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너 마저”…역대급 초저금리 시대 2%대 예금마저 사라졌다

“저축은행, 너 마저”…역대급 초저금리 시대 2%대 예금마저 사라졌다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0.08.0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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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수영 기자]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로 승부하던 저축은행들이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하·동결 기조에 따라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앞다퉈 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현재 국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대 중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12개월 기준, 이하 같음)는 연 1.66%로 전월(1.82%) 대비 0.16%p 떨어졌다. 전년 동기(2.47%)와 비교했을 때 1년 새 0.81%p 감소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인 2월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1.92%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축은행 상위권에 있는 OK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SBI저축은행은 최고 1.8~2.0%의 금리를 제공했다.

5월 말까지도 이러한 기조는 대체로 유지된다.

그러나 지난달 24일부터 국내 저축은행에서 판매하는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연 2%대 금리는 종적을 감췄다. 8월 4일 현재 저축은행의 199개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는 연 1.85%다.

상위 3개 저축은행 금리 역시 1.60~1.75%까지 떨어졌다. 1년간 1천만원을 정기예금으로 넣어도 16만원~17만5천원의 이자밖에 기대할 수 없다는 소리다.

4월에도 상승했지만…

지난 3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낮추는 상황에서도 저축은행들은 연 2%대 예금 금리를 유지했다. 4월에는 오히려 금리가 오르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는데, 시중은행들이 4월부터 예금금리를 일제히 낮춘 것과는 오히려 반대되는 행보였다.

이는 정상적인 대출 영업을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 금리를 유지하면서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는 코로나로 자금난에 빠진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대출 수요가 급증할 때였다.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등이 4월 정기예금 금리를 0.2~0.3%p 인상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정기예금은 은행·저축은행의 주요 자금원이다.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보통예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목돈이 거치되다보니 안정적인 대출재원이 된다. 동시에 대출 등으로 인한 이자수입은 여신기관의 주요 매출수단이다. 업체별로 상이하지만 대체로 전체 매출의 80%가량이 대출 등의 이자에서 비롯된다.

일반적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시중은행의 예금이자는 낮고 대출자격·한도마저 엄격하다보니 보다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사람들은 저축은행으로 몰리게 됐다.

때문에 저축은행의 금리는 은행에 비해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통상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은행의 2배 내외를 웃돈다.

취약계층 몰리며 연체율 우려

저축은행은 연체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구조상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찾는 만큼 시중은행에 비해 자격심사 부담이 적고 절차가 간소해 쉽게 대출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대출 과정이 시중은행과 차이가 없다면 굳이 안정적인 시중은행을 두고 저축은행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연체율 상승 우려가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 여신 총잔액은 68조 2천800억원 규모로, 전월(67조 660억원) 대비 1조 2천100억원 가량 늘었다. 여신 총잔액이 한 달 새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2018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대출채권이 부실화될 위험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실제 저축은행의 연체율 상승은 시중은행과 달리 올해 1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1분기 저축은행 대출 연체율은 4.0%로 지난해 말 대비 0.3%p 상승했다. 같은 기간 0.39%를 기록한 시중은행 연체율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때문에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수익성 관리를 위해 예금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저축은행들은 지난 6월부터 예금 금리를 매달 0.1~0.2%p씩 낮추고 있다. 여기에 중소형 저축은행까지 금리 인하에 가담하며 연 2%대 정기예금이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영세업자들과 같이 취약한 차주들이 있어 시중은행에 비해 연체율이 높다. 대출을 늘리고 싶어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면서 “예금 금리만 계속 높게 유지하면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 차이가 생겨 (예금 금리 인하는)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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