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포용론’이 가스라이팅인 이유…여성층에게 외면 받는 이준석

‘이준석 포용론’이 가스라이팅인 이유…여성층에게 외면 받는 이준석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3.11.2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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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하태경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하 의원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하태경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하 의원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국민의힘 전직 당 대표를 지낸 이준석 씨와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태경 의원은 여러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이 씨를 포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설파고 있다.

이준석 씨를 포용해야 한다는 하태경 의원의 논리는 이렇다.

하 의원은 지난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캐스팅보터인 2030세대의 지지율 확보가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해 2030세대들의 지지율이 높은 이준석 전 대표와 화해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2030세대를 위한 정책에)신경을 많이 쓰지만 이 전 대표와의 갈등 때문에 2030세대의 지지율이 빠진 것이 많다”며 “많은 젊은 층이 이 전 대표와 동일시하는 정서가 있고, 2030세대의 지지율 회복을 위해선 미워도 다시 화해를 해야 한다”고 했다.

2030세대에서 소구력? 한국갤럽 조사선 4050세대 지지 가장 높아…여성 유권자들에게 외면 받는 이준석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지지율을 높여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젊은 층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는 이준석 씨를 품어야 한다는 게 하태경 의원의 주장인데, 최근 공개된 복수의 여론조사를 보면 하 의원의 주장과는 다소 상반된 결과가 집계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한 11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를 24일 공개한데 따르면, 이준석 중심 신당 창당을 ‘좋게 본다’는 긍정평가는 38%, ‘좋지 않게 본다’는 부정평가는 48%에 달했다.

연령별로 보면, 이준석 신당의 긍정평가는 20대와 30대에서 35%로 동률을 기록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42%(20대), 51%(30대)로 조사됐다.

이준석 신당에 대한 긍정평가는 40대(50%)가 가장 높았고, 50대(46%)가 뒤를 이었다.

하 의원은 이 씨가 2030세대들의 지지가 높다고 주장했지만, 한국갤럽 여론조사 상으로는 4050세대에서 이준석 신당에 대한 긍정평가율이 높았고, 2030세대의 지지는 60대(36%)보다 못했다.

2030세대에서도 이 씨에 대한 지지여부가 성별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인 여론조사도 공개됐다.

<시사저널>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1월 20~21일 양일간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성인 1015명(대구 477명, 경북 538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4일 공개한데 따르면, 이준석 신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남성층과 여성층의 격차는 10%포인트 차이가 났다.

<시사저널>은 “흥미로운 포인트는 성별 응답률에서 나타났는데, 이준석 신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대구‧경북)남성은 20.6%였던 반면 여성은 10.5%에 그쳤다”면서 “10%포인트 넘게 격차가 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씨는 국민의힘 우세지역인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 밝힌 바 있어, <시사저널>은 이준석 신당이 내년 총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대구‧경북 유권자들로만 한정해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시사저널>은 “이 전 대표가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남성 유권자들에게 더 소구력을 가지는 것은 강점이지만, 그 반대급부로 여성 유권자들에게는 외면 받고 있다는 점도 나타난 셈”이라며 “모든 정당을 통틀어 살펴봐도 성별에 따라 오차범위 밖으로 응답률 차이가 나타나는 정당은 이준석 신당이 유일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인용했던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남성층은 이준석 신당에 대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45%로 동률을 기록했지만, 여성층에선 긍정평가 32%, 부정평가 51%로 19%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하태경의 ‘이준석 포용론’이 가스라이팅인 이유

이와 관련, 서울 마포갑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신지호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지난 23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대선 결과를 보면,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가 굉장히 정확했는데, 지상파 3사의 20대 결과를 보면 20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2.3% 졌다”고 설명했다.

신지호 전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 끝나고 나서 한 서너 달 후에 발표한 게 있는데, 그 전체 유권자의 10분의 1을 조사해 연령별‧성별 투표율을 발표한 것으로 그걸 보면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의 투표율이, 이대녀 투표율이 (이대남보다)9%가 높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면 아까 지상파 3사 조사에서 20대에서 2.3% 졌다는 건, (윤 후보가)이대남에서는 이겼는데 이대녀에서 더 졌다는 것”이라며 “(윤 후보가)2.3% 졌고, 투표율이 여성 쪽이 9%가 높았다면 이준석의 이대남 결집 전략은 결국 실패로 끝난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와 신지호 전 의원의 분석을 종합하면, 하태경 의원의 주장과 달리 이 씨는 2030세대에서 소구력을 갖지 못하고 있고, 특히 여성 유권자들로부터는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하태경 의원이 설파하고 있는 ‘이준석 포용론’은 일종의 ‘가스라이팅’에 불과해 보이고, 대통령과 당이 이 씨를 포용하게 되면 ‘일부 젊은 남성층’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언정 ‘대다수의 여성층’으로부터 외면을 당할지도 모르겠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론조사 기관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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