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외주화’ 삼표시멘트서 또 사망 사고…산업재해 아닌 단순 교통사고로 축소?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4-01 10: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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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오전 9시 20분경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염소 처리장에서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1명이 후진하던 굴삭기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과 굴삭기의 모습.(삼표시멘트 노동조합 제공)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지난해 두 차례 사망 사고가 발생했던 삼표시멘트 강원도 삼척 공장에서 지난 25일 또다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망 사고는 협력업체 직원이 삼표시멘트 공장 내에서 작업 도중에 사망했기 때문에 당연히 ‘산업재해’에 해당되지만, 삼표시멘트 측은 해당 사고를 단순 ‘교통사고’로 축소하고 있다는 게 삼표시멘트 노동조합 측의 지적이다.

노조 측의 지적에 대한 삼표시멘트 측의 반론을 요청했지만, 삼표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삼표시멘트 ‘죽음의 외주화’ 오명 뒤따르는 이유

31일 민주노총 소속 삼표시멘트 노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9시 20분경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염소 처리장에서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1명이 후진하던 굴삭기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시멘트 소성로에 유연탄 대신 넘쳐나는 폐플라스틱 등을 태우는데, 폐플라스틱을 태울 경우 염소가스(염화수소)가 발생하고, 이를 오염방지 시설에서 걸러낼 때 염소가 다량 함유된 유해 먼지인 ‘염소더스트(염소 분진)’가 쌓이게 된다.

쌓인 염소더스트를 처리하기 위해 굴삭기 등 장비와 인력이 동원되는데, 사망한 협력업체 직원 이모 씨는 굴삭기가 염소더스트를 퍼서 탱크로리 차량에 담는 동안 먼지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을 뿌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 도중 탱크로리 차량 한 대가 작업 현장에 진입을 시도했고, 굴삭기는 탱크로리 차량의 진입이 용이하도록 비켜주기 위해 후진을 하다 이 씨를 쳤으며, 굴삭기에 치인 이 씨는 사망하고 말았다는 게 노조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삼척시멘트 삼척공장은 지난해에만 두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13일 삼척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직원 김모 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머리 부분이 끼어 숨진 채 발견됐고, 7월 31일에도 협력업체 직원이 7m 높이에서 추락,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잇달아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해 8월 산업안전보건 특별감독을 실시했고, 위법행위 471건을 적발했다.

이에 따라 과태료 4억 3000만 원 부과와 함께 삼표시멘트 안전 책임자 1명이 입건됐다.

삼표시멘트 역시 지난해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올해 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관리에 의문이 제기됨과 동시에 ‘죽음의 공장’ 또는 ‘죽음의 외주화’라는 오명이 뒤따르고 있다.

 

▲ 지난 25일 오전 9시 20분경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염소 처리장에서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1명이 후진하던 굴삭기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과 굴삭기의 모습.(삼표시멘트 노동조합 제공)

 

노조 “산업재해인데, 교통사고로 처리하려는 삼표시멘트”

아울러 사고 당일 중재재해 발생에 따른 작업 중단이 이뤄지지 않았고, 나아가 삼표시멘트가 이번 사망 사고를 산업재해가 아닌 단순 교통사고로 축소하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조 관계자는 “염소더스트 처리 작업 도중 사망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해 해당 작업라인(6호기)이 가동 중단돼야 한다. 그런데 삼표 측에선 (라인을 중단하면)손해가 나기 때문에 가동을 중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4조(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의 조치)는 ‘사업주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즉시 해당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작업장소에서 대피시키는 등 안전 및 보건에 관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염소더스트를 처리하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만큼, 산안법에 따라 염소더스트 발생지인 6호기 라인을 일단 중단시켰어야 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또 “이번 사망사고는 명백한 산업재해인데, 삼표 측은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하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사고 당일 삼표시멘트 관계자가 작성한 ‘사고 속보 보고서’ 사고 개요에는 “포크레인 장비기사가 후진하다가 재해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부딪힌 구내 교통사고”라고 기재돼 있었다. 사건 장소는 ‘45광구 방향 이동도로 옆’이라고 적시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사고 장소도 ‘45광구 방향 이동도로 옆’이 아니라 ‘45광구 방향 염소 처리장’이라고 정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해들은 바로는 삼표 측이 유족들과 우선 합의를 한 뒤, 협력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한다”며, 산업재해가 아닌 교통사고로 처리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취하는 것이라 의심했다.

사망 사고 관련 노조 측의 지적과 주장에 대해 <본지>는 삼표시멘트의 해명 및 반론 등을 듣고자 했으나, 취재에 응하지 않는 바람에 어떠한 해명이나 반론을 전해 듣지 못했다.

 

한편,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지난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에 따르면 안전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법인에는 5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시행은 공포일(지난 1월 26일)로부터 1년 뒤인 2022년 1월 27일부터다.

 

▲ 사고 당일 삼표시멘트 관계자가 작성한 ‘사고 속보 보고서’ (삼표시멘트 노동조합 제공)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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