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사촌 경영’ LS그룹, 오너 3세 경영 구도는?...‘계열 분리’ 등 신경영 체제 도입 전망도

[지배구조]‘사촌 경영’ LS그룹, 오너 3세 경영 구도는?...‘계열 분리’ 등 신경영 체제 도입 전망도

  • 기자명 최태우 기자
  • 입력 2023.10.3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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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경영’ LS그룹 지배구조…사업별 지주사 구축이 핵심
3세 경영 앞둔 LS그룹…구자은 회장 다음 회장 후보는?
LS 3세 경영, ‘신경영’ 체제 구축 전망…계열 분리 후 독립 경영 가능성도

국내 대기업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사촌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LS그룹의 지분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LS그룹 오너 일가는 독보적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가 없고, 다수의 오너들이 5% 이하로 지분을 분할해 보유하고 있다.

현재 오너 2세들이 돌아가며 회장직을 맡고 있는데, 2세들 가운데 막내 격인 구자은 현 회장의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3세 경영 구도에 대한 추측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9년씩 돌아가며 총 27년간 회장직을 맡는 2세 경영과 달리 3세 경영에 진입할 경우, 총 45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회장직을 돌아가며 맡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3세 경영이 본격화 된다면 기존의 사촌 경영 체제가 아닌, 계열 분리 등 신경영 체제가 들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S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촌 경영’ LS그룹 지배구조…사업별 지주사 구축이 핵심

[더퍼블릭=최태우 기자]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S그룹은 크게 ▲㈜LS ▲예스코홀딩스 ▲E1 등 3곳을 통해 주요 계열사들을 지배한다. ㈜LS와 예스코홀딩스는 지주사, E1은 준지주사로, 그룹 전반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력 사업을 영위하는 ㈜LS가 그룹의 핵심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LS는 케이블 솔루션 기업인 LS전선 지분 92.0%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가온전선과 LS전선아시아, 제이에스전선, 지앤피 등을 지배한다.

아울러 ㈜LS는 전력 솔루션 계열사 LS일렉트릭 지분 47.5%를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라 있으며, LS엠트론(100%), 엘에스아이앤디(94.1%),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100%), 엘에스엠앤엠(100%) 등 주요 계열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예스코홀딩스와 E1은 에너지 사업을 운영하는 지주사다. 먼저 예스코홀딩스는 도시가스 사업을 영위하는 예스코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PC(사전 제작 콘크리트) 공법 건설 시장 1위 회사인 한성피씨건설의 지분 65%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LPG 사업을 영위하는 E1은 LS네트웍스 지분 81.79%를 소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E1 물류, E1컨테이너터미널, 이원쏠라 등 물류 및 신재생에너지 계열사들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처럼 LS그룹이 지주사 중심의 지배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40여 명에 달하는 오너 일가 구성원들은 각각 적은 지주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LS는 현 구자은 회장을 비롯한 40여 명의 오너 일가 구성원들 및 특수관계자들이 32.1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예스코홀딩스는 40.29%, E1은 45.33%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너 일가가 가장 적은 지분을 보유한 ㈜LS의 지분 구조가 가장 주목받는다. ㈜LS의 주요 주주는 자사주 14.72%와 국민연금공단 13.50%이며, 5% 이상 개인 주주는 단 한 명도 없다. 가장 많은 개인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3.63%를 보유한 구자은 회장이다.

이처럼 특이한 지분 구조가 형성된 배경에는 오너 1세들의 영향이 크다. LS그룹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구태회(셋째)·평회(넷째)·두회(다섯째) 등 3형제가 지난 2003년 LG그룹에서 독립하면서 출범시켰다.

이들 3형제는 LS그룹 지주사인 ㈜LS 지분 33.42%를 40:40:20 비율로 나누면서 형제 경영을 약속했다. 오너 1세 경영이 막을 내린 뒤 2004년부터는 창업주 3형제 집안의 오너 2세 8명이 함께 주요 사업안을 의논하는 이른바 ‘사촌 경영’ 모델을 안착시켰다.

이에 따라 초대 구자홍 회장이 2004년부터 2012년까지 그룹을 이끈 뒤 2013년 사촌 동생인 구자열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겼다. 구자열 회장 역시 9년 임기를 끝마친 뒤 2022년 경영권을 구자은 현 회장에게 물려줬다.

이 같은 흐름대로라면 오너 2세 가운데 막내 격인 구자은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30년에 끝난다. 이후에는 오너 3세들 가운데 한 명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순서가 다가온 것이다.

 

LS퓨처 데이 참석한 구자은 LS그룹 회장
LS 퓨처 데이 참석한 구자은 LS그룹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3세 경영 앞둔 LS그룹…구자은 회장 다음 회장 후보는?

현재 그룹 경영 일선에 참여 중인 오너 3세 경영인을 나이 순으로 나열해보면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 구본규 LS전선 사장, 구동휘 E1 대표이사 겸 LS일렉트릭 대표이사,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상무 등이다.

