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이노공, 尹 대권 건배사”...한동수 발언이 거짓으로 비춰지는 까닭

[톺아보기]“이노공, 尹 대권 건배사”...한동수 발언이 거짓으로 비춰지는 까닭

  • 기자명 최얼 기자
  • 입력 2023.11.01 07:15
  • 수정 2023.11.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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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최얼 기자]이른바 ‘고발사주 의혹’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인 시절 ‘대권을 이루게 해 달라’는 건배사를 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해당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여러 곳에서 나온다.

'대권을 이루게 해달라는'건배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한 당시 이 차관이 검찰신분이 아니었던 점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차기대권주자 지지율이 대권수성을 예상하기엔 저조했다는 사실이 한 전 부장의 발언을 의심하게 한다는 거다.

 

‘이노공 尹대권 건배사’주장한 한동수...당시 李신분은 檢아닌 변호사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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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전 부장은 지난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 심리로 열린 ‘고발 사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다가 자신이 윤 대통령과 대검찰청 재직 당시 있었던 일화를 설명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해당내용이 사건의 진위여부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었던 것이다.

먼저 한 전 부장은 2020년3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검찰총장실에서 갑자기 약속이 잡혔다며 “(대검찰청 인근)서래마을 인근에서 회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전 부장은 “(회식 자리에) 동석한 이노공 현 법무부 차관이 ‘대권을 이루게 해 달라’는 내용의 건배사를 했다”며 “그런 대화를 하는 장면을 보니 검찰에 들어와 있다는 실감이 났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이 차관은 다음날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내용에 대해 “허무맹랑한 거짓 증언”이라고 설명한다. 2020년 3월 당시 본인이 검찰신분이 아니었던 점을 언급하며, 이 차관 주장의 신빙성을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이 차관은 당시 그날 한동수씨를 본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위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조차 없다”까지 언급한 상황.

실제 이 차관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을 끝으로 2020년 2월 사직했다. 대검찰청 근무는 2012~2013년 형사2과장 때가 마지막이다. 게다가 이 당시 이 차관은 광화문에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었던 터라, 현실적으로 갑작스런 만남(번개)를 진행하는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이에 이 차관은 “한동수씨의 의도적 거짓 증언에 대해서 강력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재판에서 증인으로 선서한 뒤 거짓 진술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제는 이 내용에 대한 진위여부가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뉴스타파 등 일부매체에서 한 전 부장의 해당발언을 그대로 가져와 보도했다는 것이다.

이 차관의 입장문 배포 이후 뉴스타파는 보도 내용 일부를 수정했다. 한 전 부장이 전날 증언과 달리 이 차관의 건배사 발언을 회식 자리가 아닌 어떤 다른 식사 자리에서 직접 봤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기사 수정과 함께 ‘어제 공개된 기사 내용 중 이노공 차관 건배사 관련 부분은 2020년 3월 19일이 아닌 다른 회식 자리에서 나온 발언으로 확인돼 이를 수정했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공지문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재차 입장문을 내고 한 전 부장에 대한 법적조치와는 별개로, 뉴스타파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도 함께 전한 상황.

고발 사주 사건은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휘하 검사들에게 유시민‧최강욱 등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정보 수집을 지시하고, 이 고발장을 당시 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웅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이 골자다.

 

‘尹대권 건배사’주장이 의심받는 까닭...尹지지율 2020년 3월당시 2%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대권건배사의 신빙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이미지-유튜브채널 '최병묵의 팩트')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대권건배사의 신빙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이미지-유튜브채널 '최병묵의 팩트')

여권지지층에서는 한 전 부장 발언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31일 유튜브채널 ‘최병묵의 팩트’ 한 전 부장의 주장이 신빙성이 떨어지는 이유를 전했다.

최 전 편집장은 가장먼저 2020년3월19일 당시 이 차관이 검사신분이 아니었던 점을 토대로 한 전 부장 발언이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냈다. 최 전 편집장은 “(2020년3월19일)당시 이 차관은 광화문에서 근무한 변호사”라며 광화문에 있는 사람을 갑자기 번개쳐서 불렀다는게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월19일 쯤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사단을 학살했던 시기이고, 총선 직전이었다”라며 당시가 추 전 장관이 윤석열 사단을 사실상 무력화 시킨 상황이었던 점을 언급했다. 인사권도 없는 윤 대통령이 고발사주의 배후가 되는게 말이안된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최 전 편집장은 또 “3월19일 당시 여론조사에서 대권지지율은 1위가 이낙연 전 대표(23%), 2위가 이재명 대표(11%),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9%),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4%), 순이었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로 저조했다”라며 “이 상황에서 어떻게 진지하게 대권을 이룰생각을 하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전 편집장은 “오히려 약올리지 말라고 할 만한 상황”이라며 “설령 이노공 변호사가 그 자리에 참석해 그런 건배사를 했다고 해도 모두가 콧웃음을 칠 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관이 ‘대권을 이루게 해 달라’는 내용의 건배사를 한게 신빙성도 떨어질뿐더러, 설사 이런발언을 했더라도 진지하지 않았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어 “근데 (이 차관이)참석조차 안했다고 하니까 더 황당한 것이다. 설령 그런 얘기가 나왔어도 윤 대통령이 고발사주의 배후에 있다고 할 수 있냐”라고 되물으며 “이건 명백한 위증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 전 편집장 뿐 아니라, 법원 역시 한 전 부장 발언의 신빙성을 문제삼았다. 한 전 부장이 전날 재판에서 ‘고발 사주’ 사건과 윤 대통령이 관련돼 있다고 주장하자, 재판부가 이를 제지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공소 사실과 관련된 증언은 대부분 일종의 추론이지 않느냐”며 한 전 부장 발언을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증인의 추론과 생각에 따르면 검찰총장이 야당에 고발을 사주한 격인데, 실제로 (2020년 총선 전에) 고발장이 접수되지 않았다”면서 “총장의 지시가 있었는데 (고발 접수라는) 결과가 이뤄지지 않았고, 후속 조치도 없었다”고 말했다.

피고인인 손준성 검사장의 변호인 역시 “판단의 근거는 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전 부장은 “‘증거 있냐, 당신이 봤느냐’고 물으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범인들의 특성”이라는 식의 답변을 내놨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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