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제3노조가 폭로한 ‘날리면→바이든’ 왜곡 보도의 전말

MBC 제3노조가 폭로한 ‘날리면→바이든’ 왜곡 보도의 전말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2.09.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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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주변 참모들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언급한 영상을 MBC가 ‘바이든’이라는 자막을 달아 유튜브에 최초 유포한 것과 관련, MBC 제3노동조합은 26일 “도대체 MBC가 왜 이렇게 됐는지, 자정 능력은 남아 있는 것인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이런 공영방송사가 과연 존속할 수 있을까?”라며, 영상 유포 전말에 대해 지적했다.

제3노조는 이날 ‘외교참사 오보에도 적반하장 MBC’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우리 시간으로 9월 22일 새벽 5시. 뉴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참석한 행사가 열렸는데, 공동취재단의 현장 스케치 촬영을 담당한 MBC 카메라기자 박모 씨는 새벽 6시 반쯤 국내로 화면을 송출했다”고 밝혔다.

제3노조는 “이때 박모 씨는 공동취재단 MBC 기자 이모 씨에게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모 씨가 소음 섞인 현장 녹음을 잘못 해독해 본사에 보고하면서 오보 사태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모 씨는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에 출입하며 지독한 편파보도를 자행했던 인물”이라고 했다.

이어 “MBC에 전송된 화면은 디지털뉴스룸과 뉴스룸(구 보도국) 정치팀에 전달돼 뉴스로 가공됐고, 디지털뉴스룸은 오전 10시 7분 인터넷에 해당 영상을 띄우면서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라는 자막을 붙였다”며 “MBC의 최첨단 장비로 소음을 제거할 수 있었는데도 현장의 오독을 자막으로 못 박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디지털뉴스룸 국장은 연보흠, 담당 팀장은 이정신인데, 한미 정상이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니, 국장 및 팀장 승인 없이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누가 없는 말을 자막에 넣었는가?

제3노조는 “MBC 뉴스룸 정치팀에서는 큰 건수라도 잡은 것처럼 엠바고(보도유예) 해제 시점을 확인하느라 부산했다고 한다. 그리고 12시 뉴스에서 임현주 기자가 리포트를 하면서 자막에 ‘(미국)’이라는 단어를 추가했다”면서 “존재하지도 않는 내용을 자막으로 꾸며 넣은 것이다. 명백한 왜곡 시도라고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짓을 누가 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모든 리포트는 데스크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박범수 정치팀장이 해당 기사와 자막을 지시했거나 최소한 방송을 승인했다고 보아야 한다”며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박성호 보도국장의 지휘 아래 진행됐다”고 했다.

민주당이 먼저 알았던 이유

MBC가 해당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하기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사전에 이를 인지하고 당 회의에서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박홍근 원내대표는 (22일)오전 9시 33분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막말’이라고 비난했는데, MBC가 TV는 물론 인터넷에도 아직 기사를 띄우지 않은 시각이었다”며 “민주당은 해당 발언이 ‘MBC 보도가 아니라 SNS 동영상을 보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제3노조는 “그런데 누가 SNS로 민주당에 동영상을 전달한 것일까? MBC가 인터넷에 게재하기도 전인데 말이다. 민주당은 시중에 돌던 동영상이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어느 기자가 민주당에 보낸 동영상을 거꾸로 민주당 관계자가 시중에 유포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언론인의 탈을 쓰고 정치권 정보원 노릇을 한 그 기자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외교문제를 일으키고 싶었나?

제3노조는 “MBC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 보도하면서 ‘자칫 외교문제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나라 걱정을 했는데, 다음날 아침 뉴스투데이의 왕종명 특파원 리포트를 보면 그런 외교문제를 일부러 일으키려 한 게 아닌가 의심된다”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는 MBC 이메일 질의에 미국 국무부는 답변을 거부했다. 백악관도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미국의 주요 언론이 서울과 워싱턴 발로 윤 대통령 발언을 보도했다.’ 왕종명 특파원의 리포트 내용인데, 왕종명은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에 무슨 내용으로 이메일을 보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거기에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을 비하했다고 확인도 안 된 말을 한 건 아닌가”라며 “국민의 재산인 MBC 돈을 매년 수억 원씩 쓰면서 왕종명이 워싱턴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반성은커녕 “강력히 대응”

제3노조는 “박성호 MBC 뉴스룸 국장은 오늘(26일) 편집회의에서 ‘외교참사’ 오보 비판에 대대해 ‘사실왜곡’이라 주장했다고 한다. 그리고 명예훼손에 강력히 대응하겠으며, 부당한 공격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경고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보를 내고,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나라 망신을 시키고, 국악을 해치고도 반성 한마디 없었다. 오보의 책임을 묻겠다는 말도 없었다. 오히려 적반하장”이라며 “어쩌면 지금부터 이슈를 돌려 물타기를 시도할 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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