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속 방치 청주 ‘무심천’… ‘꿀잼도시 만든다면서...’

무관심 속 방치 청주 ‘무심천’… ‘꿀잼도시 만든다면서...’

  • 기자명 오홍지 기자
  • 입력 2023.10.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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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로 각 표지판은 쓰러져 있는데... 청주시, ‘무심천 꽃 정원’ 조성

청주 무심천 모습. /오홍지 기자
청주 무심천 모습. /오홍지 기자

[더퍼블릭=오홍지 기자] 청주시민의 젓 줄 ‘무심천’이 지자체의 무관심 속 그대로 방치돼 있다.

지난 7월 내린 집중호우로 하상도로, 주차장까지 완전히 물에 잠겨 각 표지판과 안전물이 쓸려나간 이후 투입되는 행정은 제자리걸음 식이라는 평이다.

수해로 휩쓸려간 표지판은 그대로 갈대숲에 뉘어져 있고, 무심천을 가로질러 가는 다리에 설치한 안전돌 펜스는 뜯겨져 나간 상태다.

또, 자전거 다니는 길에는 모래가 흩어져 있어 자칫 미끄러져 넘어질 우려도 크다.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에 있는 송천2교 아래 보이는 무심천도 지자체 무관심의 연속이다.

수해로 인한 토사 때문인지 물막이에 모래가 쌓여 수문으로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시민 제보도 뒤따른다.

실제로 현장을 둘러본 결과, 물줄기는 쌓인 모래를 둘러 수문 2개 방향으로만 흘러가고 있는 모습이다.

침수로 쓰려진 각 표지판. /오홍지 기자
침수로 쓰려진 각 표지판. /오홍지 기자
뜯겨져 나간 안전돌 펜스. /오홍지 기자
뜯겨져 나간 안전돌 펜스. /오홍지 기자
모래위를 달리는 자전거 모습. /오홍지 기자
모래위를 달리는 자전거 모습. /오홍지 기자
제구실 못하는 물막이 수문. /오홍지 기자
제구실 못하는 물막이 수문. /오홍지 기자

이 같은 무심천 상황에서 청주시는 최근 ‘꿀잼 도시 청주’를 내걸고, 흥덕대교 아래 6900㎡ 규모 ‘무심천 꽃 정원’을 조성했다.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한 예산보다 매년 장마 때마다 휩쓸려가는 곳에 일시적 예산을 투입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자전거를 타며 운동하는 시민이나 걷기, 뛰기 운동하는 시민에게는 보이지도 않는 정원이다. 정원은 작은 언덕 위에 조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성한 갈대숲은 수해 이후 ‘을시년스럽다’는 말이 나온다. 낮 또는 해 저무는 오후 쯤 홀로 운동하는 시민에게 무언가 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

커지면 커지는 대로, 무성하면 무성한 대로 방치한 갈대숲 정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국가하천’으로 분류하는 무심천이 여전히 홈페이지에는 ‘지방하천’으로 표기중인 것도 한 몫 더한다.

이범석 청주시장의 주요 공약인 꿀잼도시 조성에 무심천을 ‘고유의 특색있고,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의 생태·문화·힐링 공간을 조성’한다고 밝힌 것과 다른 무관심한 행정으로 보여지고 있다.

‘꽃 정원’. /오홍지 기자
‘꽃 정원’. /오홍지 기자
보이지도 않는 꽃 정원 위치. /오홍지 기자
보이지도 않는 꽃 정원 위치. /오홍지 기자
여전히 홈페이지에는 지방하천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청주시 무심천 홈페이지 제공
여전히 홈페이지에는 지방하천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청주시 무심천 홈페이지 제공

지역에 한 공직자는 “이제 무심천 시대는 가고, 미호강 시대가 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운동하던 한 시민은 “무심천 바로 근처에 사직동재개발 지역인데, 무심천이 이래서야 되겠냐”면서 “정비하지 않는 곳에 꽃만 심었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일지적으로 낭비되는 이런거(꽃 정원) 말고, 수해를 입어도 큰 피해 가지 않는 것을 조성했으면 좋겠다”라며 “롤러스케이트장 같은 공터를 하나더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천정비에 관한 질문에 시 관계자는 “긴급한 정비만 우선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수해 토사가 쌓이면, 재난관리기금을 요청해 정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휩쓸려간 표지판에 대해서는 “도로표지판이라 도로과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세하게 알아봐야 하겠지만, 우리 소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주시 균형건설과 도로안전시설팀은 이에 대해 “도로과에서 관리하는 표지판은 정비를 마쳤다. 그 외 나머지는 부서별로 관리하기 때문에 소관에서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무심천’은 청주를 동과 서로 가르며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하천이다.

무심천 서쪽 지역이 개발되기 전에는 청주를 에워싼 채 흘렀으며 양펑천, 월운천, 영운천, 명암천, 율량천, 발산천 등 작은 내를 거느리고 있다.

무심천 동쪽에 우뚝 선 ‘우암산’과 함께 청주를 대표하는 자연물이다.

무심천은 국가하천이라는 표지판 그러나 홈페이지는 여전히 지방하천이라고 표기. /오홍지 기자
무심천은 국가하천이라는 표지판 그러나 홈페이지는 여전히 지방하천이라고 표기. /오홍지 기자

 

더퍼블릭 / 오홍지 기자 dltmvk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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