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미희 기자]곳곳에서 부동산 ‘위기’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회사의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연체액이 역대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연체액은 점점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7일 중앙일보 및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저축은행·보험사·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등 주요 금융사의 주택담보대출 연체금액은 1조20억원으로 전년보다 54.7% 급증하며 사상 최고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금융업권별로 개인의 주담대·신용대출 연체액을 종합적으로 집계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금융사의 주담대 연체액은 △2019년 1조24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가 △2020년 9172억원(-26%) △2021년 6477억원(-29.4%)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는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대출금리가 치솟으며 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년 반 동안 진행된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누적된데다 경기마저 식으면서 우려했던 은행권 연체율 상승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경기가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권 부실 규모가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월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우리·NH농협, 신한은행 제외)의 지난 1월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1월 신규 연체율(0.04%)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말 기준 대출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얼마만큼의 새로운 부실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들 4대 시중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 0.04%에서 3월(0.04%)과 6월(0.04%)까지 큰 변동이 없다가 9월 0.05%에 이어 12월 0.07%로 상승한 뒤 올해 1월에는 0.09% 수준까지 높아졌다.
은행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에서의 연체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주담대 연체액은 289억원으로 전년(154억원)보다 87.8% 늘며 업권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보험사의 주담대 연체액도 전년 대비 67.92%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중·저신용자의 이용이 많고 대출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소비자에게 대출 부담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더퍼블릭 / 김미희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