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떠난 서울대병원‧아산병원. ‘인건비’에 직원비 ‘무급휴가’ 까지‥“하루 10억 손해”

전공의 떠난 서울대병원‧아산병원. ‘인건비’에 직원비 ‘무급휴가’ 까지‥“하루 10억 손해”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4.03.1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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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인턴과 레지던트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강제 노동 금지 조항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국제노동기구(ILO)에 개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치닫고 있다.

특히 오는 15일 전공의들에 이어 교수들까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전공의 집단사직, 의대생 집단휴학에 이어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가톨릭대 등을 포함한 19개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도 12일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를 조직하고 오는 15일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환자들은 대형병원에서 교수들마저 떠나면 수술 등 진료 일정에 더욱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에 정부가 이탈 전공의(인턴·레지던트)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158명을 일선 병원에 파견하고 있지만 인력난에 부족이면서도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4일부터 간호사와 직원에게 ‘무급 휴가’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건비 절감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14일 조선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국내를 대표하는 서울의 ‘빅5′ 대형 병원인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세브란스 병원,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중 두 곳이 전공의 이탈 2주 만에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대형 병원의 ‘전공의 의존증’이 이번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00병상 이상인 종합병원은 의료 수익의 절반이 인건비로 들어가기 때문에 국내 대형 병원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월급은 적게 주고 장시간 근무를 시킬 수 있는 전공의들에게 의존해 왔던 것이다.

이에 전공의가 집단 사직하면서 병원 업무가 마비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의 2020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평균 월급은 398만원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대부분이 법정 근무시간(주 80시간)을 꽉 채워 일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들의 시간당 임금은 1만2000원 수준이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런 전공의 1만3000명 중 1만1000여 명이 한꺼번에 이탈하자, 전공의의 ‘장시간·저임금 근무’에 의존해온 대형 병원들이 금방 휘청이게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공의 사직 등으로 인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공공의료와 일차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나백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정책위원장은 민주노총과 녹색정의당, 진보당이 국회에서 함께 개최한 ‘한국 의료체계 현실 진단 및 대응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이번 의료공백 사태가 드러낸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짚었다.

이 자리에서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국장은 이번 전공의 사태로 △대형병원의 비정상적인 의료인력 구조 △3차 병원 환자 쏠림 △공공의료 부족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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