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미분양 쌓이는데”…건설업계, 줄이은 시멘트값 인상에 ‘곤혹’

“가뜩이나 미분양 쌓이는데”…건설업계, 줄이은 시멘트값 인상에 ‘곤혹’

  • 기자명 홍찬영
  • 입력 2023.08.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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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홍찬영 기자]건설업계 시멘트업계의 시멘트 가격에 대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건설업계는 최근 2년 새 네 차례나 가격을 올린 것은 과하다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미분양 사태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멘트 가격 분양비가 늘면 미분양 현상이 더 짙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일·한일현대시멘트도 내달부터 시멘트 가격을 톤당 11만 8400원으로, 약 13% 올리기로 결정했다.

국내 7개 시멘트사 중 쌍용C&E와 성신양회가 시멘트 가격을 올리면서 한일시멘트 역시 가격 인상에 동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5월, 쌍용 C&E와 성신양회는 각각 14.1%(톤당 10만4800원→11만9600원), 14.2%(톤당 10만5000원→12만원)씩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두 회사의 가격 인상 적용 시점은 7월 출하분부터다.

아세아·한라와 삼표는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다른 시멘트사들의 인상 움직임에 따라 조만간 같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 업계는 원자잿값 상승과 친환경 투자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지난 2021년 6월(t당 7만5000원)시작해 최근 2년간 네 번째다. 이번에 다시 12만원 수준으로 올리면 2년 새 60%가량 오르는 셈이다.

다만 이에 따라 시멘트 수요처인 건설사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시멘트값 인상은 공사비 급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분양가에 전가될 것이란 시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시멘트 가격 불안정이 공사 재료비에 미치는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시멘트 가격이 현재보다 7% 오르면 100억원 규모 주거용 건물(주택) 4800만원, 10% 인상하면 6800만원의 추가 공사비가 필요하다. 늘어난 공사비는 고스란히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까지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건설사 입장에선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분양가가 높아지게 되면 미분양 우려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여전한 분양시장 침체로 인해 국내 주택사업에서 제대로 된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주택사업 인허가 물량은 3만 1679가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정부도 시멘트사를 대상으로 ‘원만한 가격 협상’을 당부했지만, 큰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2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역삼동 한국시멘트협회에서 ‘시멘트 수급 점검회의’열어 업계와 시멘트 가격 논란에 대해 논의했다. .

이 자리에서 양기욱 산업부 산업공급망정책관은 “기초 건설 소재로서 시멘트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각종 비용의 변동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이해관계자의 원만한 가격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산업부와의 간담회 이후 한일·한일현대시멘트가 가격 인상을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중재는 사실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양 측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향후 공개될 상반기 실적으로 정책 방향성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멘트사와 건설 및 레미콘업계의 수익성을 저울질해 판단할 것이란 뜻으로 비춰진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더퍼블릭 / 홍찬영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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