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내린다더니...예금금리는 9배 빨리 내린 은행들

대출금리 내린다더니...예금금리는 9배 빨리 내린 은행들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3.02.2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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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시중은행(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지난달 주요 은행들에서 계속 오르던 대출금리가 소폭 인하했다. 그러나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반등했는데, 대출금리보다 수신금리가 9배가량 더 빠르게 인하된 영향으로 보인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기준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지난달(0.61~0.94%p) 대비 0.84~1.51%p로 일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이후 예대금리차는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지난달에 갑자기 0.45%p가 반등한 것이다.

이는 지난달 5대 은행의 대출금리가 소폭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현상인데, 대출금리 인하폭 보다 예금금리의 인하 폭이 더 크고 빨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1월 기준 5대 은행의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3.79%로 전월(4.30%) 대비 0.51%p가 내렸다. 이에 비해 평균 가계대출금리(정책서민금융 제외)는 4.97%로 전월(5.03%)에 비해 단 0.06%p만 하락했다. 대출금리보다 수신금리가 9배가량 더 많이 내린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히려 국민은행은 1월 평균 가계대출금리가 전월 5.09%에서 5.23%로 0.14%p 올랐다. 반면 저축성수신금리는 전월 4.44%에서 1월 3.72%로 0.75%p가 낮아지면서 예대금리차는 1.51%p로 급등해 예대마진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비교적 금리가 저렴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신규 취급액이 많이 줄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대출의 수요가 늘었다. 동시에 금리가 낮은 단기성 예금의 비중이 증가했다”면서 “지난달 대출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한 달간 일시적으로 금리가 낮은 상품이 몰리다 보니 예대금리차 확대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터넷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일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1.25%p로 전월 대비 0.14%p 줄었고, 케이뱅크 역시 2.15%p로 0.32%p 내렸다. 토스뱅크의 경우는 4.72%p의 높은 예대금리차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전월 대비 0.76%p 하락한 모습이다.

이는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예금금리를 더 빠르게 내린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들의 예금금리는 소폭 상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인터넷은행 3사의 평균 저출석수신금리는 전월 대비 0.1%p 오른 3.98%를 기록했다.

예대금리차는 은행들의 수익에 직결된다. 최근 은행들의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돈잔치’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들은 서둘러 대출금리 추가 인하 등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국민은행은 이달 28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55%p 낮추기로 했고 우리은행은 바로 22일부터 우대금리를 높여 실질금리를 내린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의 금리를 최대 0.7%p 내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들의 ‘돈잔치’를 연일 비판하고 나선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들에 예대마진을 축소하라는 방안까지 직접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윤 대통령은 “금융 분야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과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특허 사업이다.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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