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대 횡령·배임’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첫 공판서 혐의 대부분 부인

‘200억대 횡령·배임’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첫 공판서 혐의 대부분 부인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3.06.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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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200억대 횡령·배임 및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특히 회삿돈으로 구입한 페라리와 포르쉐 등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에 대해선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모두 배임죄로 단정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 외 3명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은 황색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한국타이어 소속 부장과 양벌규정으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타이어 법인 등에 대한 재판도 함께 진행됐다.

먼저 조 회장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 사이 한국타이어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구매해 MKT에 현저히 높은 가격을 지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MKT는 한국타이어가 지분 100%로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인수 과정에서 지분구조가 변경되면서, 현재 조 회장이 29.9%, 그의 형인 조현식 고문이 20.0%, 한국타이어가 50.1%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회장이 한국타이어로 하여금 MKT에 유리한 조건으로 타이어 몰드를 거래하게 함으로써 국내 타이어 시장의 공정거래를 저해하는 동시에 MKT의 대주주이자 특수관계인인 피고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켰다고 의심하고 있다.

MKT는 한국타이어 그룹에 인수되기 전까지 배당을 진행한 바 없지만, 주주 배당을 통해 조 회장에게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약 64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기간 한국타이어가 113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조 회장 측 변호인은 “MKT와의 거래가격 결정은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이뤄진 것”이라며 “단순히 더 낮은 수준에서 거래가격을 정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만을 가지고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격 변동 사유가 충분했고, 실제 영업이익 차이가 현저하지 않은데 이를 특이한 정황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초 조 회장이 사적 이익을 거두기 위해 MKT를 인수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MKT를 인수한 것은 피고인 조현범 등에 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닌 기술 정보 제공, 기술 유출에 대한 손실 우려 등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의 참여로 MKT 인수 비용 절감이라는 효과를 누렸다”며 “결국 피고인의 지분 참여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책임경영, 리스크 분담 이상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또 회삿돈으로 구입한 페라리와 포르쉐 차량 등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이에 대해 조 회장 측 변호인은 회삿돈으로 구입한 차량 등을 사적 사용한 혐의에 대해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모두 배임죄로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회장이 된 이후 한국타이어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했고 전기차 신차용 타이어 시장에서 공고한 입지를 구축했다”며 “의사결정권자인 임원이 ‘일반 고객’의 관점에서 직접 경험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부분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삿돈으로 구입한 차량인) 테슬라 모델X와 포르쉐 타이칸 등이 지상파 방송에서 광고로 사용됐고, 포드 GT도 마케팅에 사용됐다”며 “일부 차량은 레이싱 교육에서 실제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사적 사용 혐의를 받는 페라리 488 차량 역시 “검사가 제출한 피고인의 주거지 출입 내역에 따르면 조 회장이 2년 동안 이 차량으로 주거지에 출입한 것은 19회에 불과하다”며 “차량구입비 전액에 대해서 다 배임이라고 하는 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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