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도 성과급 절반…LG엔솔 직원들 트럭시위 왜?

최대 실적에도 성과급 절반…LG엔솔 직원들 트럭시위 왜?

  • 기자명 최태우 기자
  • 입력 2024.02.0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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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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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최태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일부 직원들이 성과급 제도에 반발해 트럭 시위에 나섰다. 지난해 회사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전년 대비 성과급을 축소했기 때문인데, 사측은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전망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직원 1700여명은 익명 모금을 통해 지난 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서울 여의도에서 3.5t 트럭 및 스피커를 이용한 1인 시위를 연다.

시위 기간동안 트럭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LG에너지솔루션 본사가 있는 파크원을 중심으로 여의도 일대를 순회한다.

트럭 전광판에는 ‘경영목표 명확하게 성과보상 공정하게’, ‘피와땀에 부합하는 성과체계 공개하라’ 등의 문구가 표기됐다.

사측이 지난해 연간 기준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직원들의 노동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78.2%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2023년 성과급은 기본급의 362%로 책정되면서 전년(870%)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지난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성과지표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최대 실적의 상당수는 IRA 보조금 덕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위를 주최한 측은 IRA 포함 재무제표상 이익을 바탕으로 성과급 산정, 목표 달성치가 아닌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이익금의 일정 규모를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하는 ‘프로핏 셰어링’ 방식 도입 등을 회사에 요구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IRA 관련 업무를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의 노동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IRA에 따른 이익금을 재무제표상 이익으로 구분했으나, 성과급 산정 시에는 제외해 비용을 절감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지난해 역대 최고의 성과급 지급이 가능했던 것은 기준이 되는 2022년 재무성과를 목표 대비 높은 수준으로 달성했기 때문”이라며 “회사의 사업 목표는 임의로 설정하는 것이 아니며 자사 역량 및 수주 현황, 외부 환경에 대한 예측치 등을 기반으로 각 사업 분야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수립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상장사로서 사업 목표의 공식적 공개가 제한되고, 외부 환경에 따라 사업 실적 대비 구성원들이 기대하는 수준과 괴리감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면서 “이를 감안해 1분기 내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구성원들도 납득할 수 있는 성과급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 논란이 일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일 최고경영자(cEO) 김동명 사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현행 성과급 방식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직원들 의견에 공감한다. 많은 고민을 통해 1분기 내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향후 총보상 경쟁력을 더 높여 경쟁사보다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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