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헬기 이송 특혜 논란…서민들이나 지방에 찌그러져서 치료 받아라?

이재명, 헬기 이송 특혜 논란…서민들이나 지방에 찌그러져서 치료 받아라?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4.01.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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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솔 강원도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장 페이스북.
여한솔 강원도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장 페이스북.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0대 남성으로부터 피습을 당해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다가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해 수술을 받은 것을 두고, 의료계 일각에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을 지낸 여한솔 강원도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피습은 아쉽게 생각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의문점이 있다. 근본적인 특혜의 문제”라고 했다.

여한솔 과장은 “근거리 수용 가능한 병원 이송이 아닌 외상센터 119? 여기까진 그럴 수 있다고 칩시다. 이비인후과 응급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테니”라며 “(그런데 119)구급헬기 이용? 왜? 일반인도 이렇게 ‘서울대 가자’하면 119에서 헬기 태워줍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여 과장은 이어 “(부산대병원 등에서)수용 가능함에도 환자 사정으로 전원을 원하는 경우 119 헬기가 이용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느냐? 일반 시민들도 앞으로 이렇게 119 헬기를 이용할 수 있는 건가?”라고 거듭 따졌다.

앞서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일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응급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서울로 이송되는 이유에 대해 “(불의의 습격을 당한)목은 민감한 부분이라 후유증을 고려해 (수술을)잘하는 곳에서 해야 할 것”이라며, 이 대표의 가족들이 서울대병원 이송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부산대병원은 “극히 위중한 상태가 아니면 수술 후 간병 등의 편의를 위해 서울로 옮겼으면 한다”는 이 대표 가족 측의 말을 듣고 서울대병원 이송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 과장은 본인의 경험담을 거론하며 “심근경색으로 당장 시술받지 않으면 죽을 수 있는 환자의 빠른 치료를 위해 119 헬기 이송 요청을 했더니 ‘의료진 안 타면 이송 불가하다’던 119도 뭐라고 답변을 좀 해보시라”고 지적했다.

여 과장은 이어 “CT(컴퓨터 단층촬영) 확인이 되지 않아 병의 경중을 평가할 순 없다”면서도 “응급한 상황이면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어야 했고, 응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굳이 헬기까지 탈 이유는 없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이재명 대표는)본인이 다치면 ‘서울대 가자’라면서, ‘지방의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은)말도 안 된다”며 “‘돈 없는 일반 서민들이나 지방에 찌그러져서 치료 받아라’와 뭔 차이가 있느냐”고 했다.

여 과장은 “지역 대학병원은 무시하면서 본인은 우리나라 최고 대학병원으로 119 헬기 타고 이송한다. 이송 조건에 단 하나도 부합하는 게 없다”며 “대체, 이 나라에 정의가 존재하나?”라고 개탄했다.

여 과장은 또 “민주당 지도부가 ‘가불기(가드 불가 기술)’에 걸려 있는 것 같다. 수술 잘 받고 무사히 잘 치유가 된 것 같으니 다행이되, 119 이송체계에 대해선 분명이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며 “적어도 이 부분을 명백하게 정리하지 못한다면 지방의료의 ‘지’자도 꺼내지 마시라”고 했다.

이어 “속초에서 aortic dissection type A(대동맥박리 A형), AAA rupture(복부 대동맥류 파열), pulmonary edema(폐부종) 동반한 acute MI(급성심근경색)인 경우 intubation state(기관내 삽관) 초응급으로 권역 내 수배가 안 돼 서울‧경기권 119 헬기 태우려고 하면 의사를 타라고 한다. (속초 의료원은)저 밖에 없어서 보호자에게 ‘제가 갈 수 없으니 119가 이송 못한다고 합니다. 시간이 걸려도 사설 구급차로 가겠다’고 말한다. 지방 (의료)현장은 너무 씁쓸한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여 과장은 “응급이면 (서울대병원으로)가면 안됐고, 비응급이면 헬기를 타면 안 됐다”면서 “이 부분만 지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피습 당한 목 부위)손상 정도는 CT와 환자를 접한 의료진만 알 테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재명 대표가 크게 안 다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으로”라며 “이재명 대표는 수술 잘 받아서 빨리 쾌유했으면 한다. 폭력은 잘못된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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