이들 가운데 차기 LS그룹 회장으로 유력한 인물은 구동휘 LS일렉트릭 대표와 구본규 LS전선 대표다. 구동휘 대표는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겸 한국무역협회장(전 LS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구 대표는 특히 오너 3세 경영인 가운데 고(故) 구평회 명예회장의 유일한 장손이기도 하다.

구 대표는 지난 2013년 LS일렉트릭 차장으로 그룹에 입사한 뒤 LS산전 중국 산업자동화사업부장 상무, ㈜LS 밸류 매니지먼트 부문장 상무, E1 신성장사업부문 대표이사 전무 등으로 주요 계열사 경력을 쌓았다.

재계에서는 구 대표가 오너 1세의 장손인 만큼, 향후 오너 3세 경영 구도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교적 젊은 나이에 그룹에 입사해 배터리와 전기차, 반도체 등 신산업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올리는 등 경영 능력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반면,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고(故) 구태회 회장의 차남인 구자엽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장자 승계 원칙으로 보면, 경영 승계 측면에서 후순위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본규 대표가 그룹 경영 일선에 직접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구본웅 대표를 대신해 장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본규 대표는 2007년 LS전선 미국 법인에 입사한 뒤 2012년 A&D 해외사업부장 이사, 2017년 산업자동화사업본부 전무 등을 지냈다. 이후 지난 2019년 LS엠트론으로 이동해 부사장 직을 역임했고, 지난해 그룹 최대 계열사인 LS전선 대표이사 CEO를 맡았다. 올해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해 LS전선을 이끌고 있다.

이 밖에도 고(故) 구자명 LS엠앤엠 회장의 장남 구본혁 사장도 후보로 꼽힌다. 오너 3세 가운데 최연장자로 가장 먼저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20년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LS 오너 일가의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3년 LS전선 해외영업부문에 입사한 이후 LS엠앤엠에서 중국사업부장, 성장사업부장, 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을 맡은 구본혁 사장은 지난 2021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현재까지 LS그룹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LS 사옥 [사진제공=연합뉴스]

LS 3세 경영, ‘신경영’ 체제 구축 전망…계열 분리 후 독립 경영 가능성도

재계에서는 LS그룹이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열게 되면 이해당사자들이 더욱 많아져 기존의 ‘사촌경영’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세 경영과 같이 9년씩 경영을 이어갈 경우, 수십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LX, LF, 아워홈 등과 같이 LS그룹 내부에서도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3세 승계를 앞두고 또 하나 주목받는 부분은 승계 구도를 염두한 지분확보다. 현재 그룹 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개인은 구자은 현 LS그룹 회장이다. 구 회장은 3.63%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동휘 LS일렉트릭 대표가 2.99%로 2위에 올랐다.

다만, 오너 3세 승계 구도에선 개인 지분보다는 각 집안의 지분을 확인해야 한다. 오너 3세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구동휘 대표는 부친인 구자열 전 회장이 보유한 지분(1.87%)을 더하면 지분율이 4.86%로 상승한다.

이에 반해 구자은 회장은 본인이 보유한 지분과 자녀들(구원경 0.49%, 구민기 0.49%)의 지분을 합쳐도 지분율이 4.61%에 불과하다. 핵심 승계 대상 중 한 명인 구본규 대표의 경우 ㈜LS 지분 1.16%를 보유하는 데 그친다.

이에 따라 현재 ㈜LS 승계 대상으로 가장 앞서 있는 인물은 구동휘 LS일렉트릭 대표라고 볼 수 있다.

다만, LS그룹의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개인 또는 한 집안이 선뜻 나서기 어렵다. 오너 일가끼리 결집해 특정 일가를 경영에서 배제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S그룹 오너 일가 내부에서 서로 힘을 합쳐 특정 오너를 경영에서 배제시킨 전적도 있다.

고(故) 구자홍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웅 포메이션 대표가 이에 대한 예시다. 구본웅 대표는 지난 2016년 투자 실패 후 각종 소송전에 휘말리자 그룹 경영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구본웅 대표는 ㈜LS와 예스코홀딩스 등 핵심 지주사 지분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LS가 오너 3세 경영에 돌입하면서 계열 분리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장자 승계 원칙에서 빗겨간 구본규 대표는 LS전선을 중심으로 LS머트리얼즈와 LS EV 등으로 경영권을 넓히는 것도 이와 연관있다는 해석이다.

LS전선은 지난 4월 전기차 핵심 부품인 세각선을 생산하는 자회사 LS EV 코리아 유상증자에 3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지난 6월 LS머트리얼즈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LS전선을 지난 8월 KT서브마린도 인수해 ‘LS마린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최대 주주가 됐다.

이 같은 규본규 대표의 경영 행보가 단기적으로 LS전선과 시너지를 끌어올리는 한편 장기적으로 LS그룹 오너 3세 계열 분리 가능성까지 모두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S그룹의 사촌경영 체제는 회장 후보자들이 늘어난 만큼, 계열 분리로 각 집안별 독립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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