 SK증권 등 보통주에 20000~40000%를 배당한 것이다.

그 결과 화천대유와 SK증권 투자자들은 3년 간 각각 577억원과 3640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화천대유 실소유주는 언론인 출신 김모 씨로 과거 이 지사와 인터뷰를 한 바 있고, 김 씨와 김 씨가 모집한 6명이 SK증권을 통한 특정금전신탁 투자자들이라고 한다.

‘몰랐다’는 권순일…요약 보고서만 보고 무죄 의견 낸 대법관

이처럼 배당금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에 대법원 판결에서 이 지사의 무죄 의견을 냈던 권 전 대법관이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는 것.


이와 관련해 18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권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 고문을 맡은데 대해 “이 지사 사건의 주심이 아니었기 때문에 항소심에서 쟁점이 됐던 사항만 요약된 보고서를 봤을 뿐, 대장동 개발 문제가 이 사건에 포함돼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주심이 아닌 대법관들이 공판 기록이나 사건 전체를 보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법원에선 1·2심 판단이 달랐던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한 직권남용 문제와 방송 토론회에서의 발언이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하느냐가 쟁점이었다”며 “(화천대유)고문직을 수락할 때 공직자윤리위 등에 다 법률 검토를 거쳤지만 그런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즉, 친형 강제 입원 및 방송 토론회 허위 사실 공표가 쟁점이었고, 대장동 개발 문제가 이 사건에 포함돼 있었는지도 몰랐으며, 공판 기록이나 사건 전체를 보고 판단한 게 아니라 쟁점이 요약된 보고서를 보고 당시 무죄 취지 의견을 낸데 이어 화천대유 고문직을 수락할 때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

“대장동이든 화천대유든 모른다고 말하는 것 납득 안 돼”…“단순 요약보고서 아냐, 중요 사항 누락 되었을 리 없어”

당초 화천대유가 어떤 회사인지 몰랐다는 권 전 대법관의 이 같은 주장에 법조계 일각에선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태규 전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18일자 페이스북에서 “권 전 대법관은 요약된 보고서라고 해서 짧은 메모지나 보고 재판하는 것처럼 말하면 안 된다”며 “그 요약보고서라는 것이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이 작성한 ‘연구보고서’를 말하는데, 그것이 그리 간단한 문서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수십 페이지에서 많으면 거의 학위논문 분량에 이른다”며 “대법원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헌법재판소 연구관의 경험으로 말하면, 매사건 거의 논문 하나를 쓰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연구관이 심혈을 기울여서 작성한 연구보고서는 단순한 요약보고서가 아니다”라며 “그렇게 표현하는 것 자체가 사실을 왜곡할 염려가 있다. 연구보고서의 내용에서 중요 사항이 누락 되었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사건을 파악하면서 아무리 안 봐도 전심(前審) 판결문 정도는 봐야 하고 사건도 전원합의체 사건이라서 1년에 몇 건 처리하지 않는 사건”이라며 “(당시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 여부는)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법리를 바꾸면서 예상 밖의 판결을 하게 되는 순간이고, 이재명이라는 거물 정치인의 정치생명이 걸린 일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단지 내가 주심이 아니라서 대강 요약보고서만 봤고, 그래서 내가 대장동이든 화천대유든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납득이 되나. 잘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권순일 고문료 월 2000만원…박영수는 1년간 2억 5000만원 

한편, 권 전 대법관은 고문료 등 화천대유로부터 월 수천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데일리경제>에 따르면, 권 전 대법관은 월급으로 2000만원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또 국정농단 사건을 지휘한 박영수 전 특별검사는 급여로 1년간 2억 50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가 설립된 해인 지난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2월 1일 국정농단 사건 특검으로 임명되기 하루 전까지 화천대유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11월 화천대유 고문으로 영입된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는 지난 7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수감되기 직전까지 매월 900만 원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화천대유에서 직원으로 일했던 박 전 특검의 딸도 연봉으로 수천만원을 타갔고, 화천대유 설립 당시부터 7년간 근무하다 올해 퇴사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도 수천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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