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찾습니다”…송파·잠실 등 강남권 정비사업도 유찰의 늪

“시공사 찾습니다”…송파·잠실 등 강남권 정비사업도 유찰의 늪

  • 기자명 홍찬영 기자
  • 입력 2024.03.27 11:0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이른바 ‘노른자’ 입지라고 불리는 강남권 정비사업장들마저도 시공사 구인난을 겪고 있다. 치솟는 자재값으로 인해 공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들이 생각하는 공사비 수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탓이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삼환가락아파트는 지난 22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두 번째 입찰공고를 냈다.

이 단지는 송파구 오금로 일대 4만749.2㎡ 면적을 재건축을 통해 지하4~지상35층 높이의 아파트 9개동 1101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앞서 조합은 지난 13일 1차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는데 DL이앤씨, 삼성물산,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우미건설, 금호건설, 대방건설, 한양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이에 치열한 시공권 확보 경쟁이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DL이앤씨만 입찰에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자동 유찰된 것이다.

현장설명회에 참여했던 건설사들은 조합이 제안한 3.3㎡당 805만 원의 공사비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 끝내 사업에 뛰어들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조합은 재공고를 내고 시공자 선정 절차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1차 입찰과 마찬가지로 2차 입찰 때도 공사비를 동일하게 책정해, DL이앤씨가 이번에도 단독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아파트 재건축 사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곳은 두 차례 시공사 선정이 유찰을 겪으면서 수의계약으로 방향을 틀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2회 이상 입찰이 유찰되면 조합은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가락삼익맨숀아파트 조합은 지난 26일 시공자 수의계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공고를 냈다.

앞서 지난달 1차 입찰에선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했지만, 모두 입찰보증금과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유찰됐다. 2차 입찰 역시 현대건설 밖에 입찰참여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아 유찰됐고, 조합은 수의계약 전환 방침을 확정 지은 것이다.

잠실우성4차 재건축 사업의 경우 지난 19일 4번째 입찰공고를 냈다. 지난해 12월15일 첫 공고를 낸 후 1월12일(2차), 2월 29일(3차)에서 모두 시공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합은 이번 입찰에서는 공사비를 평당 810만원까지 올렸다. 기존 평당 760만원으로 책정했던 것 대비 50만 원 올린 것이다.

이처럼 공사비 때문에 지방 사정으로 여기던 시공자 구인난은 서울 알짜배기 사업지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실제 한국건설기술원이 집계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말 121.80에서 2023년 말 153.26으로 3년 새 약 25%나 뛰었다. 원자잿값 추이를 나타내는 건설용중간재물가지수는 2020년 말 106.4에서 2023년 말 144.2로 무려 36%나 급등했다.

한편 정부도 건설업자들이 적정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중이다. 작년 1월 6년 만에 표준건축비를 9.8% 인상해 공사비 현실화에 나선 데 이어,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입지 정비사업은 그간 1군 건설사들의 먹거리였지만 지난 몇 년간 원자재값, 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과 분담금 인상 등의 직격탄을 맞으며 사업 진행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며 “일부 단지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공사비를 소폭 늘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적정선 아래라고 판단하는 건설사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