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반포3주구에 사활 건 ‘삼성물산 VS 대우건설’…공사비 인상 독소조항 뒷말[3부]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0-05-19 15: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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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반포15차·래미안 원베일리 공사비 증액 추진?

▲ (위)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의 반포3주구 재건축 단지 디자인(각사 홈페이지)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서울 반포 주공아파트 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은 재건축시장 최대어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총 공사비만 8100억원에 이르고 ‘아크로리버파크’, ‘반포자이’, ‘래미안퍼스티지’ 등 각 건설사 대표 아파트들이 밀집한 반포 일대 마지막 대단지 재건축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재건축시장 최대어를 낚기 위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간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가 진행 중인데, 여기에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 큰 손 역할을 하는 ‘스타 조합장’까지 등판한데 이어 고소·고발전까지 연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더퍼블릭>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그리고 스타 조합장까지 얽히고설킨 반포3주구 수주전 난맥상에 대해 짚어보고 있습니다.

앞서 “삼성물산 VS 대우건설 반포3주구 혈투…삼성과 스타 조합장 간 공모관계 의혹[1부]”에서는 삼성물산과 스타 조합장으로 불리는 한형기 조합장의 공모관계 의혹에 대해 살펴봤고, “반포3주구 수주전 ‘삼성물산 VS 대우건설’....스타 조합장의 토로[2부]”에선 한형기 조합장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대우건설과 조합 집행부의 공모관계 의혹에 대해 들여다봤습니다. 

 

3부에서는 입찰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에 제시한 ‘주택재건축정비사업 공사도급계약서’를 비교해봤습니다.

 

‘입찰지침 절반 이상 수정’한 삼성물산

내부직원 폭로…“신반포3차·15차 증액”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서초구 1109번지 일대에 위치한 1490가구 아파트를 허물고 지상 최고 35층 높이의 17개동(2091가구)을 새로 짓는 서울 반포 주공아파트 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재건축 조합에 각각 ‘공사도급계약서’를 제출했는데, 공사도급계약은 수급인(건설사)의 경우 의뢰받은 공사를 완료하고 그 반대급부인 도급인(조합 측)은 대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한 계약이다.

공사도급계약서에는 ▶건축할 건물의 표시 ▶공사 기간 ▶도급 대금과 지급 조건 ▶기계 ▶노무 등의 부담 ▶부지의 무상 사용 ▶설계 또는 재료의 변경에 따른 부담 ▶하자 담보 책임 ▶하자 보수의 청구 ▶하자 보수 또는 손해배상 청구 기간 ▶손해배상 및 관할 법원 등 계약의 제반사항이 담긴다.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는 반포3주구 조합 측은 앞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제출한 도급계약서를 공개했는데, 조합원들 사이에선 이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조합 측이 건설사에 제시한 ‘입찰참여안내서’ 66개 조항 가운데 38개 조항을 수정해서 제출했다. 이를 두고 정비업계 일각에선 삼성물산이 계약서 곳곳에 공사비를 증액할 독소조항을 마련해 뒀다는 지적이다.

재건축 사업에 정통한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조합에 제출한 도급계약서를 보면 공사비가 증액될 소지가 다분한 독소조항을 곳곳에 마련해 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합 측 제안과 배치되는 삼성물산 공사도급계약서

삼성물산이 조합 측에 제시한 도급계약서를 살펴보면, 재건축 이주 문제와 관련해 당초 조합 측은 이주를 시공사 책임 하에 6개월 안에 완료하고, 조합은 이주 촉진을 위한 조치와 지원을 할 것(입찰참여안내서 제25조 거주자의 이주)을 주문했다.

대우건설은 조합 측의 제안을 수용했으나, 삼성물산은 이주에 대한 책임을 ‘시공사’가 아닌 ‘조합’으로 돌리고 자사는 이주 촉진을 위한 조치 및 지원을 한다고 명시했다.

시공사의 책임과 조합의 지원방식을 거꾸로 바꾼 것인데, 삼성물산의 도급계약서대로라면 이주 시기나 비용, 인허가 문제 등으로 이주가 늦어져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조합이 떠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은 이주비 조달 문구도 삭제했다. 조합 측은 입찰참여안내서 제4조(사업시행의 방법)에서 ‘을(시공사)은 갑(조합)의 사업경비(이주비 조달경비 포함) 및 갑 조합원의 이주관련 자금을 갑 및 갑 조합원에 대여하여야 하며, 이 때 갑 및 갑 조합원은 제49조 및 제50조에 따라 원리금을 상환하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갑의 사업경비는 을이 갑에게 대여하며 갑은 제49조의 규정에 따라 을로부터 차임한 사업경비의 원금과 이자(이하 원리금이라 한다) 등 대여원리금을 상환하여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는 삼성물산이 ‘이주비 조달경비 포함’이라는 문구를 삭제함에 따라 이주비 조달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아울러 재건축을 위한 시설물의 철거 책임과 비용도 삼성물산은 일부 회피했다. 당초 조합이 요구한 사항 가운데 ‘건축물 및 지장물의 철거와 관련된 제비용(처리비, 및 국공〮유지 점용허가 등)’과 ‘철거 완료 후 멸실신고’ 의무를 삭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철거 지연은 물론 철거 지연으로 인한 물가 상승에 의한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와 더불어 조합이 자체 수입으로 계산하도록 한 ‘철거 또는 시공 중 발행하는 수목이나 골재 등의 부산물’ 가운데 ‘등의 부산물’ 문구를 삭제 한 탓에 조합 수입원이 되는 부산물 항목을 수목과 골재로 한정시켰다.

