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적 약관 해석으로 보험금 지급 안하는’ NH농협생명보험...“농업인의 사회안전망이 위협받고 있다”

‘자의적 약관 해석으로 보험금 지급 안하는’ NH농협생명보험...“농업인의 사회안전망이 위협받고 있다”

  • 기자명 신한나 기자
  • 입력 2023.09.18 18:09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NH농협생명보험 CI (사진제공=NH농협생명보험)
▲ NH농협생명보험 CI (사진제공=NH농협생명보험)

 

[더퍼블릭=신한나 기자] 최근 5년간 10대 생명보험회사 중 NH농협생명보험의 보험금 부지급률이 가장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농업인안전보험을 독점 운용하고 있는 NH농협생명은 자의적인 약관해석으로 보험금 지급하고 있어 농업인의 사회안전망이 위협받고 있다”라며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먼저 생명보험협회 소비자포털에 공개된 보험사별 보험금 부지급률을 살펴보면, NH농협생명의 보험금 부지급률이 타 생명보험사에 비해 높은 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 NH농협생명 보험금 부지급률 (자료제공=생명보험협회)
▲ NH농협생명 보험금 부지급률 (자료제공=생명보험협회)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NH농협생명은 ▲1.5% ▲1.4% ▲1.3% ▲1.3% ▲1.0% 등의 부지급률을 보이며 5개년 평균 1.3%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NH농협을 포함한 10대 생명보험사(흥국·삼성·한화·AIA·교보·동양·신한라이프·미래에셋·라이나, 부지급률 순)의 보험금 부지급률은 ▲0.8% ▲0.9% ▲0.9% ▲0.8% ▲0.8% 등으로 확인됐다. 5개년 평균은 0.8%로 NH농협생명과 비교했을 때 한참 낮은 수치였다.

최근 3년간 NH농협생명의 모집채널별 부지급건수와 부지급률을 보면 방카슈랑스가 2822건(89.3%)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이나 보험사가 다른 금융부문의 판매채널을 이용해 자사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말한다. 농업인의 경우 지역농협 창구에서 보험을 가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지급 사유로는 약관사면·부책이 2426건으로 전체의 76.8%를 차지했고, 고지의무 위반이 677건, 21.4%로 뒤를 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NH농협생명의 경우 농업인안전보험을 독점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업인안전보험은 농작업 중 재해가 일어나도 산재보험의 보장을 받지 못하는 농업인을 위해 1996년 도입된 정책보험이다. 농업인이 농작업 중 사고가 발생해 빈곤에 빠질 경우 이는 즉시 농업인의 수입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금을 투입하면서까지 이들을 보호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보험료의 50% 이상, 지자체가 20~30%를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는 농림부에서 농업인안전재해보험 사업에 964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여기에 지자체별 예산이 추가된다.

즉, NH농협생명이 농업인안전보험을 독점 운영한다는 것은 농업인이 위험해 쳤을 때 금전적 도움을 통해 보호하는 일을 국가로부터 위임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NH농협생명이 자의적인 약관해석으로 농업인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6년 오이농사 비닐하우스 주변에 예초작업을 하다 눈에 파편이 튀고 증상이 악화돼 결국 2019년 시력을 잃은 농업인의 사례가 있다. 당시 NH농협생명은 예초작업이 약관상 ‘농업작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보험기간 내 장애를 가지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종료 후 진단확정이 나왔다며 보험금 부지급을 결정했다. 이후 2021년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NH농협생명이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주 고객층인 고령의 농민이 상대적으로 법률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악용해서, 합당한 보험금 청구도 일단 거절하는 것이 아닌지 소비자들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NH농협생명은 자의적 약관해석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지 말고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농업인에게 합당한 보장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신한나 기자 hannaunce@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