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은 여러 증권사들을 통해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막차’다. 이럴 경우 수요예측에서 더 높은 가격을 써내야 물량 확보율이 높아지는데 밴드 하단을 쓸 경우 사실상 물량을 ‘포기’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크래프톤이 제시한 공모가 희망 밴드는 40만~49만8000원이었다.
지난 27일 크래프톤은 마감한 기관 수요예측 결과를 29일 공시했다.
공모가 기준 공모 금액은 4조3098억원이다. 공모 규모는 역대 최대인 2010년 삼성생명의 4조8881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 금액은 게임 대장주 NC소프트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크로프톤의 예상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으로 상중 후에는 게임주 1위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엔씨소프트의 시총은 오후 1시 15분 기준 18조2657억원을 훌쩍 넘어서며 현재 시간 기준 국내 시총 16인 SK이노베이션(23조4863억원)을 넘어 15위인 현대모비스(25조4045억원)을 넘보는 수준이다.
전체 공모 물량의 55%인 475만9천826주 모집에 국내외 기관 621곳이 참여했다. 경쟁률은 243.15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크래프톤 역시 공모가가 너무 부풀려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상장 후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기대 반, 우려 반의 상황이다.
크래프톤은 애초 공모가를 45만8000원∼55만7000원으로 제시했다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공모가 범위를 40만원∼49만8000원으로 낮췄다. 크래프톤은 히트작이 ‘배틀그라운드’ 하나라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지난 7월 1일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에서 “2021년 1분기 영업수익(매출) 중 96.7%가 ‘배틀그라운드’와 관련해 발생하고 있다”며 “만약 배틀그라운드 영업수익이 감소할 경우 당사의 사업, 재무 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기재하면서 한 차례 몸을 낮춘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향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지난 27일 크래프톤의 기관 수요 예측 결과 참여 기관 가운데 95%가 희망 범위 상단 이상의 공모가를 제출했지만 공모 희망가 하단인 40만원(4.8%), 밴드를 벗어나는 40만원 미만(0.004%·3만7천주)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이런 흐름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김미희 thepublic3151@thepublic.kr