이렇게 되면 기존 건축물 및 시설물에서 나오는 철골 등의 나머지 부산물은 모두 삼성물산의 수입원이 될 여지가 생긴다.

 

▲ 본지가 제보를 통해 입수한 조합 입찰지침 및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도급계약서


삼성물산 “서울시 표준도급계약서에 맞춰 수정”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면서 건설사와 조합 간 분쟁이 가장 많은 공사비 항목에서도 삼성물산은 자사에 유리하게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조합 측의 입찰참여 지침과 동일하게 착공 이후 입주시까지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금액 인상은 없다고 했다. 착공기준일도 이주 및 철거, 인허가 등을 감안해 2022년 3월 제시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착공기준일을 오는 2021년 5월 15일로 제시했는데, 착공기준일 지연시 공사비가 인상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착공기준일보다 실제 착공일이 늦어질 경우 발생하는 공사비 증액분을 산정하는 기준을 조합에서 제안한 ‘건설공사비지수’ 대신 상대적으로 더 높은 ‘실적공사비 지수’로 바꿔 제시해 더 많은 공사비를 받아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둔 것이다.

조합에 불리한 권한과 책임도 쟁점이 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사업비로 사용하는 조합 대여금의 지급 기일(30일내) 문구를 삭제한데 이어 조합 계좌를 삼성물산과 공동 관리할 것을 명시했다.

이는 시공사가 대여금 지급을 미루고 조합을 압박하지 못하도록 조합 측이 대여금 지급 기일을 제안했으나 삼성물산은 이를 삭제하고 나아가 조합 계좌를 공동 관리해 간섭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은 제66조(공사계약특수조건 등)와 관련해서도 ‘조합이 시공사와 협의해 후분양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조항을 삭제해 조합이 선분양을 요청하면 계약을 다시 체결토록 했다.

이렇게 되면 삼성물산의 후분양 조건을 조합 측이 선분양으로 변경할 경우 계약 효력 상실로 다시 계약을 체결해야 함에 따라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

이처럼 삼성물산이 조합 측에 제시한 도급계약서 내용을 두고 반포3주구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선 삼성물산이 자사의 위험을 회피하고 조합 측에 책임을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합에서 만든 제안서 가안을 가지고 서울시 표준도급계약서에 맞춰서 수정한 것”이라며 “도시정비법상 시공 외에 조합의 재산상 이익을 제안하면 불법”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을 표준도급계약서에 맞춰서 수정한 것이고 해당안이 최종안은 아니다”라며 “참고차 (표준도급계약서에 맞춰)수정한 것을 (조합 측에)보낸 것”이라 부연했다.


▲ 본지가 제보를 통해 입수한 조합 입찰지침 및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도급계약서


시공권 따내면 공사비 인상하는 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서울시 표준도급계약서에 맞춰 수정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반포3주구 일부 조합원들은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되면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따낸 재건축 사업에서 공사비 증액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7년 당시 삼성물산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사업(래미안 원베일리) 공사비를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연면적에서 제외한 1조 1277억원(3.3㎡당 530만원)으로 책정했는데, 최근 도급 공사비를 1조 2580억원(3.3㎡당 583만원) 규모로 10% 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어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의 경우 지난달 23일 대림산업과 호반건설을 제치고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됐는데, 벌써부터 삼성물산 내부에서 공사비 증액이 거론되는 정황도 포착됐다.

<본지>가 입수한 삼성물산 직원과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가 전화통화한 녹취록에 따르면, 삼성물산 직원은 “내가 또 재미있는 거 하나 알려줄까?”라며 “(신반포)15차 바로 도급증액 500억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에 정비업계 관계자가 “(신반포)15차요? 500억이요? 그러면 평당 공사비가 얼마예요? 한 550(만원/3.3㎡당)정도 나오겠네”라고 묻자, 삼성물산 직원은 “응”이라며 공사비 증액을 시사했다.

삼성물산이 수주에 성공한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 총 공사비는 약 2400억원으로 책정됐는데, 여기에 500억원이 증액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해당 직원은 “그거(신반포15차) 500억원에 신반포3차 1000억원에서 1300억원. 지금 그게 말이 샜다”며 신반포 15차 뿐 아니라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도 공사비를 증액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본지가 제보를 통해 확보한 삼성물산 직원과 정비업계 관계자 간 통화 녹취록

 

정리하자면 신반포15차 및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사업 등 삼성물산은 자사가 시공권을 따낸 지역에 공사비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

 

반포3주구 일부 조합원들이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되면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를 내비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삼성물산이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낸다면 결국 신반포15차 및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사례와 같이 공사비 증액을 추진하지 않겠냐는 의구심이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건설사들은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기 전에는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한다”며 “그러나 막상 수주에 성공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갑으로 돌변해 독소조항이 포함된 계약서를 핑계로 공사비 인상이나 이주 문제 등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조합 집행부와 조합원들이 계약서의 세세한 사항까지 비교하고 체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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