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축통화국 된다” 발언에...전문가들 “명실상부 기축통화는 달러 뿐”

이재명 “기축통화국 된다” 발언에...전문가들 “명실상부 기축통화는 달러 뿐”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2.2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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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토론 준비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지난 21일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언급한 ‘기축통화국’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안철수 국민의 당 후보는 이 후보에게 “기축통화국과 비기축통화국의 차이점을 아느냐”고 질문하자 이 후보는 “당연히 안다. 우리도 기축통화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정도로 경제 체력은 튼튼하다”고 답변했다.

기축통화에 대해서 한국은행은 ‘여러 국가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국제 거래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통화’로 정의하고 있다. 기축통화를 규정짓는 명확한 합의는 없으나 국제적으로 달러(미국)와 유로화(유럽연합) 두 가지 정도를 기축통화로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엔(일본)과 파운드(영국)까지 포함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원화를 기축통화로 보는 경우는 없다. 기축통화는 세계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국제간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수준의 통화로 연세대 성태윤 교수는 “국채를 대량으로 찍어도 화폐 가치나 국가 신인도가 흔들리지 않는 명실상부한 기축통화는 달러뿐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23일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행정학과 교수도 “(원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것은)20년 내로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는 언급에 더해 이 후보가 기축통화를 제대로 모르고 발언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해당 발언이 나온 TV토론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며 비꼬는 투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채이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정시장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기축통화’ 단어 하나로 말꼬리를 붙잡으며 논쟁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이 후보의 발언은 우리나라 재정 건전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좋고 국가 채무에 아직 여력이 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 후보의 발언은 전경련이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한 것이라고 밝혔는데 전경련은 해당 자료에서 한국경제 위상과 수출규모 조건 등을 바탕으로 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SDR은 IMF 회원국이 필요 시 회원국 간의 협약에 따라 SDR바스켓의 5개 통화(달러, 유로, 위안, 엔, 파운드)와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도 SDR통화바스켓에 편입되는 것이 기축통화국이 된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현재 원화의 국제 결제 비중은 세계 2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연세대 성 교수는 “SDR 편입은 경제 규모 등에 따라 고려해볼 수 있지만 그것이 통상적으로 의미하는 ‘기축통화’와는 의미가 크게 다르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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