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을 재탈환 할 적임자 누구인가…김성태인가? 박대수인가?

서울 강서을 재탈환 할 적임자 누구인가…김성태인가? 박대수인가?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4.02.0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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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를 지역으로둔 국민의힘 소속 광역·기초의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소통관에서 김성태 전 원내대표를 공개지지했다.
서울 강서구를 지역으로둔 국민의힘 소속 광역·기초의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소통관에서 김성태 전 원내대표를 공개지지했다.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4‧10 총선에 출마할 후보자 가족이 입시‧채용‧국적‧병역 비리를 저지른 경우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하기로 한데 대해, 일각에서는 특정인을 염두에 둔 규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달 30일 공천 부적격 기준 강화 안건을 의결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빼앗는 범죄, 신(新) 4대악과 4대 부적격 비리는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면서 “사면‧복권된 경우도 배제 하겠다”고 밝혔다.

신4대악은 ▶성폭력 2차 가해 ▶직장 내 괴롭힘 ▶학교폭력 ▶마약 범죄 등이고, 4대 부적격 비리는 ▶자녀 및 배우자의 입시비리 ▶자녀 및 배우자의 채용비리 ▶본인 및 자녀‧배우자의 병역비리 ▶자녀의 국적비리 등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과 자질을 갖춘 총선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부적격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는 게 국민의힘 공관위의 설명이다.

홍준표 “사면된 정치인을 공천에서 원천 배제? 본선 어려워 질 수 있어”

이처럼 국민의힘 공관위가 도덕성 기준을 대폭 강화한데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꼭 특정 정치인을 염두에 두고 그를 배제하기 위해 만든 규정 같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시장이 거론한 특정 정치인은 김성태 전 원내대표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자녀 KT 부정채용 청탁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가 2022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사면‧복권된 바 있는데, 당 공관위는 사면‧복권된 경우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시절 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시장은 “정치인들을 대통령이 사면‧복권 시키는 것은 계속 나라를 위해 일해 달라는 것인데, 사면된 정치인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겠다는 것은 어이없는 결정”이라며 “그건 본선에서 국민들이 판단할 몫이지 공관위가 판단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그러면 왜 대통령이 그 사람을 사면 지시하고 법무부 장관은 이에 따라 사면까지 했을까? 그렇게 해놓고 이제 와서 자신들이 사면한 사람을 공천까지 배제하는 것은 자기모순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지난번 강서구청장 후보도 사면 후 공천하지 않았나? 그때나 지금이나 법무부 장관은 지금 비상대책위원장”이라며 “사심 없이 공천을 하지 않으면 본선이 어려워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판에는 부패로 단죄된 정치인들도 있지만 정치보복으로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20대 총선서 진성준 꺾은 바 있는 김성태…“승리의 필승카드”

공교롭게도 공관위가 도덕성 기준 강화 안건을 의결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비례대표)은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내리 3선(18~20대)을 하고, 이번 총선에도 출마 선언한 서울 강서을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한국노총 사무총장 출신이고, 박대수 의원도 한국노총에서 상임부위원장을 지내는 등 한국노총 출신이다.

이 때문에 한국노총 동지 사이인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박대수 의원 간 공천 경쟁은 불가피한데, 만약 김 전 원내대표가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될 경우 박 의원이 당내 경선을 통과할 수 있을지언정, 홍준표 시장 지적대로 본선에선 어려울 수 있다.

박 의원은 인천 삼목초등학교 장봉분교와 인천 광성중학교, 정석항공과학고등학교 졸업 등 인천 출신으로 강서와는 연고가 없다. 물론 본사가 강서에 위치한 대한항공에서 노조위원장을 지낸 바 있지만, 강서을에서만 3선을 지낸 김성태 전 원내대표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

강서을 현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고,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17.1% 포인트 차이로 참패한 것을 감안하면, 강서을은 국민의힘 입장에선 험지나 마찬가진데 특별한 연고도 없는 박 의원이 총선 본선에서 진성준 의원에 승리를 거둘 수 있겠냐는 게 홍준표 시장의 지적이다.

반면, 김 전 원대표의 경우 지난 20대 총선에서 45.92%의 득표율로 진성준 민주당 후보(38.56%)를 7.36% 포인트 차로 승리를 거둔 전력이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김춘곤·최진혁·이성배·김경훈·이상욱 서울시의원과 이종숙·정장훈 강서구의원, 김동협·심근수·강미영 전 강서구의원 등 강서를 지역으로 둔 광역‧기초의원들은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서가 민주당의 표밭이라 일컬어지는 와중에도 우리에게는 김성태가 있어 민주당 일색의 지역정서를 뚫고 비로소 내리 3선의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서 “우리 시·구의원 일동은 절체절명의 이번 총선을 맞아 우리 당의 필승·압승을 견인해낼 적임자 김성태 지지를 선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강서는 지난해 10월 구청장 보궐선거의 뼈아픈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못하고 있고, 당원들 마음에 남아있는 패배의 실망감이 아직 아물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필승을 쟁취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김성태는 승리의 필승카드”라고 덧붙였다.

“야당 탄압 사건의 희생양”…이기는 공천과 당 기여도

홍준표 시장은 “정치판에는 부패로 단죄된 정치인들도 있지만 정치보복으로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도 많다”고 했다. 그리고 서울 시‧구의원 일동도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엄혹한 상황에서도 목숨을 건 노숙 단식투쟁으로 우리 당 대선 승리의 밑거름이 된 ‘드루킹 특검’을 이끌어낸 불굴의 투지를 보여줬다. 김성태는 우리 당의 자산이자, 강서 승리의 확실한 견인차”라고 강조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시절인 2018년 5월 드루킹 특검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회 앞에서 노숙 단식투쟁을 벌였다. 지난해 제1야당 대표가 벌인 출퇴근 단식과는 차원이 다른, 수차례 병원에 실려 갈 정도로 목숨을 걸고 단식했다.

그 결과 드루킹 특검을 관철시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감옥에 보냄과 더불어, 김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KT 특혜 채용 수사 및 재판도 진행됐다.

이를 두고 홍준표 시장은 2022년 7월 19일자 페이스북에서 “김성태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 초기 10일 간의 목숨 건 노천 단식투쟁으로 드루킹 특검을 받아내어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감옥에 보냈고, 그 보복으로 딸의 KT특혜 채용이라는 기상천외한 사건을 만들어 1심 무죄를 항소심에서 뒤집어 유죄를 만든 대표적인 야당 탄압 사건의 희생양”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천(私薦)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기는 공천’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윤재옥 원내대표와 함께 총선 후보자들의 ‘당 기여도’를 심사‧평가한다고 한다.

이기는 공천의 취지와 그간의 당 기여도를 놓고 봤을 때, 김 전 원내대표에게 경선에 참여할 기회는 줘야하지 않나 싶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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