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조폭 5500여명 수준...10~30대 ‘MZ조폭’ 37.1%

전국 조폭 5500여명 수준...10~30대 ‘MZ조폭’ 37.1%

  • 기자명 이현정 기자
  • 입력 2023.10.1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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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검거된 2002년생 MZ 조폭(사진=연합뉴스) 
경찰에 검거된 2002년생 MZ 조폭(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올해 8월 기준 경찰이 관리 중인 조직폭력배 수가 5500여 명이 넘고, 이 중 30대 이하의 이른바 ‘MZ조폭’이 전체 37.1%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경찰이 관리하는 전국 조폭의 수는 5572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5465명) 보다 107명 늘어난 숫자로, 경찰은 매년 심사위원회를 열어 조폭 명단을 관리한다. 

경찰 관리 대상 조폭은 한때 수만 명에 이르기도 했으나, 2000년대 중반 4000명대로 줄었다가 최근 5000명대 수준으로 올라 유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0~30대가 단기간에 돈을 벌 목적으로 조폭 세계에 거리낌 없이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국의 10대 조폭 조직 중 7개 조직의 평균 나이가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관리하는 조폭 중 10~30대의 조직원은 전체의 37.1%를 차지하는 2067명에 달했다. 20대가 713명(28.6%)으로 가장 많았고 30대는 679명(27.2%)을 나타냈고 10대도 122명(4.9%)이나 됐다. 

이들 MZ조폭은 인스타그램 등 SNS에 재려을 과시하며 새 조직원을 포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호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 부장검사는 “최근 미성년자 4명이 광주 지역 최대 폭력 조직인 국제PJ파나 충장OB파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가입 이후엔 그 중학생들에게 100만원 상당의 고급 맞춤 양복을 해주고, 외제차도 계속 태워주는 등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유흥을 즐기게 해주면서 조직에 대한 충성심 같은 걸 키워줬다”고 했다. 이들은 또 문신을 한 친구들과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이렇게 조폭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이들이 관여하는 범죄도 다양해지고 있다. MZ조폭은 기업 인수 합병, 금융 투자업, 주가조작, 사이버 도박 등으로 손을 뻗치고 있는데, 한 조직원은 “요즘 유흥업소 점주들은 조폭과 금전 거래를 한 것으로 오해받으면 문제가 커져 관리가 쉽지 않다”며 “그렇다보니 이젠 굳이 사무실을 차리거나 한 지역을 기반으로 모이지 않아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쪽으로 조폭들이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돈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한다”는 기조로 바뀌면서 마약에 손을 대는 조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옛날처럼 지역에 기반을 두고 합숙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폭력행위처벌법상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이 어렵고 경찰 관리 대상으로 추적하기조차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의원은 “‘조폭 방탄’이라는 오명이 생기지 않도록 경찰은 적극적인 수사와 구속영장 청구를 원칙으로 폭력조직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이현정 기자 chuki91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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