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최태우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유럽연합(EU)의 반대에 로봇청소기 제조사 아이로봇 인수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아이로봇에 9400만 달러(약 1250억원)를 물어줘야 한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과 아이로봇은 29일(현지시간) EU가 양사 M&A에 제동을 걸었다면서 합병 계획을 철회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WSJ은 EU 경쟁당국이 양사 합병을 막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EU 경쟁당국은 두 업체가 합병하면 로봇청소기 시장 경쟁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를 이미 제기한 바 있다.
유럽연합의 집행부이자 반독점 최고 집행기관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해에 아마존에 아이로봇 인수가 업계 경쟁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예비 견해’를 통보한 바 있다.
아마존의 아이로봇 합병과 관련, 영국의 독점금지 규제당국은 지난해 6월 인수를 승인했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조사에 직면해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아마존이 아이로봇 경쟁사 제품의 가시성을 줄이거나 더 많은 쇼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아마존의 선택’과 같은 특정 라벨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봇 청소기 룸바로 유명한 이이로봇은 아마존과 합병이 무산되자 이날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직원의 약 31%인 350명을 감원하고, M&A 무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콜린 앵글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앵글 CEO는 성명을 통해 “자신과 이사회 모두 턴어라운드 경험이 있는 새 CEO가 현 상황에서 아이로봇을 이끌기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대표인 앤드류 밀러가 앵글의 뒤를 이어 회장을 맡고 새 CEO는 외부에서 충원하기로 했다. 새 CEO를 뽑을 때까지 최고법률책임자(CLO) 글렌 웨인스틴이 CEO 대행을 맡는다.
한편, 아이로봇은 이번 M&A 무산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장 개장 직후 13% 폭락한 이후 낙폭이 소폭 좁아졌다. 반면, 아마존은 합병무산 소식 이후 소폭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이후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