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기한 보름 앞둔 11번가…中 알리바바에 인수되나

IPO 기한 보름 앞둔 11번가…中 알리바바에 인수되나

  • 기자명 최태우 기자
  • 입력 2023.09.15 19:57
  • 수정 2023.09.1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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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최태우 기자] 국내 이커머스 11번가가 재무적 투자자(FI)와 약속한 기업공개(IPO) 기한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11번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자 <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국내 직구 시장을 차지한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11번가 인수를 위해 최대주주인 SK스퀘어와 협상에 나섰다.

큐텐과 아마존 등 기존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해외 전략적투자자(SI)는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써는 유일한 인수 후보로 남은 알리바바그룹이 SK스퀘어에 가격을 제시하는 등 양사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시가총액이 30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이커머스 사업자로, 지난해 8645억위안(157조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중국 기업 가운데 징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기록한 기업이다.

특히 이커머스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아스타뮤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유통 관련 기술 특허는 1141개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알리바바그룹이 11번가 인수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직구 시장을 넘어 국내 온라인 상거래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6조49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직구 주문 건수 기준 1위와 2위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타오바오의 합산 점유율은 43%를 웃돈다. 빠른 배송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20~30대를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두 업체 모두 알리바바그룹이다.

다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우 상황이 조금 다르다. 쿠팡과 네이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수준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은 21.8%, 네이버는 20.3%를 차지했다. 이보다 충성고객이 적은 11번가의 경우에는 7%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번 알리바바와의 협상에서 거래 가격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지난 2018년 FI를 유지할 당시 2조7000억원이라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으나, 현재 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11번가는 큐텐과의 매각 협상에서도 가격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1번가는 지난 2018년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으며 5년 내 사장을 조건으로 걸었다. 시한은 이달 말까지로 알려졌다.

상장에 실패할 경우 투자원금의 7~8% 이자를 얹어 돌려줘야 한다. 현재 상장 예비심사 청구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으로, 연내 상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에서 11번가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 박 부회장은 “재무적 투자자(FI)와 약속한 시간에 엑시트를 해야 하는데 11번가도 마찬가지다. 11번가도 (SK쉴더스처럼) 똑같이 다른 방식의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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